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플랫폼이 K팝과 함께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디올xA24, 무신사xSM이 던진 신호

BTS 지민, 블랙핑크 지수. 각 인스타그램

K팝과 브랜드의 만남은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일주일 사이 발표된 두 건의 협업은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디올(Dior)은 영화사 A24와 손잡으며 K팝 아티스트를 자사 앰배서더 라인업에 올렸고, 무신사는 SM엔터테인먼트와 개별 아티스트 단위가 아닌 ‘전사 아티스트 IP’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패션과 K팝의 결합이 단발성 화보나 광고를 넘어, 장기 파트너십과 산업 단위 협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디올x A24, 팝스타와 배우를 잇는 2년짜리 판을 짜다

디올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독립영화 제작사 A24와 2년간의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이번 협업은 A24가 2023년 인수한 뉴욕의 오프브로드웨이 극장 Cherry Lane Theatre를 거점으로 한다. 디올이 이 극장의 주요 파트너로 참여해, 영화와 연극, 라이브 이벤트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단발성 광고 캠페인이 아니라 콘텐츠 제작과 창작 커뮤니티 지원까지 포함하는 ‘기간제 파트너십’이라는 점이 이번 협업의 핵심이다.

파트너십을 알리는 필름 캠페인은 ‘누구나 잠시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어볼 수 있다’는 콘셉트로 시작됐다. 영상에는 사브리나 카펜터, 조시 오코너, 드루 스타키, 카미유 코탱, 소피 와일드 등이 출연해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을 연기하는 콘셉트를 선보였다. 이어 캠페인 참여진들이 ‘Dior A24’ 그래픽 티셔츠를 각기 다른 컬러로 착용한 모습을 SNS에 공개하는 형태로 캠페인이 확장됐다.

이 라인업에 디올의 글로벌 앰배서더인 방탄소년단 지민, 블랙핑크 지수, 스트레이 키즈 현진이 이름을 올렸다. 지민은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블루 컬러의 ‘Dior A24’ 티셔츠를 착용한 사진을 게시하며 ‘#DiorA24’ 해시태그를 남겼다. 지수와 현진 역시 각자의 인스타그램에 같은 캠페인 티셔츠를 착용한 사진을 게시하며 라인업에 동참했다. 패션과 영화, 음악을 넘나드는 브랜드 파트너십에 K팝 아티스트 세 명이 공식 라인업으로 포함됐다는 점에서, 이번 협업은 K팝이 글로벌 컬처 브랜딩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무신사 제공

무신사x SM, ‘단발 콜라보’에서 ‘전사 IP 협업’으로

국내에서는 무신사와 SM엔터테인먼트가 아티스트 IP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14일 서울 성수동 SM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탁영준 SM 공동대표와 최재영 무신사 최고커머스책임자(CCO) 등이 참석했다.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와 패션 플랫폼의 협업 자체는 새롭지 않다. 실제로 SM과 무신사는 이미 지난 7월과 8월, 하츠투하츠의 “레몬탱”과 NCT 127의 “블링이” 음반 발매를 기념한 협업을 각각 진행한 바 있다. 이번 MOU에서 주목할 지점은 이런 개별 아티스트·개별 프로젝트 단위의 협업을 넘어, SM 소속 전체 아티스트의 IP를 대상으로 한 포괄적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점이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무신사 입점 패션 브랜드와 SM 아티스트 간 협업 상품 기획·발매 △공식 머치(Merch) 유통과 온·오프라인 마케팅 연계 △해외 전략 시장 중심의 공동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무신사가 아티스트 IP를 단순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입점 브랜드의 상품 기획·유통까지 연결하는 구조로 활용하려 한다는 점에서, 플랫폼과 엔터사가 만드는 협업의 스케일이 한 단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재영 CCO는 “SM의 강력한 아티스트 IP와 무신사의 유통 파워 및 플랫폼 인프라, 독창적인 K-패션 브랜드가 만나 새로운 비즈니스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는 MOU 체결 단계로, 실제 협업 브랜드와 참여 아티스트,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부분이 구체화되는 시점이 이번 협업의 실질적 파급력을 가늠할 관전 포인트다.

