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2027 그래미 어워드 출품 안 한다

BTS, BIGHIT MUSIC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내년 열리는 2027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 최신 앨범 ‘아리랑(ARIRANG)’을 비롯한 음악을 제출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번 결정은 주최 측인 레코딩 아카데미(The Recording Academy)가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Best Asian Pop Music Performance)’라는 새로운 부문을 도입한 지 한 달여 만에 전해졌습니다.

29일(현지시간)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 등 일곱 멤버는 각자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같은 내용의 영문 입장문을 게재했습니다. 이들은 “올해 그래미에는 후보 등록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며, “음악이 특정한 언어나 지역을 기준으로 나뉘기보다는, 음악 그 자체의 가치로 온전히 청취 되고 사랑받기를 희망한다”고 전했습니다. 더불어 늘 곁을 지켜주는 팬덤 아미(ARMY)에게 감사의 인사도 덧붙였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이러한 행보는 최근 레코딩 아카데미가 신설한 아시안 팝 부문의 기준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해당 부문은 곡에 아시아권 언어가 ‘의미 있는 수준(meaningful use)’으로 쓰여야 한다는 자격 요건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에 올랐던 방탄소년단의 메가 히트곡 ‘스윔(Swim)’의 경우 전곡이 영어로 이루어져 있어 애당초 이 아시안 팝 부문에는 지원조차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군 복무를 모두 마치고 지난 2026년 3월 발매한 정규 5집 ‘아리랑’은 방탄소년단에게 매우 성공적인 복귀작이었습니다. 발매 첫 주에만 64만 1,000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으며, 이는 최근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룹 단위 앨범 중 가장 높은 첫 주 성적입니다.

미국 음악계 일부에서는 새롭게 마련된 아시안 팝 부문이 오히려 아시아 출신 음악가들을 주류 팝 퍼포먼스 경쟁에서 배제하고 특정 카테고리에만 묶어둘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비록 ‘올해의 앨범’ 같은 주요 4개 부문(제너럴 필드)에는 장르 제약 없이 오를 수 있지만, 퍼포먼스 부문은 단 한 곳에만 출품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입니다. 결국 아시안 팝 부문을 선택하면, 기존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에는 나설 수 없게 됩니다. 그래미의 이 같은 운영 방식에 반발하여 과거 드레이크, 위켄드, 모건 월렌 등의 대형 아티스트들도 후보 등록을 거부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간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그리고 콜드플레이와의 합작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3년 연속 노미네이트되는 등 그래미에서 총 5번 후보에 올랐습니다. 특히 2021년 서울 마천루에서의 원격 무대와 2022년 라스베이거스에서의 첩보 콘셉트 무대를 선보이며 그래미 시청률을 견인하는 핵심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올해 초 열린 시상식에서는 넷플릭스 작품 ‘KPop Demon Hunters’에 수록된 ‘Golden’이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을 수상하며 K팝 최초의 그래미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바 있습니다.

레코딩 아카데미 측은 방탄소년단의 이번 출품 포기 선언과 관련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아리아나 그란데, 투어 스태프를 시작으로 음악 산업 종사자 ‘멘탈 케어’를 위한 캠페인 출범

ARIANA GRANDE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가 무대 뒤에서 땀 흘리는 스태프들의 마음 건강을 챙기는 것을 시작으로, 음악 산업 전반의 멘탈 케어를 돕는 뜻깊은 행보에 나섰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28일, 아리아나 그란데가 최근 설립한 비영리 재단 ‘브라이터 데이즈 어헤드(Brighter Days Ahead Foundation)’는 음악계 종사자들의 정신 건강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백라인(Backline)’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협력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투어의 모든 댄서와 밴드 멤버, 크루들에게 정신 건강 지원금과 케어 패키지가 제공됩니다.

최근 로스앤젤레스 기아 포럼(Kia Forum)에서 열린 매진 공연 당시, 재단과 백라인은 오랜 시간 길 위에서 생활하는 투어 스태프들을 위해 200개의 특별한 웰니스 토트백을 선물했습니다. 가방 안에는 수면 안대, 라벤더 오일, 스트레칭용 밴드, 립밤, 카모마일 티 등 스트레스 완화와 자기 관리를 돕는 세심한 물품들이 담겼습니다. 또한 스태프들은 심리 치료사 및 상담사를 연결해 주는 백라인의 케이스 매니지먼트 프로그램과 심리 치료비 지원 혜택도 함께 받게 되었습니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선한 영향력은 자신의 투어 팀을 넘어 음악 산업 전체로 뻗어가고 있습니다. 두 기관은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음악 산업 종사자만을 위한 24시간 정신 건강 위기 상담 전화 ‘B-LINE’을 구축했습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아리아나 그란데가 재단을 공식 발표하기 전부터 이미 산하의 ‘힐 앤 드림 펀드(Heal & Dream Fund)’를 통해 이 상담선의 출범을 조용히 재정적으로 지원해 왔다는 것입니다. 백라인에 따르면 벌써 400명이 넘는 업계 종사자들이 B-LINE을 통해 도움을 받았습니다.

