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멜론, 치열해진 음원 플랫폼 경쟁 속 ‘오프라인 행사’로 승부수

스포티파이 하우스, 멜론 STAGE 99

이제는 오프라인이다. 스포티파이, 멜론과 같은 음원 플랫폼들이 오프라인 행사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제 리스너들에게 음악은 이어폰으로 듣는 ‘청취’의 영역을 넘어, 직접 보고 느끼며 현장감을 공유하는 ‘경험’의 영역으로 넘어왔다. 화면 속 플레이리스트와 인터페이스만으로는 유저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어려워진 현시점에서, 오프라인 공간은 브랜드와 아티스트, 그리고 팬을 정서적으로 묶어주는 확실한 창구가 된다.

스포티파이는 경험과 장르의 확장을 내세웠다. 대표적인 행사가 이달 열린 ‘스포티파이 하우스 서울’이다. 이 행사는 성수동 앤더슨씨 공간 전체를 활용해 앱 속 알고리즘 추천을 팝업존 형태의 물리적 공간으로 바꾸고, K팝 중심이던 기존 이벤트를 넘어 K인디·K힙합 등 다양한 장르 아티스트의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 대형 팝업 이벤트다. 방문객이 현장에서 취향 질문에 답하면 자신에게 맞는 음원 장르 룸을 추천받아 직접 청음·체험하게 했으며, 혁오, 잔나비, 다이나믹 듀오 등 다채로운 장르의 뮤지션들이 직접 라이브 무대를 펼쳐 아티스트와 팬이 교감하는 장을 마련했다. 즉, 화면 속 알고리즘을 감각적 체험으로 바꾸고 비주류 장르로까지 음악적 경험을 넓혀준 실체적 사례인 셈이다.

멜론은 ‘충성 고객을 위한 혜택’에 집중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아티스트와의 ‘팬밋업’ 행사를 기획할 때 유저가 해당 아티스트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온도로 표현하는 자체 지표인 ‘친밀도’가 높은 팬들을 우선 초청해 기존 고객들을 챙긴다. 이와 더불어 연말 음악 시상식인 ‘멜론 뮤직 어워드(MMA)’를 매년 개최하며, 대형 오프라인 이벤트를 활용해 자사 유저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멜론은 골드 등급 이상의 회원들에게 유명 대형 페스티벌이나 뮤지컬의 선예매 기회를 제공하고, 3~5년 이상 플랫폼을 장기 이용한 VIP 및 MVIP 등급 회원들에게는 대형 공연 관람권을 50% 할인해 주는 등 특전을 부여한다. 오랫동안 멜론을 선택해 준 유저들에게 실질적이고 독점적인 오프라인 문화 혜택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결국 음원 플랫폼 경쟁의 판도는 단순히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섰다. 스포티파이가 팝업과 독자적 무대로 ‘새로운 음악 경험과 장르의 확장’을 도모한다면, 멜론은 충성 유저에게 ‘독점적 혜택’을 주며 기존 고객을 묶어두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온라인 앱을 뛰어넘어 리스너들의 오프라인 라이프스타일을 누가 더 깊이 사로잡느냐에 이목이 쏠린다.

스포타파이가 멜론을 제치고 국내 2위 플랫폼으로 등극한 이유는?

Spotify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의 지각변동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음원 플랫폼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조사에서 스포티파이가 622만 명을 기록하며, 593만 명에 그친 멜론을 제치고 국내 2위에 올랐습니다. 1위 유튜브뮤직(949만 명)에 이어 2위 자리마저 해외 플랫폼에 내주면서, 오랫동안 시장을 지켜온 토종 플랫폼 멜론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멜론과 스포티파이 사이에는 100만 명 이상의 격차가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스포티파이의 MAU가 233만 명 급증하는 동안 멜론은 44만 명이 이탈했습니다. 스포티파이가 멜론을 제치고 단기간에 시장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주요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공정위 ‘결합 판매’ 제재… 유튜브 이탈 수요 대거 흡수

스포티파이 급성장의 가장 큰 동력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유튜브 ‘서비스 결합 판매’ 제재가 꼽힙니다. 기존에는 영상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에 유튜브뮤직이 연동 제공되며 독점적인 이용자를 확보했으나, 공정위의 제재로 음원이 제외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가 신설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료 결제 부담을 느낀 이용자들이 유튜브를 이탈했고, 대안을 찾던 수많은 음악 소비자들이 스포티파이로 대거 유입된 것이 순위 역전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 ‘광고 기반 무료 요금제’와 네이버 제휴의 시너지

스포티파이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유효하게 작용했습니다. 2024년 10월 도입한 ‘스포티파이 프리’는 광고를 청취하는 조건으로 무료 스트리밍을 제공해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췄습니다. 여기에 국내 최대 검색 포털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의 연동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초기 이용자 수를 대폭 끌어모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유료 구독 전환으로 이어졌습니다.

■  멜론의 아쉬운 해외 음원 보유량

반면 국내 대표 플랫폼인 멜론은 해외 음원 라이브러리의 한계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POP 및 해외 음악 소비 비중이 높아진 최신 음악 트렌드 속에서, 국내 플랫폼들은 상대적으로 해외 음원 수급량과 데이터베이스 측면에서 스포티파이나 유튜브뮤직 등 글로벌 공룡들에 비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다양해진 국내 소비자의 음악적 취향을 멜론이 충족시키지 못한 점이 이용자 이탈로 이어졌습니다.

■ 실효성 부족한 ‘차트 신설’… 정작 소비자 반응은 냉담

이탈하는 이용자를 잡기 위해 멜론은 ‘K-글로벌 차트’ 등을 신설하며 대응에 나섰으나, 정작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합니다. 이미 글로벌 음악 시장의 흐름을 확인하기 위해 빌보드(Billboard) 차트나 해외 플랫폼의 실시간 차트를 직접 참고하는 소비자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글로벌 차트는 유의미한 가치나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이 이미 이용자 수가 정체된 제로섬 상태에 진입했다고 분석합니다. 정교한 AI 추천 알고리즘과 압도적인 음원 보유량을 앞세운 해외 플랫폼의 공세 속에서, 단순한 차트 개편이나 기존 방식만으로는 토종 플랫폼이 흐름을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를 이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