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콘서트 부정 예매 칼 빼든 SM, 암표와의 전쟁은 현재진행형

SM ENTERTAINMENT 제공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정부의 엄격한 대응에도 암표와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8월 27일 그룹 엑소의 서울 앙코르 콘서트 <EXO #6 – EXhOrizon PLANET [dot]> 선예매 과정에서 불법적인 경로로 예매된 티켓들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소속사 측은 개별 안내 없이 해당 예매 건을 취소 및 전액 환불 처리하고, 예매자를 차단한 뒤 해당 좌석을 재판매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예매 조건도 한층 강화했다. 예매처인 멜론티켓 국내 페이지에서 팬클럽 선예매 사전 인증을 마친 회원만 예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며, 결제 수단 역시 국내 발행 카드로 한정해 무통장 입금과 해외 발행 카드 결제를 전면 차단했다.

소속사의 강경 대응과 발맞춰 정부 차원에서도 암표 근절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8일부터 이른바 ‘암표 3법(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체육시설설치법 개정안)’을 시행, 부정 판매로 얻은 금액 등을 기준으로 최대 판매 금액의 50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과 함께 부당이익 몰수 및 추징도 가능해지는 등 처벌 수위가 대폭 강화됐다.

사단법인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이하 음공협)는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빅뱅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로 열기를 띤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오프라인 암표 근절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음원 사재기와 암표 거래의 문제점을 대중에게 친숙하게 알리며, 공정하고 건강한 공연 관람 문화를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러한 강경 대응과 처벌 강화에도 암표는 계속해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2026 KBO리그 경기에서는 그룹 코르티스 멤버 성현의 시구가 진행됐다. 해당 경기의 입장권은 중고 티켓 거래 사이트인 ‘티켓베이’에서 장당 최대 40만 원에 거래됐다. 경기 인기도에 따라 정가가 5만~8만 원 선에 책정된 좌석이었지만, ‘시구 장면 명당’이라는 홍보 문구까지 덧붙여져 비싼 값에 재판매된 것이다.

정부가 법 개정 등을 통해 칼을 빼 들었음에도 완벽한 암표 근절을 가로막는 사각지대는 여전히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구멍은 가격을 비공개로 흥정하는 은밀한 거래 방식이다.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나 소셜 미디어 ‘X(옛 트위터)’ 등에서는 판매자가 티켓 가격을 명시하지 않고, 구매 희망자에게 먼저 금액을 부르도록 유도하는 이른바 ‘제시’ 방식이 횡행하고 있다. 다수의 구매자가 1대1 개인 채팅으로 비공개 입찰을 하면 판매자가 최고가를 부른 사람을 선택하는 구조여서, 거래 당사자가 아니면 최종 거래액을 파악하기조차 어렵다. 실제로 최근 번개장터에서는 가격을 적지 않은 그룹 엔시티 127(NCT 127)의 <NCT ‘NEO – 127 5TH : CITY REDLINE’ SEOUL THE TOUR> 콘서트 양도 글이 수십 건씩 쏟아지기도 했다.

까다로운 법적 요건 역시 실무적인 단속의 발목을 잡는다. 개정법상 부정 판매로 제재하려면 ‘상습 또는 영업으로’ 판매했다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러나 판매자가 거래 직후 게시글을 지우거나 다중 계정을 이용해 점조직처럼 움직일 경우, 단편적인 신고만으로는 상습성과 영업성을 입증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무엇보다 웃돈을 주고 티켓을 사는 ‘최종 구매자’나 일부 행사 형태가 아예 규제 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로 지적된다. 현행법상 처벌 대상은 표를 비싸게 되파는 ‘판매자’에만 국한되어 있다. 즉, 정가의 두세 배에 달하는 웃돈을 지불하고 표를 사더라도 구매자는 아무런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 처벌 걱정 없이 비싼 값에라도 표를 구하려는 수요가 존재하는 한 판매자만 옥죄어서는 암표의 뿌리를 뽑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더불어 아이돌 ‘팬미팅’은 콘서트와 진행 방식이 거의 같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공연법상 ‘공연’으로 분류되지 않아 합법적으로 암표 규제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유관 기관들은 쏟아지는 암표 신고 속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개정법 시행 직후 나흘 동안 접수된 암표 신고만 2,000여 건에 달한다. 콘진원과 음공협 등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거래 내역과 증빙 자료를 검토하고, 플랫폼 및 예매처와 공조하여 제도의 허점을 보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결국 암표와의 전쟁에서 실질적인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단순한 처벌 강화를 넘어, 날로 교묘해지는 거래 수법을 차단하고 헐거운 법망을 촘촘히 꿰맬 수 있는 세밀한 후속 조치가 시급한 시점이다.

빅뱅 20주년 콘서트에서 터진 시야제한석 이슈, 입 닫은 YG

BIGBANG. YG ENTERTAINMENT 제공

빅뱅의 20주년 콘서트에서 시야제한석을 두고 팬들의 불만이 터져나온 가운데,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공식 입장이 없다며 입을 닫았다.

지난 8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BIGBANG 2026-2027 WORLD TOUR ‘XX : COSMOS’ IN GOYANG’이 열렸다. 2017년 이후 9년 만에 열린 빅뱅의 콘서트이자 데뷔 20주년 월드투어의 첫 무대였으나, 고가의 티켓을 구매하고도 무대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는 팬들의 불만이 쏟아져 오점을 남겼다.

