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으로, 인도로 뻗어나가는 K팝

Stray Kids Rock in Rio 공연. JYP 엔터테인먼트 제공

K팝 산업이 인도와 라틴 아메리카에서 더욱 존재감을 확실히하고 있다. 

최근에는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가 돋보인다. 지난 8월 24일 발매된 JYP 소속 그룹 넥스지(NEXZ)의 미니 4집 타이틀곡  “SAUCIN”은 베네수엘라, 우루과이,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등 라틴 아메리카 주요 국가의 유튜브 데일리 차트 1위에 올랐다. 넥스지는 이 기세를 몰아 이달 1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세계적 음악 축제 ‘록 인 리오(Rock in Rio)’의 오프닝을 장식하며 현지 관객과의 접점을 극대화했다.

JYP는 글로벌 공연 기획사 라이브네이션과 함께 기획한 음악 페스티벌 ‘스트레이시티 라틴 아메리카(STRAYCITY)’를 선보이기도 했다. 9월 9일 콜롬비아 보고타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멕시코시티 ‘에스타디오 GNP 세구로스’로 이어지는 이번 페스티벌은 단순한 일회성 투어를 넘어 K팝 기획사가 남미 거점 도시에 아티스트 IP 기반의 페스티벌 노하우를 직접 이식해 현지 공연 시장을 개척하는 사례로 해석된다. 

Rashmika Mandanna. 하이브 제공

인도 시장에서는 현지 인재를 발굴해 K팝 IP를 창출하는 대형 오디션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하이브인디아(HYBE INDIA)는 이달 11일 현지 톱배우 라슈미카 만다나(Rashmika Mandanna)와 손잡고 걸그룹 발굴 프로젝트인 ‘하이브인디아 오디션: 파이널 콜(HYBE INDIA AUDITION: FINAL CALL)’을 진행 중이다. 전 세계 116개국 지원자가 몰린 데 힘입어 인도 현지 대면 오디션 심사 도시를 23개로 대폭 확대했다. 

K팝 기업들이 이 신흥 시장들에 직접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인프라를 투입하는 배경에는 시장의 빠른 성장세와 구조적 변화가 있다. FICCI(인도상공회의소 연합)와 EY(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어니스트앤영)에 따르면 인도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M&E) 산업은 2025년 기준 전년 대비 9% 성장한 2조 7,800억 루피(약 320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으며, 라이브 이벤트 부문은 44% 성장했다. 2025년 1,440만 명이었던 유료 음악 구독자 역시 2028년 3,000만 건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2026년 4월 한-인도 정상회담의 ‘뭄바이 코리아 센터(Mumbai Korea Center)’ 설립 합의, ‘K-Dream Stage 2026’, ‘2026 한-인도 K-콘텐츠 비즈위크’ 등 정부 차원의 인프라 및 B2B 지원도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와 인도는 높은 1020세대 인구 비율을 바탕으로 숏폼과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한 음악 소비가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그동안 K팝이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 완성된 음반과 콘서트 투어로 수익을 창출하는 ‘양적 팽창’을 이어왔다면, 인도와 라틴 아메리카 개척은 제작·트레이닝·공연 기획 시스템 자체를 현지에 뿌리내리게 하는 ‘질적 진화’의 단계다. K팝 시스템이 이 거대 시장에서 어떠한 산업적인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스트레이 키즈, ‘THIS & THAT’으로 빌보드 200 9연속 1위 달성 소감: “역대급으로 기쁜 소식!”

스트레이 키즈가 자체 최고 주간 판매량을 기록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STRAY KIDS. JYP ENTERTAINMENT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가 말문이 막힐 정도로 감격했다. 이 K팝 슈퍼그룹 멤버들은 지난 일요일(8월 16일), 그들의 최신작 ‘THIS & THAT’이 빌보드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통산 9번째 1위에 올랐다는 소식에 벅찬 소감을 전했다.

8인조 그룹 스트레이 키즈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안녕하세요, 스트레이 키즈입니다!”라고 한목소리로 인사하며, “9연속 빌보드 200 1위 앨범 ‘THIS & THAT’ … 스테이(STAY),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는 캡션을 남겼다.

멤버 방찬은 “오늘 역대급으로 기쁜 소식을 전하게 되어 무척 설렙니다. 저희의 최근 앨범 ‘THIS & THAT’이 빌보드 200에서 9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정말 믿기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멤버 필릭스는 “여러분의 모든 응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스테이, 정말 고마워요.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 엄청난 이정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거예요. 전 세계 모든 분들과 함께 이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어 인사가 끝난 후, 승민은 “저희의 이런저런(‘this to that’) 다양한 모습들을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올 한 해도 저희와 함께해 주시길 기대할게요”라며 앨범명을 재치 있게 인용해 소감을 마무리했다.

