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타파이가 멜론을 제치고 국내 2위 플랫폼으로 등극한 이유는?

Spotify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의 지각변동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음원 플랫폼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조사에서 스포티파이가 622만 명을 기록하며, 593만 명에 그친 멜론을 제치고 국내 2위에 올랐습니다. 1위 유튜브뮤직(949만 명)에 이어 2위 자리마저 해외 플랫폼에 내주면서, 오랫동안 시장을 지켜온 토종 플랫폼 멜론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멜론과 스포티파이 사이에는 100만 명 이상의 격차가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스포티파이의 MAU가 233만 명 급증하는 동안 멜론은 44만 명이 이탈했습니다. 스포티파이가 멜론을 제치고 단기간에 시장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주요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공정위 ‘결합 판매’ 제재… 유튜브 이탈 수요 대거 흡수

스포티파이 급성장의 가장 큰 동력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유튜브 ‘서비스 결합 판매’ 제재가 꼽힙니다. 기존에는 영상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에 유튜브뮤직이 연동 제공되며 독점적인 이용자를 확보했으나, 공정위의 제재로 음원이 제외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가 신설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료 결제 부담을 느낀 이용자들이 유튜브를 이탈했고, 대안을 찾던 수많은 음악 소비자들이 스포티파이로 대거 유입된 것이 순위 역전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 ‘광고 기반 무료 요금제’와 네이버 제휴의 시너지

스포티파이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유효하게 작용했습니다. 2024년 10월 도입한 ‘스포티파이 프리’는 광고를 청취하는 조건으로 무료 스트리밍을 제공해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췄습니다. 여기에 국내 최대 검색 포털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의 연동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초기 이용자 수를 대폭 끌어모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유료 구독 전환으로 이어졌습니다.

■  멜론의 아쉬운 해외 음원 보유량

반면 국내 대표 플랫폼인 멜론은 해외 음원 라이브러리의 한계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POP 및 해외 음악 소비 비중이 높아진 최신 음악 트렌드 속에서, 국내 플랫폼들은 상대적으로 해외 음원 수급량과 데이터베이스 측면에서 스포티파이나 유튜브뮤직 등 글로벌 공룡들에 비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다양해진 국내 소비자의 음악적 취향을 멜론이 충족시키지 못한 점이 이용자 이탈로 이어졌습니다.

■ 실효성 부족한 ‘차트 신설’… 정작 소비자 반응은 냉담

이탈하는 이용자를 잡기 위해 멜론은 ‘K-글로벌 차트’ 등을 신설하며 대응에 나섰으나, 정작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합니다. 이미 글로벌 음악 시장의 흐름을 확인하기 위해 빌보드(Billboard) 차트나 해외 플랫폼의 실시간 차트를 직접 참고하는 소비자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글로벌 차트는 유의미한 가치나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이 이미 이용자 수가 정체된 제로섬 상태에 진입했다고 분석합니다. 정교한 AI 추천 알고리즘과 압도적인 음원 보유량을 앞세운 해외 플랫폼의 공세 속에서, 단순한 차트 개편이나 기존 방식만으로는 토종 플랫폼이 흐름을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이브 등 글로벌 음반사, AI 음악 차트 자격 규칙 제안

주요 레이블 및 음반사

인공지능(AI)이 제작한 음악이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에 대거 유통되는 가운데, 하이브(HYBE)를 비롯한 세계 주요 음반사들이 공식 차트 진입을 규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공동으로 제시했습니다. 인간 아티스트의 창작권을 보호하고 AI를 악용한 음원 조작을 방지하겠다는 취지입니다.

29일(현지시간) 하이브,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 워너 뮤직 그룹(WMG), 소니 뮤직(Sony Music) 등 글로벌 대형 레이블과 주요 독립 음반사 연합은 공식 음악 차트에 적용할 ‘AI 음원 자격 원칙’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제안에는 AI 기술이 활용된 음원이 차트에 집계되기 위해 갖춰야 할 네 가지 필수 요건이 포함되었습니다.