이번 논란의 중심이 된 좌석은 25만3000원에 판매된 ‘F1·F2 FLOOR R석’이다. 27만5000원에 판매된 스탠딩 VIP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싼 등급이다. 그러나 연결 통로나 돌출 무대가 높게 설치돼 일부 관객들에게는 본무대에 선 멤버들의 모습이 상당 부분 보이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전해졌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 민원 접수로까지 이어졌다. YG 측이 지난 6월 처음 공개한 공연 안내에서는 FLOOR R 좌석에서 본무대 관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7월 추가 티켓 판매 공지에는 일부 좌석에서 시야, 음향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과 시야 제한을 이유로 공연 당일 취소나 변경, 환불을 요청할 수 없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좌석 판매 및 고지 과정이 적절했는지 확인해 달라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신고가 접수됐다.

유사한 시야제한석 이슈에 대해 YG 측의 상반된 태도도 눈길을 끈다.

작년 7월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개최된 블랙핑크 콘서트 ‘BLACKPINK WORLD TOUR IN GOYANG’에서도 N3 좌석의 무대 시야가 제한되며 관객들의 불만을 자아낸 바 있다. 당시 YG 측은 공식 사과하는 입장을 내고 후속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빅뱅 콘서트의 시야제한석 관련 추후 대응 계획 및 관련 입장에 대해 YG 측은 빌보드코리아에 공식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SM, 중국 텐센트와 합작법인 STE 설립… 중국 신인 아이돌 프로젝트 추진한다

ZHOUMI. SMTME ENTERTAINMENT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중국 최대 음악 플랫폼 기업인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TME)와 손잡고 베이징에 합작법인 ‘STE’를 공식 출범시켰다. 지난 5월 양사가 맺은 업무협약을 구체화한 결과물로, 이를 통해 중화권 시장 공략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 대륙 정조준한 현지화 아이돌 제작

합작법인 STE 설립의 가장 큰 목적은 중국 본토에 최적화된 K팝 시스템의 도입이다. STE는 향후 2~3년 안에 중국 현지에서 활동할 신규 아이돌 그룹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디션을 통한 인재 발굴부터 데뷔 이후의 모든 활동을 중국 현지에서 총괄하게 된다.

이와 함께 기존 중화권 출신 아티스트들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도 이뤄진다. NCT 드림의 런쥔과 웨이션브이의 양양, 샤오쥔 등이 대륙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현지 맞춤형 매니지먼트를 전담할 계획이다.

■ 실무와 무대 감각 겸비한 ‘조미’ 리더십

신임 대표이사 자리에는 슈퍼주니어-M 출신의 조미가 올랐다. 약 20년 동안 무대 위에서 K팝 시스템을 직접 경험한 그는, 과거 SM 중국법인 이사직을 역임하며 경영 및 실무 감각까지 입증한 바 있다. 현지 트렌드와 K팝 제작 노하우를 모두 꿰뚫고 있어, SM과 TME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 K팝 기획사들의 치열해지는 ‘대륙 공략’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움직임은 이미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 JYP엔터테인먼트: 지난 2017년 TME와 합작해 ‘신성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이듬해인 2018년 전원 중국인 멤버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 ‘보이스토리’를 데뷔시키는 등 일찌감치 현지화의 성공 사례를 썼다.
  • 하이브(HYBE): 2025년 4월 중국 베이징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소속 아티스트들이 대륙에 원활하게 진출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최근 개최된 음악 시상식 ‘TIMA’에서 국내 K팝 아티스트들이 주요 부문을 수상하고 화려한 무대를 장식하며 현지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중국 내 팬미팅과 오프라인 콘서트가 속속 재개되며 굳게 닫혀있던 대륙의 문이 다시 열리는 추세다. 이를 기점으로 거대한 중국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K팝 엔터테인먼트사들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빌보드, AI 생성 음악 투명성 강화 나선다

Billboard

빌보드는 루미네이트(Luminate)의 독자적인 AI 감지 프로그램을 비롯해, AI로 제작된 음원을 태그하고 식별하는 새로운 도구들의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 25일(화), 빌보드는 음악 산업 내 인공지능(AI) 활용에 대한 투명성을 한층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빌보드 차트 및 관련 보도에서 AI가 사용된 곡을 명확히 식별하는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빌보드는 전 세계 대중의 음악 소비 트렌드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 한 세기 가까이 빌보드 차트는 팬들이 사랑하는 음악을 기록하는 업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지표 역할을 해왔으며, 새로운 형태의 예술적 표현과 기술 혁신에 발맞춰 진화해 왔다.

