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만나고 싶었다, 나토리와 한국 팬들이 함께 완성한 90분

Photo Courtesy of LIVET, Renzo Masuda
Photo Courtesy of LIVET, Renzo Masuda

온라인에서 시작된 나토리(natori)의 음악은 빠르게 국경을 넘었다. 짧은 데모 영상과 유튜브를 통해 이름을 알린 일본의 신예 싱어송라이터는 이제 서울 올림픽홀을 채우고, 객석의 떼창을 이끄는 라이브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나토리는 지난 7월 18일과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natori ONE-MAN LIVE TOUR ‘Koshin (March)’ in Seoul을 개최했다. 지난해 11월 첫 단독 내한 공연 이후 약 8개월 만의 재회다. 당초 예정됐던 첫 회차가 매진되면서 추가 공연이 편성됐고, 나토리는 이틀간 서울 관객과 다시 만났다.

공연은 “EAT”으로 문을 열었다. 무거운 전자음과 밴드 사운드가 공연장을 채운 뒤 “Serenade”, “Eureka”, “Catherine”, “金木犀”가 이어졌다. 차갑고 몽환적인 전자음부터 거친 기타 연주와 유연한 보컬까지, 서로 다른 질감의 곡들이 나토리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펼쳐 보였다.

나토리는 공연 내내 가능한 한 직접 한국어를 사용해 인사하고 곡을 소개했다. 특히 “Propose”에서는 원곡의 첫 구절인 “そこに愛、集った” 대신 “ソウルに会いたかった”로 바꿔 불렀다. 비슷한 발음을 활용해 “서울을 만나고 싶었다”는 의미를 담은 재치 있는 개사에 객석에서는 즉각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 준비된 인사를 넘어 노래 자체로 한국 관객에게 다가간 순간이었다.

Photo Courtesy of LIVET, Renzo Masuda

후반부에는 “Puppet”, “リビングデッド”, “Sleepwalk”, “非常口 逃げてみた”이 이어지며 공연의 에너지가 한층 거칠어졌다. 전자음과 일렉트릭 기타, 밴드 세션의 존재감이 커지자 관객들도 자리에서 몸을 흔들고 뛰어오르며 무대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열기가 정점에 오른 순간은 대표곡 “Overdose”였다. 2022년 발표된 이 곡은 Billboard JAPAN 종합 송 차트 JAPAN Hot 100에 26위로 진입한 뒤 다음 주 10위까지 상승했고, 2023년 연간 차트에서는 9위를 기록했다.

전주가 흘러나오자 객석에서는 곧바로 함성이 터졌고, 관객들은 첫 소절부터 후렴까지 노래를 함께 불렀다. 차트의 숫자로 먼저 증명됐던 “Overdose”의 영향력이 서울 공연장에서는 나토리와 한국 관객이 함께 만든 거대한 코러스로 재현됐다.

이후 “IN_MY_HEAD”, “ヘルプミーテイクミー”, “ポルターガイスト”, “絶対零度”까지 관객의 에너지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대표곡뿐 아니라 최근 발표한 곡에도 자연스러운 떼창과 호응이 이어진 것은 한국 팬들이 나토리의 음악과 활동을 꾸준히 따라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총 20곡으로 구성된 약 90분의 공연은 나토리의 출발점과 현재를 고르게 비췄다. SNS와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알려진 초기 대표곡부터 정규 2집 ‘深海(The Abyss)’ 이후 깊고 거칠어진 사운드까지, 한 명의 젊은 음악가가 라이브 아티스트로 영역을 확장해 온 과정이 무대 위에 압축됐다.

나토리는 지난해보다 공연장과 연출의 규모를 키운 데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예상을 넘어선 한국 팬들의 열정에 놀랐다고 밝혔다. 첫 회차 매진과 추가 공연 편성, 스무 곡을 함께 따라가는 관객은 그의 음악이 한국에서도 독자적인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Photo Courtesy of LIVET, Renzo Masuda

“서울을 만나고 싶었다”는 짧은 개사는 이날 공연을 가장 선명하게 요약한다. 나토리는 한국어와 음악으로 먼저 관객에게 다가갔고, 팬들은 떼창과 함성으로 응답했다. 이번 투어의 제목처럼 나토리의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그 행진에서 서울은 잠시 거쳐 가는 도시가 아니라, 다음 만남을 기대하게 만드는 중요한 무대로 자리 잡았다.

MGA는 누구인가? 일본의 ‘괴물 밴드’를 위한 입문가이드

매년 IFPI(국제음반산업협회)는 전년도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아티스트를 선정해 ‘글로벌 아티스트 차트’를 발표한다. 올해 2 월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앨범 ‘The Life of a Showgirl’로 빌보드 200 차트에서 역대급 데뷔 기록을 세우며 비연속 12 주 1 위를 차지한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가 2025 년 가장 성공한 글로벌 아티스트로 선정됐다. 스트레이 키즈, 드레이크, 더 위켄드, 배드 버니 등 세계적인 톱 아티스트들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일본 아티스트로는 유일하게 13 위에 오른 팀이 바로 Mrs. GREEN APPLE(MGA)이다.