패션이 K팝을 소비하는 방식, 두 단계 더 진화하다

디올x A24가 K팝 아티스트를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라면, 무신사x SM은 K팝 IP 자체를 패션 산업의 상품 기획 단계부터 결합하는 방식이다. 접근은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 K팝이 더 이상 브랜드 캠페인의 ‘모델’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와 상품 기획의 파트너로 참여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두 협업이 앞으로 어떤 결과물로 이어질지,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창작자 보호 나선 음악 업계… 음저협, AI 탐지 프로그램으로 돌파구 찾나

LIKE A PRAYER 앨범 커버. J, ARIA CHART. ARIA 제공

AI로 제작된 음악이 국내외 차트까지 뚫으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이 곡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을 누구의 권리로 인정할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음악계는 인간의 기여가 전혀 없는 ‘100% AI 음원’을 식별할 탐지 프로그램 도입에 속도를 내며 기준 마련에 나섰다.

AI 음악이 더 이상 유튜브 숏폼이나 일회성 밈(Meme)에만 머물지 않는다. 글로벌 대중음악 차트에서 AI 음악의 파급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호주에서 나왔다. 호주의 DJ 겸 프로듀서인 조쉬 파와즈(Josh Fawaz)가 AI를 활용해 제작한 마돈나의 ‘라이크 어 프레어(Like a Prayer)’ 커버곡이 3,800만 회 이상의 스트리밍을 기록하며 호주음반산업협회(ARIA) 댄스 싱글 차트 1위 및 공식 종합 차트 2위에 올랐다. 사람이 직접 부르지 않은 순수 AI 음원이 차트 최상위권에 오르자, 현지 음악계에서는 권리 인정과 차트 공정성을 둘러싼 논쟁이 일었다. 이에 ARIA 측은 지난 8월 말 “인간의 참여가 없는 100% AI 생성 음원의 차트 진입을 전면 금지한다”는 새로운 규정을 공식 발표했다. 차트 진입으로 입증된 AI 음원의 상업적 성과를 과연 누구의 몫으로 인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글로벌 음악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국내 가요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3월 24일 발표된 감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에 신규 등록을 요청한 곡 중 60.9%가 인간의 참여 여부가 모호한 ‘AI 생성 의심 곡’으로 분류됐다. AI를 통해 대량으로 생성된 곡들이 저작권료 분배 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음저협은 지난 8월 초 선제적으로 ‘AI 음악 저작권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AI를 활용해 음악을 제작했더라도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있다면 저작권을 정상적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었다. 반면 프롬프트(명령어) 입력만으로 AI가 100% 전담해 생성한 곡은 등록을 배제하겠다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가이드라인은 22일 만에 철회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아직 창작자들과 산업계 전반의 의견 수렴이 부족하니 섣부른 규제는 멈추라”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제도 마련이 지연되자, 음악 업계는 기술적 대응이라는 대안을 선택했다. 음저협을 포함한 국내 주요 음악 단체 6곳이 창작자의 기여 없이 시스템만으로 생성된 곡을 찾아내는 ‘AI 활용 음악 탐지 프로그램’을 공동 도입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현재 이들은 프로그램 개발 업체 선정 단계를 밟고 있다. 음원의 파형과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인간의 창작이 배제된 음원을 기술적으로 필터링하겠다는 계획이다. 부당하게 분배되는 저작권료를 막고 인간 창작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해외 주요 음악 선진국들은 ‘조건부 허가’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미국 저작권청(USCO)과 독일 음악저작권협회(GEMA) 등은 기획, 작사, 편곡 등 인간의 아이디어나 창작적 노력이 증명된다면 AI를 썼더라도 해당 부분의 저작권을 인정해주고 있다. 시스템이 100%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권리만 배제할 뿐, 기술과의 합법적인 협업은 허용하는 추세다.