AI 생성 콘텐츠를 분류할 때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자와 아티스트 스스로의 투명성, 그리고 AI 생성 음악을 식별해 내는 신뢰할 수 있는 도구가 모두 필수적이다. AI 사용을 책임감 있게 밝히려는 이러한 공동의 노력은 음악 산업 전반에 걸쳐 매우 중요하며, 향후 빌보드 차트가 음악 소비 트렌드를 더욱 정확하고 책임감 있게 반영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빌보드의 실비오 피에트롤루옹고(Silvio Pietroluongo) 차트 및 데이터 파트너십 부문 수석 부사장(EVP)은 “AI 생성 음악의 투명성을 보장하려면 아티스트와 음반사부터 디지털 음원 서비스 제공자(DSP), 기술 기업, 업계 단체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새로운 식별 도구들이 개발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무적으로 생각하며, 우리 차트가 음악 소비를 정확하고 책임감 있게 반영할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다양한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테스트하고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일라 코보(Leila Cobo) 빌보드 공동 최고 콘텐츠 책임자는 “빌보드는 언제나 아티스트를 지지하고, 음악의 가치를 기리며, 보도의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기술 진화의 시기에 우리가 보도와 차트에서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하는 창작자들이 자발적으로 그 사용 여부를 밝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음악 산업이 이러한 복잡한 문제들을 헤쳐 나가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빌보드는 아티스트 커뮤니티, 음반사, DSP, AI 음악 기업 등 논의를 주도하고 AI 태깅의 투명성을 촉진하는 업계 관계자들과 열린 자세로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또 다른 공동 최고 콘텐츠 책임자인 제이슨 립슈츠(Jason Lipshutz)는 “AI가 현대 음악에 영향을 미치고 상호 작용하는 방식이 매일같이 변화하고 있지만, 우리는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플랫폼 전반에서 명확하고 객관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업계의 모든 관계자들과 협력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빌보드는 독자적인 AI 감지 프로그램에 대한 루미네이트의 최근 발표는 물론, 여러 플랫폼에 걸쳐 AI 생성 곡을 식별하고 태그하려는 업계 단체 및 DSP들의 움직임을 포함해, AI 제작 곡을 식별하는 선구적인 도구와 이니셔티브 개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빌보드는 앞으로도 업계 전반과 폭넓게 협력하며, 사용 가능한 도구를 테스트하고, 기사 편집 및 데이터 분석 전문성을 십분 활용하여 최선의 모범 사례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K팝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러닝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이유는?

SM ENT. KAKAO ENT

1. 10월, 런닝화 끈 묶는 K-엔터와 음원 플랫폼

올가을 음악 업계의 시선은 화려한 스타디움 무대가 아닌 ‘트랙’으로 향해 있다.

  • SM엔터테인먼트: 오는 10월 3일 인천 왕산 마리나항에서 오프라인 러닝 페스티벌 ‘SMTOWN RUN CLUB 26’을 개최한다. 샤이니 민호, 동방신기 최강창민, 소녀시대 유리, 엑소 수호 등 소속 아티스트들이 10km 코스 러너로 참여한다. 지난해 열린 ‘SM 런던 런’의 연장선으로 기획된 이번 행사는, 마라톤 코스 종료 후 웨이션브이(WayV), 샤이니 민호, 하츠투하츠(Hearts2Hearts)의 무대가 이어지는 형태로 진행된다.
  • 카카오엔터테인먼트(멜론): 10월 10일 성남 탄천 일대에서 열리는 카카오 주최의 1만 명 규모 마라톤 ‘카카오프렌즈 런 2026’에 자사 음원 플랫폼 멜론(Melon)이 프로모션 형태로 결합한다. 멜론은 행사 전 러닝 페이스(초보, 5K, 10K, 퍼포먼스)별 추천곡을 응모받아 공식 러닝 플레이리스트를 기획해 제공하며, 마라톤 당일에는 아티스트 2팀의 공연 무대가 마련될 예정이다.

2. 왜 ‘런닝’인가? 라이프스타일로 스며든 K팝 IP

기존의 익숙한 팬미팅이나 콘서트가 아닌 ‘러닝 페스티벌’을 선택한 배경에는 팬덤 비즈니스의 초점이 ‘라이프스타일 제품의 소비’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경험의 공유’로 진화했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AESPA. LE SSERAFIM. ILLIT

앞서 2023~2024년을 기점으로 K팝 IP 세일즈는 팬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실용적 굿즈(MD)로 큰 변화를 맞이한 바 있다. 레트로 감성을 자극해 품절 대란을 빚었던 에스파(aespa)의 실물 CD 플레이어(CDP)부터, 패션 브랜드 못지않은 르세라핌(LE SSERAFIM)의 애슬레저 짐웨어, 실생활 뷰티 루틴을 겨냥한 아일릿(ILLIT)의 천연 괄사 마사지기까지, 이른바 ‘일코(일반인 코스프레)’가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이 팬덤의 방 안과 일상복을 성공적으로 파고들었다.

이제 K팝 업계는 이러한 ‘라이프스타일 제품 판매’를 넘어, 아티스트와 팬이 특정 라이프스타일을 현장에서 함께 땀 흘리며 겪어내는 ‘경험의 단계’로 비즈니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번 러닝 페스티벌은 그 완벽한 연장선이다.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러닝 크루 문화에 K팝 IP를 결합함으로써, 엔터 기업은 단순한 실물 굿즈를 넘어 ‘건강하고 활동적인 일상’이라는 경험 자체를 아티스트와 동기화하여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3. 글로벌 씬이 증명한 페스티벌 사례

해외 음악 시장에서는 스포츠와 음악이 결합된 페스티벌이 이미 막대한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거대 비즈니스로 자리매김했다.

Night Nation Run. Rock ‘n’ Roll Running
  • 나이트 네이션 런 (Night Nation Run): 레이스 코스 곳곳에 DJ 스테이지를 설치하고, 완주 후 대형 EDM 파티를 여는 세계 최초의 런닝 뮤직 페스티벌. 음악과 스포츠 축제를 결합해 전 세계 100만 명 이상의 집객을 이끌어냈으며, 자선 단체 기부와 연계한 글로벌 펀드레이징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 락 앤 롤 러닝 시리즈 (Rock ‘n’ Roll Running Series): 마라톤 구간마다 라이브 밴드 공연을 배치해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이벤트. 2026년 미국 음악의 성지 내슈빌(Nashville)에서 열린 행사에는 약 2만 5천 명이 참여했다. 내슈빌 한 도시에서만 연간 8천만 달러(약 1,100억 원) 이상의 경제 파급 효과를 낳았으며, 지난 12년간 자선단체를 위해 1,800만 달러(약 240억 원) 이상을 모금하며 음악의 선한 영향력을 입증했다.