■  차트 집계를 위한 4대 필수 요건

연합 측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음원이 빌보드 등 공식 차트에 오르기 위해서는 다음 항목을 모두 만족해야 합니다.

  1. 인가된 AI 플랫폼 활용: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고 정식 인가를 받은 AI 서비스를 통해 제작되어야 합니다.
  2. 인간 중심의 창작성: 기획 및 제작 과정의 실질적인 주체는 인간 아티스트여야 합니다.
  3. 법적 권리 준수: 저작권, 인접권, 초상권 등 관련 법령을 엄격히 준수해야 합니다.
  4. 투명한 표기 및 조작 방지: 소비자에게 AI 사용 여부가 투명하게 고지되어야 하며, 스트리밍 어뷰징 요소가 없어야 합니다.

■  ‘AI 생성’과 ‘AI 보조’의 명확한 선 긋기

특히 음반사들은 완전히 AI로 제작된 ‘AI 생성(AI-generated)’ 음원의 경우 차트 집계 대상에서 전면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반면, 인간이 주도하고 AI를 일부 보조 수단으로 활용한 ‘AI 보조(AI-assisted)’ 음원은 투명한 라벨링 조치를 거쳐 차트 진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제안했습니다.

음반사 연합은 “이번 프레임워크는 순수 합성 음원이나 무단 AI 모델로부터 인간 주도의 창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경계선”이라며, “불법적 알고리즘이나 부정 스트리밍으로 만든 곡이 공식 차트에 반영되는 것을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무단 학습·음원 조작 범람에 대한 업계의 방어선

이러한 움직임은 무단 학습된 AI 음원의 범람과 부정 스트리밍 행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프랑스 음원 플랫폼 디저(Deezer)에 따르면 하루 평균 수만 건의 순수 AI 생성 음원이 업로드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조회수 조작에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여기에 허가 없이 아티스트의 음원을 학습시킨 AI 음악 스타트업들과의 저작권 분쟁이 지속되면서, 창작 생태계와 로열티 정산금을 보호하기 위한 차트 차원의 방어선 구축이 시급해졌다는 분석입니다.

비록 본 지침이 빌보드 차트를 비롯한 주요 차트 기관에서 해당 지침을 정식 채택하기까지는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하지만, 하이브와 글로벌 대형 레이블들이 뜻을 모은 만큼 향후 음악 산업 내 규범 정립에 강력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래미 CEO, BTS 그래미 어워즈 불참 소식에 입장 발표

BTS. BIGHIT MUSIC

방탄소년단(BTS)이 2027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 새 앨범 ‘아리랑(ARIRANG)’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그래미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의 하비 메이슨 주니어(Harvey Mason jr.) CEO가 공식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앞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에 의해 나뉘기보다는 그 자체로 온전히 들려지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며 그래미 어워드 후보 제출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이에 하비 메이슨 주니어 CEO는 성명을 내고 “방탄소년단이 올해 그래미 과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음악 창작자로서 이들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방탄소년단이 언급한 ‘지역과 언어에 의한 분리’ 지적에 대해 명확한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아시안 팝 부문은 아시아에서 탄생하는 팝 예술성의 깊이와 다양성, 놀라운 성장을 기념하고 아티스트들에게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기 위해 신설된 것”이라며, 해당 부문이 차별이나 분리의 목적이 아닌 아시아 음악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한 취지임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메인 시상 부문 진출 차단에 대한 우려도 일축했습니다. 그는 “아시안 팝, 재즈, 컨트리 등 특정 장르 부문에 음원을 출품한다고 해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등 제너럴 필드(본상) 후보 자격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장르 부문과 본상 부문의 인정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으며, 아티스트는 두 영역 모두를 충분히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그래미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중과 음악 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이미 독보적인 성과를 거둔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K팝 아티스트들을 별도의 카테고리에 격리하려 한다는 시각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본상 노미네이트가 제도적으로 가능하다고는 하나, 단 하나의 퍼포먼스 부문에만 출품을 허용하는 규정상 주요 팝 퍼포먼스 부문에서의 정면 승부를 피하게 만드는 ‘유리천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방탄소년단의 소신 있는 행보와 이에 대한 그래미 측의 입장 발표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K팝을 포함한 비서구권 음악을 바라보는 그래미의 시선과 변화에 대한 글로벌 음악계의 관심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방탄소년단, 2027 그래미 어워드 출품 안 한다