이제 AI는 음악계에서 무조건적인 규제 대상이 아니다. 작업 시간을 단축하고 창작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무조건적인 배제보다는 기술의 효용성을 수용하면서도 ‘인간 창작’의 고유한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빌보드, AI 생성 음악 투명성 강화 나선다

Billboard

빌보드는 루미네이트(Luminate)의 독자적인 AI 감지 프로그램을 비롯해, AI로 제작된 음원을 태그하고 식별하는 새로운 도구들의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 25일(화), 빌보드는 음악 산업 내 인공지능(AI) 활용에 대한 투명성을 한층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빌보드 차트 및 관련 보도에서 AI가 사용된 곡을 명확히 식별하는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빌보드는 전 세계 대중의 음악 소비 트렌드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 한 세기 가까이 빌보드 차트는 팬들이 사랑하는 음악을 기록하는 업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지표 역할을 해왔으며, 새로운 형태의 예술적 표현과 기술 혁신에 발맞춰 진화해 왔다.

AI 생성 콘텐츠를 분류할 때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자와 아티스트 스스로의 투명성, 그리고 AI 생성 음악을 식별해 내는 신뢰할 수 있는 도구가 모두 필수적이다. AI 사용을 책임감 있게 밝히려는 이러한 공동의 노력은 음악 산업 전반에 걸쳐 매우 중요하며, 향후 빌보드 차트가 음악 소비 트렌드를 더욱 정확하고 책임감 있게 반영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빌보드의 실비오 피에트롤루옹고(Silvio Pietroluongo) 차트 및 데이터 파트너십 부문 수석 부사장(EVP)은 “AI 생성 음악의 투명성을 보장하려면 아티스트와 음반사부터 디지털 음원 서비스 제공자(DSP), 기술 기업, 업계 단체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새로운 식별 도구들이 개발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무적으로 생각하며, 우리 차트가 음악 소비를 정확하고 책임감 있게 반영할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다양한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테스트하고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일라 코보(Leila Cobo) 빌보드 공동 최고 콘텐츠 책임자는 “빌보드는 언제나 아티스트를 지지하고, 음악의 가치를 기리며, 보도의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기술 진화의 시기에 우리가 보도와 차트에서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하는 창작자들이 자발적으로 그 사용 여부를 밝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음악 산업이 이러한 복잡한 문제들을 헤쳐 나가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빌보드는 아티스트 커뮤니티, 음반사, DSP, AI 음악 기업 등 논의를 주도하고 AI 태깅의 투명성을 촉진하는 업계 관계자들과 열린 자세로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또 다른 공동 최고 콘텐츠 책임자인 제이슨 립슈츠(Jason Lipshutz)는 “AI가 현대 음악에 영향을 미치고 상호 작용하는 방식이 매일같이 변화하고 있지만, 우리는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플랫폼 전반에서 명확하고 객관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업계의 모든 관계자들과 협력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빌보드는 독자적인 AI 감지 프로그램에 대한 루미네이트의 최근 발표는 물론, 여러 플랫폼에 걸쳐 AI 생성 곡을 식별하고 태그하려는 업계 단체 및 DSP들의 움직임을 포함해, AI 제작 곡을 식별하는 선구적인 도구와 이니셔티브 개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빌보드는 앞으로도 업계 전반과 폭넓게 협력하며, 사용 가능한 도구를 테스트하고, 기사 편집 및 데이터 분석 전문성을 십분 활용하여 최선의 모범 사례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JYP엔터 2분기 매출 전년 대비 15%↓… 저연차 IP 세대교체 ‘과제’