4. ‘관람’에서 ‘동반’으로 진화하는 팬덤

이번 러닝 페스티벌은 K팝 IP 비즈니스가 무대 위를 벗어나, 대중의 ‘라이프스타일’과 ‘커뮤니티 비즈니스’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팬덤은 특정 아티스트의 앨범과 굿즈를 소비하는 차원을 넘어, 같은 가치관과 취미(러닝 등)를 현장에서 공유하는 거대한 커뮤니티로 변화하고 있다. 음악 역시 단순히 귀로 듣는 콘텐츠를 넘어, 대중의 호흡과 심박수에 맞춰 땀 흘리는 든든한 ‘러닝메이트’가 되고 있다.

이러한 팬덤의 변화에 발맞춰, 앞으로는 팬들과 함께 호흡하며 일상적인 문화를 함께 겪고 만들어가는 것이 향후 K팝 산업의 중요한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팬들이 뽑은 이번 주 최고의 신곡, 엔하이픈의 ‘THE SIN : BLISS’

K팝 강자 엔하이픈의 미니 8집, 약 73%의 득표율 기록

ENHYPEN. BELIF LAB

엔하이픈(ENHYPEN)의 미니 8집 ‘THE SIN : BLISS’가 이번 주 신곡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금요일(8월 21일) 빌보드가 발표한 투표에서, 음악 팬들은 K팝 강자인 엔하이픈이 진행 중인 ‘THE SIN’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을 이번 주 가장 좋아하는 신보로 꼽았다.

‘THE SIN : BLISS’는 샘 스미스(Sam Smith), 위저(Weezer), 스텔라 레프티(Stella Lefty), 리바 매킨타이어(Reba McEntire)를 포함한 여러 아티스트들의 이번 주 신보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일요일 투표 마감 당시 엔하이픈의 새 미니 앨범은 약 73%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

이번 ‘THE SIN : BLISS’는 희승(HEESEUNG)이 솔로 활동을 위해 그룹 탈퇴를 선언한 이후 엔하이픈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앨범이다. 제이크, 제이, 성훈, 선우, 정원, 니키 6인조로 재편된 엔하이픈은 최근 역대 최대 규모 월드 투어인 ‘BLOOD SAGA’의 라틴 아메리카 및 미국 공연을 마쳤다.

지난 7월, 엔하이픈은 ‘2026 샌디에이고 코믹콘’에 참석해 자신들의 서사 세계관에서 영감을 받은 하이브(HYBE) 오리지널 스토리 ‘다크 문(DARK MOON)’을 글로벌 관객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THE SIN : BLISS’ 발매 전까지 엔하이픈은 빌보드 200 차트에 총 9개의 앨범을 진입시켰으며, 그중 6개 앨범을 톱 10에 올렸다. 해당 앨범은 MANIFESTO : DAY 1(2022년 6위), DARK BLOOD(2023년 4위), ORANGE BLOOD(2023년 4위), ROMANCE : UNTOLD(2024년 2위), DESIRE : UNLEASH(2025년 3위), THE SIN : VANISH(2026년 2위)이다.

다음 일정으로 엔하이픈은 2027년 2월부터 3월까지 영국과 유럽에서 ‘BLOOD SAGA’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주 빌보드 투표에서 엔하이픈의 뒤를 이은 것은 약 12%의 득표율을 기록한 ‘기타’ 항목이었으며, 샘 스미스의 정규 5집 ‘Hazel Eyes’가 7%로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주 투표의 최종 결과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꼭 들어봐야 할 더 많은 신보는 빌보드의 ‘프라이데이 뮤직 가이드(Friday Music Guid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트레이 키즈, ‘THIS & THAT’으로 빌보드 200 9연속 1위 달성 소감: “역대급으로 기쁜 소식!”

스트레이 키즈가 자체 최고 주간 판매량을 기록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STRAY KIDS. JYP ENTERTAINMENT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가 말문이 막힐 정도로 감격했다. 이 K팝 슈퍼그룹 멤버들은 지난 일요일(8월 16일), 그들의 최신작 ‘THIS & THAT’이 빌보드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통산 9번째 1위에 올랐다는 소식에 벅찬 소감을 전했다.

8인조 그룹 스트레이 키즈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안녕하세요, 스트레이 키즈입니다!”라고 한목소리로 인사하며, “9연속 빌보드 200 1위 앨범 ‘THIS & THAT’ … 스테이(STAY),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는 캡션을 남겼다.

멤버 방찬은 “오늘 역대급으로 기쁜 소식을 전하게 되어 무척 설렙니다. 저희의 최근 앨범 ‘THIS & THAT’이 빌보드 200에서 9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정말 믿기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멤버 필릭스는 “여러분의 모든 응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스테이, 정말 고마워요.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 엄청난 이정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거예요. 전 세계 모든 분들과 함께 이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어 인사가 끝난 후, 승민은 “저희의 이런저런(‘this to that’) 다양한 모습들을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올 한 해도 저희와 함께해 주시길 기대할게요”라며 앨범명을 재치 있게 인용해 소감을 마무리했다.