BTS, BIGHIT MUSIC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내년 열리는 2027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 최신 앨범 ‘아리랑(ARIRANG)’을 비롯한 음악을 제출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번 결정은 주최 측인 레코딩 아카데미(The Recording Academy)가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Best Asian Pop Music Performance)’라는 새로운 부문을 도입한 지 한 달여 만에 전해졌습니다.

29일(현지시간)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 등 일곱 멤버는 각자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같은 내용의 영문 입장문을 게재했습니다. 이들은 “올해 그래미에는 후보 등록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며, “음악이 특정한 언어나 지역을 기준으로 나뉘기보다는, 음악 그 자체의 가치로 온전히 청취 되고 사랑받기를 희망한다”고 전했습니다. 더불어 늘 곁을 지켜주는 팬덤 아미(ARMY)에게 감사의 인사도 덧붙였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이러한 행보는 최근 레코딩 아카데미가 신설한 아시안 팝 부문의 기준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해당 부문은 곡에 아시아권 언어가 ‘의미 있는 수준(meaningful use)’으로 쓰여야 한다는 자격 요건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에 올랐던 방탄소년단의 메가 히트곡 ‘스윔(Swim)’의 경우 전곡이 영어로 이루어져 있어 애당초 이 아시안 팝 부문에는 지원조차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군 복무를 모두 마치고 지난 2026년 3월 발매한 정규 5집 ‘아리랑’은 방탄소년단에게 매우 성공적인 복귀작이었습니다. 발매 첫 주에만 64만 1,000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으며, 이는 최근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룹 단위 앨범 중 가장 높은 첫 주 성적입니다.

미국 음악계 일부에서는 새롭게 마련된 아시안 팝 부문이 오히려 아시아 출신 음악가들을 주류 팝 퍼포먼스 경쟁에서 배제하고 특정 카테고리에만 묶어둘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비록 ‘올해의 앨범’ 같은 주요 4개 부문(제너럴 필드)에는 장르 제약 없이 오를 수 있지만, 퍼포먼스 부문은 단 한 곳에만 출품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입니다. 결국 아시안 팝 부문을 선택하면, 기존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에는 나설 수 없게 됩니다. 그래미의 이 같은 운영 방식에 반발하여 과거 드레이크, 위켄드, 모건 월렌 등의 대형 아티스트들도 후보 등록을 거부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간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그리고 콜드플레이와의 합작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3년 연속 노미네이트되는 등 그래미에서 총 5번 후보에 올랐습니다. 특히 2021년 서울 마천루에서의 원격 무대와 2022년 라스베이거스에서의 첩보 콘셉트 무대를 선보이며 그래미 시청률을 견인하는 핵심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올해 초 열린 시상식에서는 넷플릭스 작품 ‘KPop Demon Hunters’에 수록된 ‘Golden’이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을 수상하며 K팝 최초의 그래미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바 있습니다.

레코딩 아카데미 측은 방탄소년단의 이번 출품 포기 선언과 관련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아리아나 그란데, 투어 스태프를 시작으로 음악 산업 종사자 ‘멘탈 케어’를 위한 캠페인 출범

ARIANA GRANDE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가 무대 뒤에서 땀 흘리는 스태프들의 마음 건강을 챙기는 것을 시작으로, 음악 산업 전반의 멘탈 케어를 돕는 뜻깊은 행보에 나섰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28일, 아리아나 그란데가 최근 설립한 비영리 재단 ‘브라이터 데이즈 어헤드(Brighter Days Ahead Foundation)’는 음악계 종사자들의 정신 건강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백라인(Backline)’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협력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투어의 모든 댄서와 밴드 멤버, 크루들에게 정신 건강 지원금과 케어 패키지가 제공됩니다.

