음저협, ‘AI 활용 음악’ 저작권 등록 가이드라인 발표

한국음악저작권협회

AI 기술이 전 세계 음악 산업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가 국내 최초로 AI 활용 음악저작물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3일부터 본격 시행된 이번 규정은 K-팝 창작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AI 기술을 제도권 내로 수용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인간의 실질적 기여가 핵심…100% AI 곡은 등록 배제

음저협이 지난 7월 28일 이사회를 통해 의결한 개정안은 저작물 인정의 핵심을 ‘인간의 실질적 기여도’에 두었습니다. 작사, 작곡, 편곡 등 주요 창작 과정에 사람이 직접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AI를 단순 보조 도구로만 활용한 경우에만 저작물 등록을 허용했습니다. 반대로, 간단한 명령어(프롬프트) 입력만으로 AI가 전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은 저작권 보호 대상에서 전면 배제했습니다.

이는 빌보드를 비롯한 글로벌 음악 시장과 K-팝 씬에서 AI 작곡 프로그램의 사용이 급증함에 따라, 무분별한 저작물 등록으로 발생할 수 있는 권리 왜곡과 분쟁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습니다.

허위 등록 시 엄격한 제재 조치 도입

창작 현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엄격한 신고 및 검증 절차도 도입했습니다. 주요 조치 사항은 다음과 같이 명시했습니다.

  1. 저작물 등록 시 창작자는 AI 활용 영역과 도구, 구체적인 활용 방식을 상세히 신고하고 보증해야 합니다.
  2. 등록 이후라도 의심 사례가 발견되면, 음저협은 증빙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기술적 확인 및 내부 심의를 거치도록 제도를 강화했습니다.
  3. 인간의 기여 없이 100% AI로 생성한 곡을 허위로 등록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저작권료 지급 보류 및 부당 수령액 반환, 신탁계약 해지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4. 특히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인정될 경우, 부당 수령액의 최대 3배 이내에서 위약벌을 청구할 수 있도록 약관 개정도 추진했습니다.

■  기술과 창작자의 공존을 위한 첫걸음

이번 가이드라인은 이시하 음저협 회장이 취임 전부터 꾸준히 강조해 온 ‘창작자 보호와 신기술의 공존’이라는 비전을 구체화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회장은 “이번 개정은 변화한 창작 환경을 제도 안에서 관리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정직하게 땀 흘린 창작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향후 음저협은 글로벌 음악 산업의 빠른 기술 발전 속도와 K-팝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해당 확인 및 심의 절차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 생성형 AI 음원 차트 자격 기준 도입… 한국 써클차트 포함

IFPI

국제음반산업협회(IFPI)가 생성형 인공지능(GenAI) 기술로 제작된 음원의 공식 음악 차트 진입 자격을 규정하는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하이브(HYBE)를 비롯해 소니 뮤직, 유니버설 뮤직 그룹, 워너 뮤직 그룹 등 주요 글로벌 음반사 연합과의 논의를 거쳐 마련되었으며, 한국의 대표 대중음악 차트인 ‘써클차트(Circle Chart)’를 포함해 전 세계 20개 이상의 국가별 공식 차트에 동시 적용됩니다.

이번 조치는 아티스트의 승인 없이 무단 학습된 AI 모델이나 순수 합성 음원을 가려내고, 인간 아티스트의 주도적인 창작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추진되었습니다. 아울러 부정하게 부풀려진 스트리밍 수치를 차트에서 배제함으로써 음악 차트의 본래 목적인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IFPI가 제정한 규정에 따르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음원이 공식 차트에 집계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핵심 기준을 완전히 충족해야 합니다.

첫째, 사용된 AI 서비스가 정당하게 권리를 허가받은 합법적인 서비스이어야 합니다. 둘째, 해당 음원이 실질적으로 인간의 주도적인 창작 작업에 의해 제작되어야 합니다. 셋째, 스트리밍 수치 부풀리기 등 차트 조작에 대한 우려가 없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저작권, 이웃권, 초상권 및 음성권을 포함한 인격권 등 관련 법률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며, 디지털 스트리밍 플랫폼(DSP) 등에서 ‘AI 생성(AI-Generated)’ 또는 ‘AI 보조(AI-Assisted)’와 같이 AI 활용 여부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고지하는 라벨링 표준을 따라야 합니다.