이들에게는 축하할 이유가 충분했다. 루미네이트(Luminate)에 따르면, 8월 22일 자 차트에서 1위에 오른 그들의 9번째 1위 앨범은 8월 13일 자로 끝나는 주간 집계에서 미국 내 36만 9,000장의 환산 앨범 판매량(Equivalent Album Units)을 기록했다. 이는 그룹의 자체 최고 주간 기록이다. 그중 실물 앨범 판매량은 35만 7,000장으로, 이 역시 자체 최고 판매량이다.

총 8곡이 수록된 ‘THIS & THAT’의 앨범 판매량은 포토카드, 포스터, 스티커 등 소장품이 포함된 17종의 CD 및 바이닐(LP) 버전과 8종의 디지털 다운로드 버전이 발매된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스트레이 키즈가 빌보드 200 차트에 진입시킨 9장의 앨범은 2022년 ‘ODDINARY’를 시작으로 모두 1위로 데뷔했다. 이어 2024년 ‘HOP’ 역시 1위로 데뷔하며, 스트레이 키즈는 빌보드 진입 첫 6개 앨범을 모두 1위로 데뷔시킨 최초의 아티스트가 된 바 있다. 이번 9번째 1위를 통해 스트레이 키즈는 금세기(2000년 이후) 그룹 중 최다 1위 기록을 경신했으며, 역대 빌보드 200 그룹 부문에서 롤링 스톤스(Rolling Stones)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1위는 총 19번 정상을 차지한 비틀즈). 또한 이들은 역대 K팝 그룹 중 최다 1위 앨범 보유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한편, 스트레이 키즈의 2026년 월드 투어 ‘RUN IT’은 오는 8월 29일 도쿄 국립경기장 공연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이후 9월에는 콜롬비아,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멕시코시티의 에스타디오 GNP 세구로스에서 양일간(9월 25~26일) 열리는 남미 투어로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JYP엔터 2분기 매출 전년 대비 15%↓… 저연차 IP 세대교체 ‘과제’

JYP ENTERTAINMENT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가 올해 2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분기 공시에 따르면 JYP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약 15% 하락하며 외형 성장에도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이번 2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전년 동기의 막대한 호실적에 따른 ‘역기저효과’다. 지난해 2분기는 간판 보이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의 대규모 월드투어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로, 당시 JYP의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순이익은 무려 2,734.4%나 폭증한 바 있다. 올해 2분기에는 당시 수준을 상회할 만한 대규모 투어 및 온라인 상품 판매가 부재하면서 콘서트 수익(399억 원)과 MD 수익(439억 원)이 전년 대비 각각 35.7%, 34.5% 감소했다. 즉, 지난해 워낙 높았던 실적 기준점이 올해 2분기 실적 지표 하락 폭을 키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당장의 실적 부진은 기저효과에 기인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연차 IP의 활동 공백 리스크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JYP의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스트레이 키즈는 향후 멤버들의 군 복무로 인한 군백기(군대+공백기)를 앞두고 있다. 또한 글로벌 돔 투어를 이끄는 트와이스(TWICE)의 경우, 멤버 채영과 정연이 JYP와 개별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기로 하면서 향후 완전체 활동 및 투어 일정에 대한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회사 수익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이들 고연차 간판 아티스트들의 활동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저연차 IP 육성이 필수적인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은 탄탄한 IP 다각화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타 대형 기획사들의 행보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SM엔터테인먼트는 에스파, 라이즈(RIIZE), NCT 위시 등 저연차 대세 그룹과 고연차 아티스트들이 고르게 투어와 팝업스토어 수익을 이끌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 증가(529억 원)했다. 선두인 하이브 역시 170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59.3% 폭증이라는 기록적인 성장을 증명했다.

결국 JYP가 현재의 매출 감소를 극복하고 중장기적인 반등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엔믹스(NMIXX), 킥플립, 넥스지(NEXZ) 등 저연차 아티스트들의 빠른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채로운 라인업이 쉴 틈 없이 수익을 창출하는 경쟁사들의 사례처럼, JYP 역시 특정 그룹에 집중된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이들 신인 및 중저연차 그룹들의 글로벌 투어 확대와 성공적인 MD 수익화 궤도 진입을 이뤄내는 것이 향후 성장을 이끌 가장 묵직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스포티파이, 9월부터 AI로 생성된 가상 아티스트에게 ‘AI 페르소나 배지’ 도입

Spotify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오는 9월 중순부터 AI로 생성된 가상 아티스트 프로필에 ‘AI 페르소나 배지’를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

스포티파이는 올해 ‘아티스트 정체성 및 신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미 도입된 ‘스포티파이 인증’,’송DNA’, ‘AI 크레딧’, ‘아티스트 프로필 보호’에 이어, 이번 AI 페르소나 배지 역시 생성형 AI 시대에 가장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스트리밍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핵심 조치다.

스포티파이 측은 “생성형 AI 시대에 청취자가 음악을 만든 아티스트가 실제 사람임을 믿을 수 있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라며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도입되는 AI 페르소나 배지의 세 가지 핵심 기능은 다음과 같다.