최근 로스앤젤레스 기아 포럼(Kia Forum)에서 열린 매진 공연 당시, 재단과 백라인은 오랜 시간 길 위에서 생활하는 투어 스태프들을 위해 200개의 특별한 웰니스 토트백을 선물했습니다. 가방 안에는 수면 안대, 라벤더 오일, 스트레칭용 밴드, 립밤, 카모마일 티 등 스트레스 완화와 자기 관리를 돕는 세심한 물품들이 담겼습니다. 또한 스태프들은 심리 치료사 및 상담사를 연결해 주는 백라인의 케이스 매니지먼트 프로그램과 심리 치료비 지원 혜택도 함께 받게 되었습니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선한 영향력은 자신의 투어 팀을 넘어 음악 산업 전체로 뻗어가고 있습니다. 두 기관은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음악 산업 종사자만을 위한 24시간 정신 건강 위기 상담 전화 ‘B-LINE’을 구축했습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아리아나 그란데가 재단을 공식 발표하기 전부터 이미 산하의 ‘힐 앤 드림 펀드(Heal & Dream Fund)’를 통해 이 상담선의 출범을 조용히 재정적으로 지원해 왔다는 것입니다. 백라인에 따르면 벌써 400명이 넘는 업계 종사자들이 B-LINE을 통해 도움을 받았습니다.

백라인의 공동 창립자이자 전무 이사인 힐러리 글리슨(Hilary Gleason)은 “브라이터 데이즈 어헤드 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필요로 하는 필수적인 심리적 지원을 보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6월 공식 출범한 브라이터 데이즈 어헤드 재단은 펀드를 조성해 돌봄이 절실한 업계 종사자들에게 안전한 공간과 자원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우리의 임무는 정신적 위기나 스트레스에 노출된 취약한 동료들을 지원하고 보호하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개인적으로 후원해 왔지만, 이제 재단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음악인들의 생명을 구하는 훌륭한 기관들의 활동을 더욱 널리 알리고 확장할 수 있어 깊이 감사드립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화려한 조명 뒤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스태프들과 동료들의 마음 건강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아리아나 그란데. 자신의 투어 팀을 기점으로 시작된 그녀의 따뜻한 행보가, 과도한 스트레스와 피로에 노출되기 쉬운 음악 산업 전반에 건강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SM 품은 카카오, 지난해 엔터 매출 1.2조로 ‘1위’ 등극

AESPA. SM ENTERTAINMENT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효과를 본격적으로 입증하며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매출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에스파와 NCT 등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강력한 글로벌 IP와 산하 레이블 라인업을 앞세워 ‘엔터 업계 1위’로 올라선 카카오의 실적 성과를 짚어보았습니다.


■ SM 인수 시너지 본격화… 카카오, 엔터 업계 매출 1위 등극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대중문화예술종합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상위 30개 엔터테인먼트사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기업은 카카오로 나타났습니다. 카카오는 전년 대비 15.2% 증가한 1조 2,56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상위 30개사 전체 매출의 27%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러한 카카오의 성장을 이끈 핵심 동력은 2023년 경영권을 확보한 SM엔터테인먼트였습니다. 카카오 산하 7개 연예기획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SM은 지난해 전년 대비 22.6% 증가한 8,125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에스파와 NCT를 필두로 한 글로벌 월드투어 확대와 공식 굿즈(MD)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덕분입니다.