JYP ENTERTAINMENT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가 올해 2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분기 공시에 따르면 JYP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약 15% 하락하며 외형 성장에도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이번 2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전년 동기의 막대한 호실적에 따른 ‘역기저효과’다. 지난해 2분기는 간판 보이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의 대규모 월드투어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로, 당시 JYP의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순이익은 무려 2,734.4%나 폭증한 바 있다. 올해 2분기에는 당시 수준을 상회할 만한 대규모 투어 및 온라인 상품 판매가 부재하면서 콘서트 수익(399억 원)과 MD 수익(439억 원)이 전년 대비 각각 35.7%, 34.5% 감소했다. 즉, 지난해 워낙 높았던 실적 기준점이 올해 2분기 실적 지표 하락 폭을 키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당장의 실적 부진은 기저효과에 기인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연차 IP의 활동 공백 리스크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JYP의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스트레이 키즈는 향후 멤버들의 군 복무로 인한 군백기(군대+공백기)를 앞두고 있다. 또한 글로벌 돔 투어를 이끄는 트와이스(TWICE)의 경우, 멤버 채영과 정연이 JYP와 개별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기로 하면서 향후 완전체 활동 및 투어 일정에 대한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회사 수익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이들 고연차 간판 아티스트들의 활동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저연차 IP 육성이 필수적인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은 탄탄한 IP 다각화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타 대형 기획사들의 행보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SM엔터테인먼트는 에스파, 라이즈(RIIZE), NCT 위시 등 저연차 대세 그룹과 고연차 아티스트들이 고르게 투어와 팝업스토어 수익을 이끌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 증가(529억 원)했다. 선두인 하이브 역시 170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59.3% 폭증이라는 기록적인 성장을 증명했다.

결국 JYP가 현재의 매출 감소를 극복하고 중장기적인 반등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엔믹스(NMIXX), 킥플립, 넥스지(NEXZ) 등 저연차 아티스트들의 빠른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채로운 라인업이 쉴 틈 없이 수익을 창출하는 경쟁사들의 사례처럼, JYP 역시 특정 그룹에 집중된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이들 신인 및 중저연차 그룹들의 글로벌 투어 확대와 성공적인 MD 수익화 궤도 진입을 이뤄내는 것이 향후 성장을 이끌 가장 묵직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음저협, ‘AI 활용 음악’ 저작권 등록 가이드라인 발표

한국음악저작권협회

AI 기술이 전 세계 음악 산업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가 국내 최초로 AI 활용 음악저작물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3일부터 본격 시행된 이번 규정은 K-팝 창작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AI 기술을 제도권 내로 수용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인간의 실질적 기여가 핵심…100% AI 곡은 등록 배제

음저협이 지난 7월 28일 이사회를 통해 의결한 개정안은 저작물 인정의 핵심을 ‘인간의 실질적 기여도’에 두었습니다. 작사, 작곡, 편곡 등 주요 창작 과정에 사람이 직접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AI를 단순 보조 도구로만 활용한 경우에만 저작물 등록을 허용했습니다. 반대로, 간단한 명령어(프롬프트) 입력만으로 AI가 전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은 저작권 보호 대상에서 전면 배제했습니다.

이는 빌보드를 비롯한 글로벌 음악 시장과 K-팝 씬에서 AI 작곡 프로그램의 사용이 급증함에 따라, 무분별한 저작물 등록으로 발생할 수 있는 권리 왜곡과 분쟁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습니다.

허위 등록 시 엄격한 제재 조치 도입

창작 현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엄격한 신고 및 검증 절차도 도입했습니다. 주요 조치 사항은 다음과 같이 명시했습니다.

  1. 저작물 등록 시 창작자는 AI 활용 영역과 도구, 구체적인 활용 방식을 상세히 신고하고 보증해야 합니다.
  2. 등록 이후라도 의심 사례가 발견되면, 음저협은 증빙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기술적 확인 및 내부 심의를 거치도록 제도를 강화했습니다.
  3. 인간의 기여 없이 100% AI로 생성한 곡을 허위로 등록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저작권료 지급 보류 및 부당 수령액 반환, 신탁계약 해지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4. 특히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인정될 경우, 부당 수령액의 최대 3배 이내에서 위약벌을 청구할 수 있도록 약관 개정도 추진했습니다.