Spotify

■ AI 페르소나 배지 핵심 기능 3가지

  • 알고리즘 및 에디토리얼 추천 기본 제외
    AI 페르소나로 분류된 가상 아티스트의 음악은 스포티파이의 알고리즘 기반 맞춤형 추천이나 공식 편집(에디토리얼) 플레이리스트에서 기본적으로 배제된다. 사용자가 해당 가상 아티스트를 직접 팔로우하지 않는 이상 추천 목록에 노출되지 않는다.
  • AI 아티스트에 대한 투명한 정보 제공
    아티스트 프로필, 검색 결과, 트랙 목록 등 사용자가 음악을 탐색하는 화면 곳곳에 ‘AI 페르소나 배지’가 직관적으로 표시된다. 청취자가 이 배지를 누르면 해당 아티스트가 가상 인물이라는 사실과 함께, 그 정보의 출처(아티스트의 자발적 공개인지, 스포티파이의 자체 지정인지)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 자체 검토 및 사용자 신고 시스템 도입
    스포티파이는 아티스트의 자발적 공개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검토를 통해 실사화된 AI 계정을 식별해 선제적으로 배지를 부여한다. 배지가 강제로 지정된 아티스트에게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가 주어지며, 향후 일반 청취자가 가상 인물로 의심되는 프로필을 직접 신고할 수 있는 사후 관리 기능도 도입해 플랫폼의 자정 작용을 강화할 예정이다.

■ 음악 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AI 투명성’ 요구

스포티파이의 이번 정책은 AI가 생성한 음악에 라벨을 붙이거나 무분별한 사용을 제한하려는 글로벌 음악 업계 전반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한다.

지난 7월, 미국음반산업협회(RIAA)와 국제음반산업연맹(IFPI)은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 등 디지털 음악 서비스 및 기타 파트너 전반에 걸쳐 ‘AI 생성’ 및 ‘AI 지원’이라는 자발적 태그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어 해외 대형 메이저 레이블을 비롯해 빌리브(Believe), BMG, 콘코드(Concord), 하이브(HYBE) 등 주요 음악 기업 연합이 AI로 제작된 음원의 공식 차트 진입을 금지하는 원칙을 제안했다. 단, 해당 음원이 합법적으로 제작되었고, ‘실질적으로 인간의 손길이 닿았으며’, 스트리밍 조작 우려가 없는 경우는 예외로 두어 인간의 창의성을 보호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스포티파이의 이번 ‘AI 페르소나 배지’는 음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넘어, 아티스트가 ‘실제 사람인지 여부’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기능 도입과 함께 음악 시장 내 AI 투명성 논의는 플랫폼과 산업을 아우르는 중요한 핵심 안건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Red Velvet, ‘Velvet Summer’와 함께 여름으로 돌아오다

RED VELVET. SM ENTERTAINMENT

K-팝의 감성적 영역을 확장해 온 그룹 레드벨벳. 이들이 새 앨범 ‘Velvet Summer’를 통해 시간과 성장, 그리고 자신들을 상징하는 계절인 여름을 향해 내면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레드벨벳이 2년여 만에 완전체로 돌아왔다. 5인조로 돌아온 이들은 새 미니 앨범 ‘Velvet Summer(벨벳 서머)’를 통해 자신들의 대명사와도 같은 계절 ‘여름’으로 귀환했지만, 이번에는 그 정체성의 또 다른 이면을 조명한다.

조이는 빌보드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예전의 밝고 에너지 넘치는 콘셉트 대신, 한결 부드럽고 여유로운 여름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데뷔 12년 차가 된 만큼, 지금의 레드벨벳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한층 성숙한 여름을 담아낼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총 5곡이 수록된 이번 미니 앨범은 보사노바, 레게, 댄스 팝, 클래식, 어쿠스틱 등의 질감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는 단순한 장르적 시도를 넘어 온도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타이틀곡 ‘Surfin’ Boy’는 세련된 하우스 리듬 위에 보사노바 기타와 여유로운 레게 리듬을 얹었다. ‘빨간 맛’, ‘Power Up’, ‘음파음파’가 쨍한 색채와 즉각적인 청량감으로 여름을 맞이했다면, ‘Surfin’ Boy’는 그 여름의 여운을 오래도록 곁에 머물게 한다.

12년이라는 시간은 K-팝 걸그룹에게 결코 흔치 않은 시간이다. 레드벨벳이 그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해 온 것은 단순한 인기가 아닌, 확고한 정체성이었다. 이들은 ‘레드’의 생기발랄한 에너지와 ‘벨벳’의 부드러운 끌림이라는 양극단 사이에서 자신들만의 스펙트럼을 넓혀왔고, 결국 이 두 콘셉트는 번갈아 등장하는 것을 넘어 자연스럽게 공존하기 시작했다. 걸그룹의 팝이 여전히 ‘밝음’으로만 정의되던 시기에도 레드벨벳은 끊임없이 그 경계를 시험했다. ‘피카부 (Peek-A-Boo)’로 장난기 가득한 겉모습을 서늘하게 비틀었고, ‘Rookie’와 ‘짐살라빔 (Zimzalabim)’으로는 키치를 의도적인 기묘함으로 밀어붙였으며, ‘Dumb Dumb’에서는 인간과 기계 사이의 불안감을 포착해 냈다. 이 곡들은 여성 아이돌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을 한 차원 넓혔으며, 이들은 실패를 무릅쓰고서라도 기꺼이 그 영역으로 다시 뛰어들었다.