여기에 그룹 아이브와 몬스타엑스가 소속된 스타쉽엔터테인먼트(1,732억 원)와 SM C&C(946억 원) 등 주요 계열사들이 고르게 성장하며 카카오가 엔터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 1조 클럽 하이브 추격… ‘4대 엔터 그룹’ 시장 지배력 공고

카카오의 뒤를 이어 하이브가 지난해 매출 1조 247억 원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습니다. 하이브 역시 방탄소년단과 코르티스가 속한 빅히트뮤직(4,375억 원)과 빌리프랩(1,547억 원) 등의 실적을 바탕으로 카카오와 함께 매출 ‘1조 클럽’을 형성했습니다.

3위는 트와이스와 스트레이키즈의 월드투어 성과로 매출 6,836억 원(40%↑)을 달성한 JYP엔터테인먼트가, 4위는 블랙핑크 월드투어와 베이비몬스터, 트레저의 활약으로 3,392억 원(71.3%↑)을 기록한 YG엔터테인먼트가 차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카카오, 하이브, JYP, YG 등 ‘4대 엔터 그룹’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3조 3,039억 원에 달하며 상위 30개사 전체 매출의 71.0%를 점유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를 품으며 대형 레이블 체제를 완성한 카카오는 이번 실적을 통해 인수 시너지를 확실하게 입증해 냈습니다. 아티스트의 글로벌 영향력과 공연·MD 비즈니스가 엔터사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열쇠로 떠오른 가운데, 1위 왕좌를 차지한 카카오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BTS 월드투어로 ‘첫 분기 1조’ 달성한 하이브, 호실적에도 주가 하락

HYBE

방탄소년단(BTS)의 완전체 컴백과 글로벌 투어 성공에 힘입어 하이브가 K-팝 엔터테인먼트사 중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창사 이래 가장 돋보이는 재무 성과를 거뒀지만, 정작 금융 시장에서는 주가가 급격한 내림세를 면치 못하며 투자자들의 상반된 시각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 ‘BTS 효과’ 톡톡… 사상 첫 분기 매출 1.45조 원·영업이익 1,000억 원 돌파

최근 발표된 하이브의 2분기 실적에 따르면, 해당 기간 발생한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5% 뛰어오른 1조 4,500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영업이익 또한 1,709억 원(전년 동기 대비 159.3% 증가)으로 급성장하며 증권가 예상치(컨센서스)를 10%가량 훌쩍 넘어섰습니다. 국내 기획사가 단일 분기에 매출 1조 원과 영업이익 1,000억 원의 벽을 동시에 깬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러한 극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약 3년 9개월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방탄소년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대규모 해외 투어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직접 참여형 수익인 공연 부문에서만 무려 6,477억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음반 부문 역시 미국 피지컬 앨범 시장 1위를 휩쓴 방탄소년단의 신보 ‘아리랑(ARIRANG)’을 필두로 호황을 누렸습니다.

여기에 시너지 효과가 더해지며 기획상품(MD) 및 라이선스 관련 수익이 3,106억 원을 돌파했고, 자체 팬덤 플랫폼 위버스(Weverse)의 활성 이용자 수(MAU)가 1,443만 명에 도달하는 등 다방면에서 역대 최고 지표가 쏟아졌습니다. 코르티스(Cortis)를 비롯한 차세대 라인업의 밀리언셀러 달성도 견고한 뒷받침이 되었습니다.

■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탔다… 마진율 악화·피크아웃 우려에 주가 ‘털썩’

하지만 화려한 재무제표와 달리 주식 시장의 온도는 차가웠습니다. 실적 공개 당일 하이브 주가는 단숨에 16% 넘게 곤두박질쳤고, 다음 날 장중 외국인 매도세가 쏟아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수익성 악화 우려’입니다. 외형 자체는 거대해졌으나, 무대 연출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고 고연차 아티스트 특유의 높은 정산 배분율이 적용되다 보니 실속은 떨어졌다는 평가입니다. 실제로 매출에서 원가를 제외한 이익 비중을 뜻하는 매출총이익률(GPM)은 직전 분기 43%에서 이번 2분기 32%로 11%포인트 주저앉았습니다.