■  기술과 창작자의 공존을 위한 첫걸음

이번 가이드라인은 이시하 음저협 회장이 취임 전부터 꾸준히 강조해 온 ‘창작자 보호와 신기술의 공존’이라는 비전을 구체화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회장은 “이번 개정은 변화한 창작 환경을 제도 안에서 관리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정직하게 땀 흘린 창작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향후 음저협은 글로벌 음악 산업의 빠른 기술 발전 속도와 K-팝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해당 확인 및 심의 절차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로블록스에서 열리는 롤라팔루자,첫 헤드라이너 코르티스 발탁… 오프라인 한계 깬 K팝 IP의 확장

CORTIS. LIVE NATION

글로벌 페스티벌의 대명사 ‘롤라팔루자(Lollapalooza)’가 가상 세계로 무대를 확장하고, 그 포문을 열 첫 번째 주자로 K팝 아티스트를 선택했습니다. 세계적인 공연 기획사 라이브네이션(Live Nation)과 메타버스 게이밍 솔루션 기업 라이브와이어(Livewire)가 손잡고 로블록스(Roblox)에 선보인 ‘뮤직 페스티벌 타이쿤(Music Festival Tycoon)’에서 K팝 보이그룹 코르티스(CORTIS)가 최초의 헤드라이너로 전격 발탁되었습니다. 이미 350만 회 이상의 방문수와 2,300만 회 이상의 게임 내 공연 기록을 세우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이 메타버스 경험은, K팝 IP가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음악 비즈니스의 판도를 어떻게 주도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특히 라이브네이션이 기획한 가상 페스티벌 무대에서 수많은 글로벌 팝스타들을 제치고 K팝 그룹이 가장 먼저 헤드라이너 깃발을 꽂았다는 점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이는 글로벌 플랫폼과 대형 기획사들이 가상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신뢰하는 카드가 바로 K팝 팬덤의 강력한 몰입도와 화제성임을 증명합니다. K팝은 단순한 ‘참여 아티스트’를 넘어, 메타버스 음악 생태계 전체의 흥행을 견인하는 핵심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상 무대로의 진출은 모니터 안에서의 유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오프라인 현장과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로블록스의 음악 파트너십 책임자 제시카 미한(Jessica Meehan)이 *”로블록스 유저들은 실제 라이브 이벤트 참석률 측면에서 일반 관객 대비 현저히 높은 지수를 보인다”*고 밝혔듯, 가상 공간에서의 경험은 오프라인 관객 유입으로 직결되는 특성을 가집니다. 실제로 코르티스의 로블록스 전용 무대와 멤버별 아바타 공개는 이들의 미국 ‘롤라팔루자’ 오프라인 페스티벌 데뷔 시점과 정밀하게 맞물려 전개됩니다. 게임 내에 롤라팔루자의 메인 무대, 마스코트, 시카고 핫도그 부스, 공식 굿즈 스탠드 등 현실의 요소를 그대로 구현하여, 오프라인 무대의 열기와 가상 공간의 접근성을 동시에 폭발시키는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마케팅’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더불어 이번 프로젝트는 팬들이 수동적으로 공연을 관람하는 구조를 넘어, 유저가 직접 무대를 디자인하고 아티스트를 섭외하는 참여형 경험을 제공합니다. 라이브와이어의 공동 창업자 인디 카브라(Indy Khabra)가 *”게임은 더 이상 음악을 위한 부가 채널이 아니며, 문화가 구축되는 메인 무대”*라고 강조했듯, 팬들은 코르티스 전용 무대를 직접 설치하고 아바타를 소장하는 주도적 참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팬덤의 주도성은 브랜드 스폰서 무대, 커스텀 액티베이션, 가상 머천다이즈 등 K팝 IP의 디지털 수익 모델을 무한히 확장시키는 강력한 동력이 됩니다.

결국 공연장 대관, 투어 일정, 수용 인원 등 오프라인 라이브 비즈니스가 가진 물리적 한계는 K팝 IP가 가상 플랫폼과 결합하는 순간 뛰어넘을 수 있는 영역이 됩니다. 공연장의 수용 인원이 ‘무한대’로 확장되며 365일 상시 작동하는 글로벌 팬덤 인프라가 구축되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 롤라팔루자 데뷔에 맞춰 가상 무대를 동시에 타격하는 코르티스의 이번 행보는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선제적 전략의 모범 답안입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사들 역시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K팝 IP를 메타버스 생태계의 메인스트림으로 안착시키는 ‘가상 영토 확장’ 전략을 더욱 과감하게 실행해야 할 시점입니다.