이 모든 여정을 지탱해 준 것은 단연 ‘음악’이었다. 국내외 작곡가들을 하나의 트랙에 참여시키는 SM엔터테인먼트의 A&R 시스템은 켄지(Kenzie)와 다국적 팀이 공동 작곡한 2024년 앨범 ‘Cosmic’의 타이틀곡처럼, 레드벨벳 특유의 다층적인 사운드와 완벽한 시너지를 냈다. 멤버들 역시 그 음악과 함께 성장했다. 솔로 활동을 통해 작사가로서의 감각을 갈고닦아 온 조이는 이번 앨범에서 타이틀곡 ‘Surfin’ Boy’와 수록곡 ‘Hawaii’를 단독 작사했다. 그동안 이들은 빌보드 200 차트에 진입했고, 월드 앨범 차트에서는 네 차례나 1위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아이린은 “녹음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멤버 각자의 음색이 얼마나 더 뚜렷해졌는지였다”며, “그 개별적인 색깔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저희 사운드에 훨씬 더 풍성하고 성숙한 느낌을 주었다”고 회상했다.

RED VELVET. SM ENTERTAINMENT

다음은 빌보드코리아가 레드벨벳과 나눈 공백기와 재결합, 그리고 ‘Velvet Summer’ 그 이후에 관한 인터뷰 전문이다.

Q. 다섯 멤버가 완전체 레드벨벳으로 앨범을 발매한 지 거의 2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여러분 각자는 솔로 앨범, 연기, 방송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혔는데요. 그룹의 리더로서 이번에 다섯 명이 함께 작업하는 과정에서 눈에 띄게 달라지거나 더 발전했다고 느낀 점이 있나요?

아이린: 녹음하면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건 각 멤버의 보컬 톤이 정말 뚜렷해졌다는 점이었어요. 그 개별적인 색깔들이 아름답게 하나로 모여서 저희 사운드에 훨씬 더 풍성하고 성숙한 느낌을 더해줬죠. 또, 저희는 서로를 워낙 잘 알다 보니 무언가 결정을 내려야 할 때면 언제나 자연스럽게 의견이 하나로 모이곤 해요.

Q. 레드벨벳은 항상 ‘레드’와 ‘벨벳’이라는 정체성의 양면을 오가면서도, 어느 한쪽에 딱 들어맞지 않는 음악을 만들어 왔습니다. 이 두 가지 콘셉트가 오늘날에도 그룹을 정의하는 유효한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이제는 그런 구분을 넘어선, 레드벨벳만의 독자적인 음악적 언어를 구축했다고 느끼시나요?

슬기: 저는 여전히 ‘레드’와 ‘벨벳’이 저희의 본질이자 음악의 가장 중요한 토대라고 생각해요. 데뷔 초반에는 두 콘셉트가 확연히 구분되는 느낌이 강했다면, 지금은 그 두 가지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 자체가 레드벨벳만의 독특한 음악적 정체성으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Q. 가장 밝고 직관적인 곡들에서조차 레드벨벳은 예상치 못한 화음과 정교한 보컬 레이어링으로 유명합니다. 이번 앨범에서는 다섯 명의 목소리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어떻게 새롭게 다듬고 싶었으며, 리스너들이 어떤 새로운 보컬 색깔을 발견해 주길 바랐나요?

웬디: 각자의 솔로 활동이 멤버 모두에게 더 확고한 보컬 정체성을 길러주었다고 생각해요. 완전체로 녹음하는 것이 오랜만이었기 때문에, 저는 다른 멤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각 곡에 맞는 최적의 밸런스를 찾는 데 집중했어요. 겹겹이 화음을 쌓을 때는 메인 싱어의 톤과 호흡에 맞추면서도, 각 레이어 사이에 미묘한 차이를 두어 사운드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 앨범이 여름 앨범인 만큼 보컬이 가볍고 맑으면서도 힘들이지 않은 것처럼 편안하게 들리기를 바랐어요. 동시에 레드벨벳 특유의 청량한 에너지를 놓치지 않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Q. 앨범의 두 곡에 가사를 직접 쓰셨습니다. 레드벨벳이 확립해 온 음악적 세계관에 본인만의 언어와 감정을 불어넣을 때 어떤 균형을 찾으려 하셨나요? 개인적으로 유독 와닿거나 본인의 시선을 가장 잘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가사가 있다면요?

조이: 제가 ‘Surfin’ Boy’와 ‘Hawaii’를 작사했는데요. ‘Surfin’ Boy’는 타이틀곡이기 때문에 레드벨벳 고유의 사운드에 충실하면서도 그룹의 멤버로서 제가 가진 바람을 함께 담아내고 싶었어요. 2년 2개월 만에 다시 뭉친 만큼 팬분들께 보답하고 싶었고, 앞으로도 매년 여름마다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Hawaii’는 지극히 개인적인 곡이지만, 동시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어릴 적에는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만한 어른이 되겠다는 굳은 다짐으로 두려움 없이 모든 도전에 맞섰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한때 꿈꾸던 그런 어른이 되었나?’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어요. 이 노래를 통해, 우리가 어릴 적 꿈을 잊지 않고 간직하는 한 우리의 삶은 여전히 의미 있을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 더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을 하와이의 아름다운 풍경에 빗대어 표현했어요.

‘Surfin’ Boy’ 가사 중: “나와 함께여서 / 사랑으로 가득했던 / 그 여름날의 우리들” 이 구절은 레드벨벳과 레베럽(ReVeluv)이 함께 보낸 수많은 여름 동안 나누었던 사랑을 떠올리게 해요.

“거친 파도가 덮쳐도 / 결국엔 난 널 찾아” 이 가사는 비록 우리가 잠시 떨어져 있을지라도, 결국엔 다시 서로의 곁으로 돌아오게 될 거라는 굳은 믿음을 표현한 거예요.