여기에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실적이 고점을 찍고 향후 하강 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와, 코스피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이익을 먼저 챙기려는 차익 실현 매물이 겹치며 주가 하락 폭을 키웠습니다.

■ 뼈 깎는 체질 개선 돌입… ‘500억 신사업’ 수퍼톤 청산하고 본업 집중

이처럼 짙어지는 시장의 마진율 방어 우려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하이브는 최근 뼈를 깎는 경영 효율화에 돌입한 모양새입니다. 막대한 운영 자금이 들어가는 비효율 자회사를 과감히 덜어내는 작업이 시작된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인공지능(AI) 오디오 기술 자회사 ‘수퍼톤’의 전격 청산입니다. 하이브는 과거 AI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2021년부터 약 490억 원가량을 투입해 수퍼톤을 인수했습니다. 이후 가상 걸그룹 ‘신디에잇’ 제작 및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에 기술을 공급하는 등 기술력을 과시했습니다.

그러나 상업적 성과 창출에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수퍼톤의 누적 영업손실은 2023년 89억 원, 2024년 122억 원에 이어 2025년 154억 원 등 최근 3년간 365억 원까지 불어나며 모회사의 연결 실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결국 하이브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 이달 15일 해산을 결의하고 법인 정리에 착수했습니다.

엔터 업계는 이번 수퍼톤 청산을 두고, 하이브가 실적 대비 저조한 주가 흐름과 수익성 하락이라는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던진 강력한 ‘승부수’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불확실한 신기술 투자에서 손을 떼는 대신, 가장 확실한 캐시카우인 K-팝 본업과 아티스트 IP 비즈니스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방탄소년단의 화려한 복귀와 함께 엔터 업계 최초 ‘1조 클럽’ 시대를 개막한 하이브는, 역대급 외형 성장 이면에 자리한 수익성 악화라는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과감한 신사업 정리와 뼈아픈 군살 빼기를 통해 시장의 깐깐한 잣대를 넘어 주가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디즈니+는 왜 ‘롤라팔루자’를 택했을까…글로벌 OTT의 ‘라이브 콘텐츠’ 확대

디즈니+ 코리아

국내 엔터테인먼트 등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주목해야 할 거대한 지각변동이 스트리밍 생태계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디즈니+가 메이저리그(MLB) 중계와 e스포츠 대회(2026 LoL KeSPA CUP) 독점 생중계에 이어, 미국 대형 음악 축제인 ‘롤라팔루자(Lollapalooza)’와 ‘오스틴 시티 리미츠 뮤직 페스티벌’까지 실시간 라이브 라인업으로 대거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입니다. 영화와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던 글로벌 스트리밍 기업들이 왜 앞다투어 ‘실시간 라이브’로 무대를 확장하고 있는지, 이 변화가 국내 음악 산업에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명확합니다.