IFPI는 중동·북아프리카(MENA), 동남아시아(베트남,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미 등 협회가 직접 관리하는 공식 차트에 해당 원칙을 우선 적용합니다. 이어 각국 음악 협회 네트워크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의 서클차트를 포함하여 호주, 독일, 프랑스, 영국 등 20개 이상의 국가별 공식 차트 프로그램으로 본 규정을 확대 적용해 나갑니다.

빅토리아 오클리(Victoria Oakley) IFPI CEO는 “공식 음악 차트는 단순한 판매량 집계를 넘어 인간의 예술성과 노력을 찬사하는 무대입니다”라며 “정당하게 라이선스를 취득한 AI는 창작적 도구를 확장하는 훌륭한 기회가 되지만, 아티스트의 음악을 무단 도용한 시스템으로 생성된 트랙이 차트에 들어오는 것은 방지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는 상황에서 음악계가 앞장서 기술과 인간의 예술성이 책임감 있게 함께 성장하는 길을 제시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이브 등 글로벌 음반사, AI 음악 차트 자격 규칙 제안

주요 레이블 및 음반사

인공지능(AI)이 제작한 음악이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에 대거 유통되는 가운데, 하이브(HYBE)를 비롯한 세계 주요 음반사들이 공식 차트 진입을 규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공동으로 제시했습니다. 인간 아티스트의 창작권을 보호하고 AI를 악용한 음원 조작을 방지하겠다는 취지입니다.

29일(현지시간) 하이브,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 워너 뮤직 그룹(WMG), 소니 뮤직(Sony Music) 등 글로벌 대형 레이블과 주요 독립 음반사 연합은 공식 음악 차트에 적용할 ‘AI 음원 자격 원칙’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제안에는 AI 기술이 활용된 음원이 차트에 집계되기 위해 갖춰야 할 네 가지 필수 요건이 포함되었습니다.

■  차트 집계를 위한 4대 필수 요건

연합 측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음원이 빌보드 등 공식 차트에 오르기 위해서는 다음 항목을 모두 만족해야 합니다.

  1. 인가된 AI 플랫폼 활용: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고 정식 인가를 받은 AI 서비스를 통해 제작되어야 합니다.
  2. 인간 중심의 창작성: 기획 및 제작 과정의 실질적인 주체는 인간 아티스트여야 합니다.
  3. 법적 권리 준수: 저작권, 인접권, 초상권 등 관련 법령을 엄격히 준수해야 합니다.
  4. 투명한 표기 및 조작 방지: 소비자에게 AI 사용 여부가 투명하게 고지되어야 하며, 스트리밍 어뷰징 요소가 없어야 합니다.

■  ‘AI 생성’과 ‘AI 보조’의 명확한 선 긋기

특히 음반사들은 완전히 AI로 제작된 ‘AI 생성(AI-generated)’ 음원의 경우 차트 집계 대상에서 전면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반면, 인간이 주도하고 AI를 일부 보조 수단으로 활용한 ‘AI 보조(AI-assisted)’ 음원은 투명한 라벨링 조치를 거쳐 차트 진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제안했습니다.

음반사 연합은 “이번 프레임워크는 순수 합성 음원이나 무단 AI 모델로부터 인간 주도의 창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경계선”이라며, “불법적 알고리즘이나 부정 스트리밍으로 만든 곡이 공식 차트에 반영되는 것을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무단 학습·음원 조작 범람에 대한 업계의 방어선

이러한 움직임은 무단 학습된 AI 음원의 범람과 부정 스트리밍 행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프랑스 음원 플랫폼 디저(Deezer)에 따르면 하루 평균 수만 건의 순수 AI 생성 음원이 업로드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조회수 조작에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여기에 허가 없이 아티스트의 음원을 학습시킨 AI 음악 스타트업들과의 저작권 분쟁이 지속되면서, 창작 생태계와 로열티 정산금을 보호하기 위한 차트 차원의 방어선 구축이 시급해졌다는 분석입니다.