‘GG EZ’ 챌린지가 보여준 AI 음악의 진화… 팬덤을 묶는 힘은 결국 ‘라이브’와 ‘서사’

NCT WISH. BTS. RIIZE

최근 K팝 씬을 강타한 댄스 챌린지 곡 ‘GG EZ’의 흥행은 국내 음악 산업에 기묘하고도 서늘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방탄소년단(BTS) 정국을 비롯해 엔시티 위시, 라이즈, 투어스, 있지, 엔하이픈 등 K팝 아티스트들이 대거 동참하며 SNS를 휩쓴 이 노래가 사실은 AI 툴을 활용해 제작된 곡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과거 실제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복제하던 ‘AI 커버’ 시대를 지나, 이제는 AI 음원에 실제 아티스트가 퍼포먼스를 입혀 바이럴을 만들어내는 역전 현상이 현실화되었습니다. 대중이 노래와 안무를 모두 즐긴 뒤에야 AI 활용 사실을 깨달을 정도로 AI 음악의 대중적 완성도는 이미 상향 평준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처럼 ‘듣기 좋은 음악’의 희소성이 점차 사라지는 시대는 창작자들에게 정면 질문을 던집니다. 글로벌 음원 플랫폼 디저(Deezer)에 유입되는 신규 음원의 44%(하루 약 7만 5천 곡)가 AI 생성 곡이고, 대중의 97%가 실제 아티스트의 음악과 AI의 음악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대중적이고 잘 만든 멜로디”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음악적 고유성이나 경쟁력을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클릭 몇 번으로 평균 이상의 완성도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환경에서, 오디오 파일 그 자체의 상업적 희소가치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음원 스트리밍 시장 자체의 양적 성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세계 최대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의 지표를 보면, 유료 구독자 수가 2억 9,300만 명에 달하지만 분기 신규 유입은 300만 명으로 분기 성장률이 약 1%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과거 20~30%를 넘나들던 연간 스트리밍 시장 성장률 역시 주요 선진국의 점유율이 80~85%에 육박함에 따라 한 자릿수대로 완만해졌습니다. 최근 플랫폼들의 매출 상승 또한 신규 유저 확장보다는, 미국 구독료를 $11.99에서 $12.99로 인상하는 등 구독 단가 조정(ARPU 개선)을 통한 실적 방어 성격이 짙습니다.

음원 스트리밍의 성장이 정체되고 그 자리를 AI 음원이 빠르게 메우기 시작하자, 글로벌 3대 메이저 음악 기업(소니, 유니버설, 워너)은 단순 저작권 관리사를 넘어 공연, 굿즈, 매니지먼트를 아우르는 ‘풀 서비스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 기준 메이저 3사가 음원 스트리밍 밖에서 벌어들인 돈은 합쳐서 5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소니 뮤직의 경우 굿즈와 티케팅 등을 합친 매출이 전년 대비 16.8% 증가한 5억 2,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물리적 음반 판매액의 3배에 달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워너 뮤직의 CEO 로버트 카인클 역시 메이저 레이블이 5년 안에 라이브 프로모션과 매니지먼트를 전면 흡수할 것임을 공언했습니다. 오디오 파일의 가치가 하락할수록 복제 불가능한 오프라인 ‘실물 자산’의 가치가 역설적으로 폭등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AI가 음악 제작의 ‘평균치’를 끌어올리고 스트리밍 시장이 정체된 시대에 국내 음악 산업이 가져가야 할 생존 방정식은 ‘라이브’와 ‘아티스트의 서사’라는 본질로 귀결됩니다. 15초짜리 숏폼 AI 바이럴은 일시적인 주목을 끌 수는 있어도 기꺼이 지갑을 열고 팬덤을 형성하는 코어 팬층의 ‘록인(Lock-in)’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팬들이 아티스트에 매료되는 본질은 매끄러운 멜로디 라인을 넘어 그 음악을 부르고 만드는 주체의 인간적인 서사와 고뇌, 그리고 감정적 교감에 있기 때문입니다.