디즈니+의 이번 행보는 단순히 볼거리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스포츠 전문 채널 SPOTV와의 협약으로 2026 MLB 정규시즌 및 포스트시즌 주요 경기를 실시간 중계하고, 이 중 관심이 높은 정규시즌 경기는 하루 한 경기씩 일일 편성하는 한편, T1과 젠지 등 LCK 10개 팀이 맞붙는 LoL KeSPA CUP 전 경기를 글로벌 독점 생중계하면서 공식 SNS를 통한 현장 스케치 등 팬덤 친화형 콘텐츠까지 연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 6월 보나루 뮤직 앤 아트 페스티벌에 이어 7월 31일부터 시작되는 롤라팔루자, 10월 오스틴 시티 리미츠까지 라이브 스트리밍 라인업을 촘촘히 짠 것은, 스포츠와 e스포츠, 음악 페스티벌을 관통하는 ‘코어 팬덤의 실시간 시청 수요’를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적 포석입니다. 현장을 찾기 어려운 전 세계 팬들에게 안방에서 실시간으로 축제의 열기를 즐길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플랫폼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글로벌 라이브 무대’로 거듭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OTT의 전략 변화는 삼일PwC가 제시한 ‘공유 현실(Shared Reality)’ 트렌드와 깊게 맞닿아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아무리 고도화되더라도 대중은 여전히 타인과 실시간으로 감정을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는 콘텐츠에 더욱 높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VOD(주문형 비디오) 중심의 ‘구독 피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현장의 뜨거운 ‘공유 현실’ 에너지를 디지털 스크린으로 수혈해 실시간 팬덤의 체류 시간을 확보하고 플랫폼 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국내 음악 산업 종사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비즈니스 시사점을 던집니다. 현장 공연에서는 디지털이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차별화된 몰입형 경험을 설계하는 동시에, K팝 아티스트의 월드투어나 국내 페스티벌이 보유한 ‘라이브 IP(생중계 판권)’의 가치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공연 기획 초기 단계부터 전 세계 OTT 시청자를 고려한 연출을 고민하고, 디즈니+가 e스포츠 대회에서 공식 SNS를 통해 참가 팀 그리팅 영상과 현장 스케치 등 연계 콘텐츠를 선보인 것처럼 다채로운 볼거리를 함께 패키징한다면 실시간 라이브 IP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김소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대표의 말처럼, 디즈니+의 라이브 포트폴리오 확대는 팬들이 함께 모여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듦으로써 차별화되고 몰입감 있는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선사하기 위함입니다. 혼자서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던 시대를 지나, 전 세계가 같은 시간에 다 함께 열광하는 ‘실시간 경험 공유’의 판이 열리고 있습니다. 산업의 지형이 실시간 라이브로 확장되는 지금, 우리가 가진 강력한 라이브 IP를 글로벌 스트리밍 생태계와 어떻게 연계하고 유통할 것인지 치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입니다.

‘듣는 음악’을 넘어 ‘공유하는 현실’로…K엔터의 넥스트는 ‘경험 공유’

BTS. BIGHIT MUSIC

K팝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음악 산업의 기저에서는 거대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는 중입니다. 삼일PwC가 발간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전망 2026-2030’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E&M)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3% 성장하며 글로벌 평균인 3.4%를 소폭 밑돌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이는 세계 9위 규모로 훌쩍 커버린 한국 시장이 이제 단순한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인 고도화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이 중요한 변곡점에서 우리 음악 산업이 새롭게 주목해야 할 돌파구는 바로 ‘라이브 산업’과 ‘공유 현실’에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이 매일같이 새로운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터테인먼트의 본질은 결국 ‘사람의 경험’과 맞닿아 있습니다. 대중은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끝없는 콘텐츠를 소비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콘서트장이나 페스티벌처럼 타인과 현장에서 감정을 나누고 호흡할 수 있는 현실 기반의 콘텐츠를 더욱 갈망하는 추세입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대중의 심리를 ‘공유 현실(Shared Reality)’ 트렌드로 정의하며, 향후 산업을 견인할 가장 강력한 핵심 동력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삼일PWC