비록 본 지침이 빌보드 차트를 비롯한 주요 차트 기관에서 해당 지침을 정식 채택하기까지는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하지만, 하이브와 글로벌 대형 레이블들이 뜻을 모은 만큼 향후 음악 산업 내 규범 정립에 강력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GG EZ’ 챌린지가 보여준 AI 음악의 진화… 팬덤을 묶는 힘은 결국 ‘라이브’와 ‘서사’

NCT WISH. BTS. RIIZE

최근 K팝 씬을 강타한 댄스 챌린지 곡 ‘GG EZ’의 흥행은 국내 음악 산업에 기묘하고도 서늘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방탄소년단(BTS) 정국을 비롯해 엔시티 위시, 라이즈, 투어스, 있지, 엔하이픈 등 K팝 아티스트들이 대거 동참하며 SNS를 휩쓴 이 노래가 사실은 AI 툴을 활용해 제작된 곡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과거 실제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복제하던 ‘AI 커버’ 시대를 지나, 이제는 AI 음원에 실제 아티스트가 퍼포먼스를 입혀 바이럴을 만들어내는 역전 현상이 현실화되었습니다. 대중이 노래와 안무를 모두 즐긴 뒤에야 AI 활용 사실을 깨달을 정도로 AI 음악의 대중적 완성도는 이미 상향 평준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처럼 ‘듣기 좋은 음악’의 희소성이 점차 사라지는 시대는 창작자들에게 정면 질문을 던집니다. 글로벌 음원 플랫폼 디저(Deezer)에 유입되는 신규 음원의 44%(하루 약 7만 5천 곡)가 AI 생성 곡이고, 대중의 97%가 실제 아티스트의 음악과 AI의 음악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대중적이고 잘 만든 멜로디”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음악적 고유성이나 경쟁력을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클릭 몇 번으로 평균 이상의 완성도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환경에서, 오디오 파일 그 자체의 상업적 희소가치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음원 스트리밍 시장 자체의 양적 성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세계 최대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의 지표를 보면, 유료 구독자 수가 2억 9,300만 명에 달하지만 분기 신규 유입은 300만 명으로 분기 성장률이 약 1%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과거 20~30%를 넘나들던 연간 스트리밍 시장 성장률 역시 주요 선진국의 점유율이 80~85%에 육박함에 따라 한 자릿수대로 완만해졌습니다. 최근 플랫폼들의 매출 상승 또한 신규 유저 확장보다는, 미국 구독료를 $11.99에서 $12.99로 인상하는 등 구독 단가 조정(ARPU 개선)을 통한 실적 방어 성격이 짙습니다.

음원 스트리밍의 성장이 정체되고 그 자리를 AI 음원이 빠르게 메우기 시작하자, 글로벌 3대 메이저 음악 기업(소니, 유니버설, 워너)은 단순 저작권 관리사를 넘어 공연, 굿즈, 매니지먼트를 아우르는 ‘풀 서비스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 기준 메이저 3사가 음원 스트리밍 밖에서 벌어들인 돈은 합쳐서 5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소니 뮤직의 경우 굿즈와 티케팅 등을 합친 매출이 전년 대비 16.8% 증가한 5억 2,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물리적 음반 판매액의 3배에 달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워너 뮤직의 CEO 로버트 카인클 역시 메이저 레이블이 5년 안에 라이브 프로모션과 매니지먼트를 전면 흡수할 것임을 공언했습니다. 오디오 파일의 가치가 하락할수록 복제 불가능한 오프라인 ‘실물 자산’의 가치가 역설적으로 폭등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AI가 음악 제작의 ‘평균치’를 끌어올리고 스트리밍 시장이 정체된 시대에 국내 음악 산업이 가져가야 할 생존 방정식은 ‘라이브’와 ‘아티스트의 서사’라는 본질로 귀결됩니다. 15초짜리 숏폼 AI 바이럴은 일시적인 주목을 끌 수는 있어도 기꺼이 지갑을 열고 팬덤을 형성하는 코어 팬층의 ‘록인(Lock-in)’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팬들이 아티스트에 매료되는 본질은 매끄러운 멜로디 라인을 넘어 그 음악을 부르고 만드는 주체의 인간적인 서사와 고뇌, 그리고 감정적 교감에 있기 때문입니다.

AI는 완벽한 음원 파일은 만들어낼 수 있지만, 무대 위 아티스트의 땀방울과 호흡,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오프라인 현장의 압도적인 감동까지 복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음원은 라이브 무대로 팬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초청장 역할을 하고, 실제 팬덤의 형성과 단단한 수익화는 현장감 넘치는 라이브 경험에서 완성됩니다. 기술이 음악의 기교를 상향 평준화할수록, 시대를 관통하는 아티스트의 오리지널 서사와 무대 위에서의 생생한 라이브가 K팝과 창작자들을 지켜낼 가장 확실한 마지노선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