앨범별 성과를 집계하는 IFPI 글로벌 앨범 차트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The Life of a Showgirl’이 1 위를 차지한 한편, MGA 의 결성 10 주년 기념 베스트 앨범 《10》은 10 위를 기록했다. 이 앨범은 글로벌 앨범 판매 차트 19 위, 글로벌 스트리밍 앨범 차트 11 위에 오르며 판매량과 스트리밍 모두에서 밴드의 막강한 저력을 입증했다.

앨범 ‘10’에는 빌보드 재팬 2025년 연간 송 차트 1위를 차지한 “Lilac”, 일본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에서 3년 연속 대상을 안겨준 “Darling”, 화려한 안무로 SNS에서 화제가 된 “Dance Hall” 등 MGA의 최근 히트곡들이 가득 담겨 있다. 이 앨범은 빌보드 재팬 역사상 밴드로서 역대 최고 초동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했다. 일본 내 총 스트리밍 횟수는 160억 회를 넘어섰고, 여러 곡이 차트에서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MGA는 2013년 결성되어 2015년 유니버설 뮤직 재팬을 통해 메이저 데뷔를 했다. 활동 초기부터 리스너들은 이들의 뛰어난 작곡 실력과 압도적인 라이브 퍼포먼스, 프런트맨 오모리 모토키(보컬/기타)의 독보적인 가창력, 그리고 인간의 경험을 관통하는 가사에 매료되었다. 밴드는 전형적인 록 밴드의 틀을 넘어 퍼포먼스에 안무를 도입하고 연극적인 콘서트 연출을 선보이는가 하면, MC나 연기 등 개인 활동까지 병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역동적인 팬클럽은 단순한 회원 서비스를 넘어 규모와 희소성, 소통 방식을 관리하는 거대한 플랫폼으로 진화했으며, 팬들에게 공지 사항을 우선 제공하고 밴드의 비전을 공유하는 긴밀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지난 4월부터는 멤버들이 직접 진행하는 지상파 황금시간대 예능 프로그램까지 시작하면서, MGA는 단순한 음악 팬덤을 넘어 일본 내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세 명의 멤버는 각자 뚜렷한 개성을 팀에 불어넣는다. 오모리 모토키는 작사, 작곡, 편곡 및 비주얼 디렉팅까지 총괄하는 밴드의 전방위 프로듀서로서 빌보드 재팬 톱 컴포저(작곡가) 및 톱 라이릭시스트(작사가) 차트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보컬리스트로서의 탁월한 표현력으로 찬사받는 그는 최근 연기 분야로도 활동을 넓혔다. 기타리스트 와카이 히로토는 밴드의 정교한 사운드를 구현하는 기술적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음악과 미디어를 넘나드는 폭넓은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키보디스트 후지사와 료카는 다재다능한 연주를 통해 독특한 사운드 캐릭터를 더하며, 때때로 플루트 연주를 통해 MGA 음악의 분위기와 질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2025년은 MGA가 ‘MGA MAGICAL 10 YEARS’라는 슬로건 아래 결성 10주년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린 한 해였다. 수개월간 이어진 신곡 발표와 라이브 이벤트는 역대 최대 규모인 5대 돔 투어 ‘BABEL no TOH’로 정점을 찍었으며, 총 12회 공연에 약 5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압도적인 규모에도 불구하고 티켓은 구하기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치열해 일본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라이브 아티스트임을 재확인시켰고, 콘서트 영화 제작 소식도 전해졌다.

올해 1월, 밴드는 아시아, 북미, 유럽에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애니메이션 《장송의 프리렌》 2기 오프닝 테마곡 “lulu.”로 포문을 열었다. 4월에는 일본 최대 규모의 공연장 중 하나인 도쿄 MUFG 스타디움에서의 4회 공연을 포함해 총 6회 공연의 스타디움 투어를 시작한다. 이 중 4회 공연은 팬클럽 회원 한정으로 진행되는데, 이는 해당 공연장에서 전례가 없던 기록이다.

최신작으로는 NHK의 새로운 아침 드라마 《카제, 카오루(Kaze, Kaoru)》의 주제가 “Kaze to Machi(바람과 거리)”를 선보였다. 이 드라마는 일본의 국민적인 시간대에 방영되는 작품으로, 오모리가 작년 드라마 《안판(Anpan)》에 출연하던 시기에 집필한 곡이다. 드라마 총괄 프로듀서 마츠조노 타케히로는 이 곡을 “시대가 변하고 관계나 환경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소중한 것들을 전달하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음악, 스타디움 공연, 그리고 올가을 약 3년 만에 발매될 정규 앨범까지. MGA는 다음 챕터를 향해 전력 질주하고 있으며, 전 세계의 이목이 이들의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