AI는 완벽한 음원 파일은 만들어낼 수 있지만, 무대 위 아티스트의 땀방울과 호흡,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오프라인 현장의 압도적인 감동까지 복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음원은 라이브 무대로 팬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초청장 역할을 하고, 실제 팬덤의 형성과 단단한 수익화는 현장감 넘치는 라이브 경험에서 완성됩니다. 기술이 음악의 기교를 상향 평준화할수록, 시대를 관통하는 아티스트의 오리지널 서사와 무대 위에서의 생생한 라이브가 K팝과 창작자들을 지켜낼 가장 확실한 마지노선이 될 것입니다.

스포티파이, 뮤직비디오 차트 신설… K팝 아티스트 글로벌 상위권 대거 점령

Spotify

국내 음악 팬들과 K팝 기획사들이 주목해야 할 글로벌 플랫폼의 지각변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가 뮤직비디오 전용 글로벌 차트와 아티스트 직간접 피칭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습니다. 그간 유튜브에 집중되어 있던 음악 영상 소비 생태계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차트 개설과 동시에 K팝이 전체 순위의 3분의 1을 싹쓸이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비주얼 파워를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이번에 신설된 ‘뮤직비디오 차트 – 글로벌(Music Video Charts – Global)’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단연 한국 아티스트들의 압도적인 성과입니다. 일일 스트리밍 수를 기준으로 집계된 상위 50개 순위 중 약 3분의 1을 K팝 아티스트의 영상이 차지했습니다. 특히 방탄소년단(BTS)은 글로벌 팬덤 ‘아미(ARMY)’의 폭발적인 지지 속에 Top 10 순위 중 무려 6개 자리를 독식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화려한 퍼포먼스 중심의 K팝 비주얼 스토리텔링이 오디오 중심이었던 스포티파이에서도 즉각적인 폭발력을 발휘한 것입니다.

국내 음악 산업계 입장에서 이번 스포티파이의 비디오 생태계 구축은 단순한 차트 신설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동안 K팝 기획사들에게 뮤직비디오는 주로 유튜브를 통한 조회수 확보용 콘텐츠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스포티파이는 ‘영상 시청이 곧 음원 청취 및 팬덤 유입으로 직결된다’는 명확한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플랫폼 내에서 뮤직비디오를 시청한 리스너는 이후 3주 동안 해당 음원을 64% 더 많이 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아가 아티스트의 다른 수록곡까지 찾아 들을 확률이 57% 증가했으며, K팝의 핵심 동력인 ‘슈퍼 리스너(열성 팬)’의 경우 영상 시청 후 해당 아티스트의 음악을 듣는 시간이 평균 1시간 40분 이상 대폭 늘어났습니다. 이는 음악 영상이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글로벌 리스너를 강력한 팬덤으로 변모시키는 결정적 계기임을 보여줍니다.

국내 아티스트와 제작사들에게 새로운 글로벌 홍보 길도 열렸습니다. 함께 도입된 ‘피칭 툴(Pitching Tool)’을 통해 국내 기획사나 독립 아티스트들은 신곡 뮤직비디오나 라이브 세션 영상을 스포티파이 에디토리얼 팀에 직접 제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피칭에 성공할 경우 ‘Today’s Top Videos’, ‘Best New Videos’ 등 전 세계 100여 개 이상의 주요 비디오 플레이리스트에 노출되어 해외 리스너들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오랜 시간 뮤직비디오 시장을 독점해 온 유튜브에 대한 스포티파이의 도전은, K팝 기획사들에게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거대 플랫폼이 추가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아울러 실제 아티스트의 고품질 퍼포먼스 영상은 최근 스트리밍 시장에 무분별하게 유입되는 AI 생성 음원(AI Slop)과 차별화되는 가장 확실한 방어선이 될 전망입니다.

전 세계 7억 6,100만 명의 월간 사용자를 보유한 스포티파이의 이번 행보는, ‘듣는 K팝’을 넘어 ‘보는 K팝’의 글로벌 확장성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