이들에게는 축하할 이유가 충분했다. 루미네이트(Luminate)에 따르면, 8월 22일 자 차트에서 1위에 오른 그들의 9번째 1위 앨범은 8월 13일 자로 끝나는 주간 집계에서 미국 내 36만 9,000장의 환산 앨범 판매량(Equivalent Album Units)을 기록했다. 이는 그룹의 자체 최고 주간 기록이다. 그중 실물 앨범 판매량은 35만 7,000장으로, 이 역시 자체 최고 판매량이다.

총 8곡이 수록된 ‘THIS & THAT’의 앨범 판매량은 포토카드, 포스터, 스티커 등 소장품이 포함된 17종의 CD 및 바이닐(LP) 버전과 8종의 디지털 다운로드 버전이 발매된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스트레이 키즈가 빌보드 200 차트에 진입시킨 9장의 앨범은 2022년 ‘ODDINARY’를 시작으로 모두 1위로 데뷔했다. 이어 2024년 ‘HOP’ 역시 1위로 데뷔하며, 스트레이 키즈는 빌보드 진입 첫 6개 앨범을 모두 1위로 데뷔시킨 최초의 아티스트가 된 바 있다. 이번 9번째 1위를 통해 스트레이 키즈는 금세기(2000년 이후) 그룹 중 최다 1위 기록을 경신했으며, 역대 빌보드 200 그룹 부문에서 롤링 스톤스(Rolling Stones)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1위는 총 19번 정상을 차지한 비틀즈). 또한 이들은 역대 K팝 그룹 중 최다 1위 앨범 보유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한편, 스트레이 키즈의 2026년 월드 투어 ‘RUN IT’은 오는 8월 29일 도쿄 국립경기장 공연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이후 9월에는 콜롬비아,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멕시코시티의 에스타디오 GNP 세구로스에서 양일간(9월 25~26일) 열리는 남미 투어로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JYP엔터 2분기 매출 전년 대비 15%↓… 저연차 IP 세대교체 ‘과제’

JYP ENTERTAINMENT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가 올해 2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분기 공시에 따르면 JYP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약 15% 하락하며 외형 성장에도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이번 2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전년 동기의 막대한 호실적에 따른 ‘역기저효과’다. 지난해 2분기는 간판 보이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의 대규모 월드투어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로, 당시 JYP의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순이익은 무려 2,734.4%나 폭증한 바 있다. 올해 2분기에는 당시 수준을 상회할 만한 대규모 투어 및 온라인 상품 판매가 부재하면서 콘서트 수익(399억 원)과 MD 수익(439억 원)이 전년 대비 각각 35.7%, 34.5% 감소했다. 즉, 지난해 워낙 높았던 실적 기준점이 올해 2분기 실적 지표 하락 폭을 키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당장의 실적 부진은 기저효과에 기인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연차 IP의 활동 공백 리스크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JYP의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스트레이 키즈는 향후 멤버들의 군 복무로 인한 군백기(군대+공백기)를 앞두고 있다. 또한 글로벌 돔 투어를 이끄는 트와이스(TWICE)의 경우, 멤버 채영과 정연이 JYP와 개별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기로 하면서 향후 완전체 활동 및 투어 일정에 대한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회사 수익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이들 고연차 간판 아티스트들의 활동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저연차 IP 육성이 필수적인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은 탄탄한 IP 다각화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타 대형 기획사들의 행보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SM엔터테인먼트는 에스파, 라이즈(RIIZE), NCT 위시 등 저연차 대세 그룹과 고연차 아티스트들이 고르게 투어와 팝업스토어 수익을 이끌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 증가(529억 원)했다. 선두인 하이브 역시 170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59.3% 폭증이라는 기록적인 성장을 증명했다.

결국 JYP가 현재의 매출 감소를 극복하고 중장기적인 반등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엔믹스(NMIXX), 킥플립, 넥스지(NEXZ) 등 저연차 아티스트들의 빠른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채로운 라인업이 쉴 틈 없이 수익을 창출하는 경쟁사들의 사례처럼, JYP 역시 특정 그룹에 집중된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이들 신인 및 중저연차 그룹들의 글로벌 투어 확대와 성공적인 MD 수익화 궤도 진입을 이뤄내는 것이 향후 성장을 이끌 가장 묵직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