“다시 만난 너와 / 눈부시게 빛낼 / 이 여름날의 설렘들” 이 부분은 앞으로 우리가 계속해서 함께 만들어갈 눈부신 추억들을 기대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Hawaii’ 가사 중: “내 어릴적 작은 소망 / 멋진 어른이 되는 것 / 눈 깜짝할 새 키만 자란 / 별난 어른 돼버렸지” 아마 이 곡에서 가장 사적이고 자전적인 대목일 거예요.

“푸르던 네 꿈들을 / 기억해 줄래 / No more blues” 이 구절은 제가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 즉 우리가 어릴 적 품었던 꿈을 놓지 말자는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Q. 솔로 앨범을 통해 레드벨벳 안에서 보여주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결의 목소리를 들려주셨습니다. 솔로 아티스트로서 앞으로 어떤 장르, 감정, 이야기들을 더 깊이 탐구하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그 작업을 통해 얻은 발견들이 궁극적으로 레드벨벳의 음악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예리: 솔로 아티스트로서 시도해 보고 싶은 사운드가 아직 너무나도 많아요. 제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게 뭔지, 가장 ‘나다운’ 게 뭔지 고민하는 데 꽤 긴 시간을 보냈고, 이제야 제가 들려드리고 싶은 사운드를 찾은 것 같아요. 앞으로 나올 제 솔로 앨범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릴 테니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항상 제 솔로 음악과 레드벨벳의 음악이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왔어요. 실제로 다음 솔로 앨범에 수록될 예정인 곡 중 하나는 레드벨벳을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를 담고 있기도 해요.

Q. 호평받은 첫 솔로 정규 앨범을 통해 본인만의 목소리와 예술적 취향을 훨씬 더 폭넓게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건 온전한 앨범을 완성한 후, 그룹 내에서 본인의 역할과 보컬에 대해 달라진 이해를 안고 레드벨벳으로 돌아오게 되었나요?

아이린: 레드벨벳 음악 안에서는 항상 제 목소리가 제 앞뒤로 노래하는 멤버들과 어떻게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을지 주의 깊게 고민해 왔어요. 솔로 앨범을 작업하면서 제 목소리와 그 장점을 한층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그 강점들을 어떻게 레드벨벳의 음악 안으로 스며들게 할 수 있을지 더 많이 연구하게 되었죠. 이 경험을 통해 아티스트로서 훌쩍 성장했다고 느끼고, 이 모든 성장은 온전히 우리 레베럽 여러분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변함없는 응원이 제가 계속해서 배우고 나아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Q. 솔로 음악, 퍼포먼스, 패션, 그리고 비주얼 콘텐츠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본인만의 확고한 예술적 언어를 구축해 오셨습니다. 이번 앨범에서는 비주얼 세계관이 리스너들의 음악 감상을 어떻게 더 깊게 만들거나 새롭게 재구성하기를 바라셨나요?

슬기: 저희는 음악과 비주얼이 하나의 완전한 경험으로 다가가서 많은 분들이 앨범에 온전히 몰입하실 수 있기를 바랐어요. 처음 데모를 들었을 때는 기분 좋은 바람이 살랑이는 듯한 여유로운 분위기였거든요. 그런데 이걸 레드벨벳의 목소리로 입히고 나니 훨씬 신비롭고 묘한 매력이 더해지더라고요. ‘인어(Mermaid)’ 콘셉트가 이 곡 특유의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완벽하게 시각화해 준 것 같아요.

Q. 솔로 아티스트, 레드벨벳의 메인 보컬, 그리고 라디오 DJ로서 목소리를 아주 다채롭게 사용하고 계십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와 감정에 귀 기울이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녹음실에서 가사를 해석하거나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웬디: 제가 세상 모든 종류의 삶이나 감정을 직접 겪어볼 수는 없지만, 라디오를 진행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사연들을 접하게 됩니다. 깊이 공감되는 사연도 있고, 세상을 보는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안겨주는 사연도 있죠. 그렇게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니 훨씬 더 넓은 스펙트럼의 감정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새로운 곡을 작업할 때는 먼저 가사를 찬찬히 읽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감정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요. 그런 다음 멜로디를 들으며 제 나름의 해석을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하죠. 개인적인 경험도 물론 중요하지만, 타인의 이야기와 깊이 교감하는 과정 또한 제가 더 풍부한 감정을 표현하는 보컬로 성장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Q. 레드벨벳의 예전 여름 앨범들이 대부분 쨍한 색채와 즉각적인 에너지로 정의되었다면, 이번 앨범은 여름에 대한 한층 더 성숙하고 몽환적인 시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레드벨벳’만이 표현할 수 있는 여름의 감성은 과연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조이: 이번에는 예전에 저희가 주로 선보였던 톡톡 튀고 에너지 넘치는 콘셉트 대신, 여름의 좀 더 부드럽고 여유로운 이면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저희가 데뷔 12년 차가 된 만큼, 오늘날의 레드벨벳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한층 성숙한 여름을 담아낼 준비가 충분히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Q. 이렇게 긴 커리어를 탄탄하게 이어온 그룹에게 새 앨범은 단순히 예전의 성공 공식을 답습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룹이 왜 계속해서 나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이정표 역할도 하죠. 이번 앨범이 궁극적으로 레드벨벳의 디스코그래피 안에서 어떤 의미로 남기를 바라시나요?

예리: 다섯 멤버가 다 함께 모여 저희가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저희에겐 믿을 수 없을 만큼 벅차고 소중한 일이에요. 많은 분들이 이 앨범을 따뜻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본 인터뷰는 Billboard.com에서 최초 게재됐으며, 영문 원문은 해당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