음악 산업에서 이러한 변화는 폭발적인 라이브 시장의 성장으로 고스란히 증명되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Spotify)나 타이달(Tidal) 같은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제 음악 소비의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팬들의 디지털 청취를 오프라인 콘서트 참여로 이끄는 훌륭한 관문 역할을 수행합니다. 실제로 전 세계 라이브 음악 시장은 연평균 2.3%씩 꾸준히 성장해 2030년에는 415억 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라스베이거스의 초대형 몰입형 공연장 ‘스피어(Sphere)’가 2025년에만 7억 8,100만 달러라는 엄청난 매출을 기록한 것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밀도 높은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과 공유되는 일종의 ‘사회적 화폐(Social Currency)’로 작용하면서, 라이브 산업의 비즈니스 잠재력이 폭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엔터테인먼트들은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관객이 수동적으로 노래를 듣고 가는 평면적인 공연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합니다. 고사양 시청각 기술이나 차별화된 식음료(F&B) 서비스 등을 결합해, 디지털 화면으로는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짙은 몰입감을 현장에서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여기에 AI와 데이터를 접목한다면 오프라인의 감동은 더욱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팬덤의 스트리밍 기록과 굿즈 구매 이력, 소셜 행동 패턴 등을 AI로 정교하게 분석해 최적의 투어 지역을 선정하고 맞춤형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치밀한 데이터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삼일PwC의 이범탁 파트너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은 데이터, AI, IP를 강력한 도구로 활용하되, 궁극적으로는 이를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가치로 연결할 수 있는 창의성과 실행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이제 K팝은 듣는 음악과 보는 음악을 지나 팬들과 함께 땀 흘리며 공유하는 현실로 진화하는 중입니다. 차별화된 IP와 데이터를 독창적인 오프라인 경험으로 연결해 내는 창의성, 그리고 라이브 산업의 본질적 가치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갖춘 기업만이 다음 세대의 글로벌 음악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입니다.

버추얼 아이돌 가창자 음실련 회원 등록… 서브컬처를 넘어 K팝의 ‘핵심 축’으로

PLAVE. VLAST

버추얼 아이돌이 더 이상 하위문화(Subculture)나 일회성 기획에 머물지 않고, K팝 산업의 지형도를 바꾸는 명확한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이하 음실련)는 지난 5월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딘 5인조 버추얼 남성 그룹 비던(B:DAWN)의 실제 가창 실연자들이 최근 회원으로 전격 가입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버추얼 가요계의 선두 주자인 플레이브(PLAVE)와 이세계아이돌은 물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그룹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의 목소리를 담당한 실제 가창자들에 이어 비던까지 음실련에 잇달아 합류하면서 버추얼 음악 생태계의 제도권 편입이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가창자들의 연쇄적인 제도권 가입은 버추얼 아이돌 산업이 맞이한 거대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과거 버추얼 캐릭터의 음원이나 공연은 비하인드 콘텐츠 혹은 부가적 시도 정도로 인식되었으나, 최근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과 OTT 서비스의 확산에 힘입어 완전히 독립적인 음악 콘텐츠 산업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음원 차트 상위권 진입과 높은 재생 수 기록은 물론, 오프라인 및 가상 콘서트를 개최하며 기존 K팝 그룹에 견줄 만한 강력한 팬덤과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합니다.

이번 행보가 음악 비즈니스 측면에서 갖는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캐릭터 IP는 가상이지만, 음악을 구현하고 감정을 전달하는 주체는 현실의 사람”이라는 명확한 원칙의 확립입니다. 버추얼 콘텐츠는 화려한 디지털 아바타와 3D 그래픽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그 이면에서 음악의 영혼을 불어넣는 것은 결국 현실의 가창자와 연주자입니다. 콘텐츠 산업이 캐릭터 IP 중심으로 가파르게 확장될수록, 역설적으로 그 무대 뒤 창작자와 실연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고 투명한 보상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과제로 떠오른 셈입니다.

음실련 김승민 전무이사는 “버추얼 콘텐츠가 성장할수록 캐릭터보다 그 뒤에서 음악을 구현하는 실연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콘텐츠의 형태가 변하더라도 실연자의 권리는 동일하게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인공지능(AI)과 버추얼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는 시대 속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가아가야 할 정당한 법적·제도적 안전망의 기준점을 제시합니다.

결국 버추얼 K팝의 확장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가상 캐릭터와 실제 창작자가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옴니채널 팬덤 비즈니스’의 완성을 의미합니다. 가상 무대로 IP의 외연을 무한히 확장하는 동시에 무대 뒤 실연자의 권리를 촘촘히 보장하는 엔터테인먼트사의 선제적 대응이야말로, 버추얼 K팝이 서브컬처를 넘어 글로벌 음악 시장의 지속 가능한 메인스트림으로 뿌리내리게 할 가장 확실한 동력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