백라인의 공동 창립자이자 전무 이사인 힐러리 글리슨(Hilary Gleason)은 “브라이터 데이즈 어헤드 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필요로 하는 필수적인 심리적 지원을 보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6월 공식 출범한 브라이터 데이즈 어헤드 재단은 펀드를 조성해 돌봄이 절실한 업계 종사자들에게 안전한 공간과 자원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우리의 임무는 정신적 위기나 스트레스에 노출된 취약한 동료들을 지원하고 보호하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개인적으로 후원해 왔지만, 이제 재단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음악인들의 생명을 구하는 훌륭한 기관들의 활동을 더욱 널리 알리고 확장할 수 있어 깊이 감사드립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화려한 조명 뒤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스태프들과 동료들의 마음 건강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아리아나 그란데. 자신의 투어 팀을 기점으로 시작된 그녀의 따뜻한 행보가, 과도한 스트레스와 피로에 노출되기 쉬운 음악 산업 전반에 건강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SM 품은 카카오, 지난해 엔터 매출 1.2조로 ‘1위’ 등극

AESPA. SM ENTERTAINMENT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효과를 본격적으로 입증하며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매출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에스파와 NCT 등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강력한 글로벌 IP와 산하 레이블 라인업을 앞세워 ‘엔터 업계 1위’로 올라선 카카오의 실적 성과를 짚어보았습니다.


■ SM 인수 시너지 본격화… 카카오, 엔터 업계 매출 1위 등극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대중문화예술종합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상위 30개 엔터테인먼트사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기업은 카카오로 나타났습니다. 카카오는 전년 대비 15.2% 증가한 1조 2,56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상위 30개사 전체 매출의 27%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러한 카카오의 성장을 이끈 핵심 동력은 2023년 경영권을 확보한 SM엔터테인먼트였습니다. 카카오 산하 7개 연예기획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SM은 지난해 전년 대비 22.6% 증가한 8,125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에스파와 NCT를 필두로 한 글로벌 월드투어 확대와 공식 굿즈(MD)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덕분입니다.

여기에 그룹 아이브와 몬스타엑스가 소속된 스타쉽엔터테인먼트(1,732억 원)와 SM C&C(946억 원) 등 주요 계열사들이 고르게 성장하며 카카오가 엔터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 1조 클럽 하이브 추격… ‘4대 엔터 그룹’ 시장 지배력 공고

카카오의 뒤를 이어 하이브가 지난해 매출 1조 247억 원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습니다. 하이브 역시 방탄소년단과 코르티스가 속한 빅히트뮤직(4,375억 원)과 빌리프랩(1,547억 원) 등의 실적을 바탕으로 카카오와 함께 매출 ‘1조 클럽’을 형성했습니다.

3위는 트와이스와 스트레이키즈의 월드투어 성과로 매출 6,836억 원(40%↑)을 달성한 JYP엔터테인먼트가, 4위는 블랙핑크 월드투어와 베이비몬스터, 트레저의 활약으로 3,392억 원(71.3%↑)을 기록한 YG엔터테인먼트가 차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카카오, 하이브, JYP, YG 등 ‘4대 엔터 그룹’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3조 3,039억 원에 달하며 상위 30개사 전체 매출의 71.0%를 점유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를 품으며 대형 레이블 체제를 완성한 카카오는 이번 실적을 통해 인수 시너지를 확실하게 입증해 냈습니다. 아티스트의 글로벌 영향력과 공연·MD 비즈니스가 엔터사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열쇠로 떠오른 가운데, 1위 왕좌를 차지한 카카오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BTS 월드투어로 ‘첫 분기 1조’ 달성한 하이브, 호실적에도 주가 하락

HYBE

방탄소년단(BTS)의 완전체 컴백과 글로벌 투어 성공에 힘입어 하이브가 K-팝 엔터테인먼트사 중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창사 이래 가장 돋보이는 재무 성과를 거뒀지만, 정작 금융 시장에서는 주가가 급격한 내림세를 면치 못하며 투자자들의 상반된 시각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 ‘BTS 효과’ 톡톡… 사상 첫 분기 매출 1.45조 원·영업이익 1,000억 원 돌파

최근 발표된 하이브의 2분기 실적에 따르면, 해당 기간 발생한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5% 뛰어오른 1조 4,500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영업이익 또한 1,709억 원(전년 동기 대비 159.3% 증가)으로 급성장하며 증권가 예상치(컨센서스)를 10%가량 훌쩍 넘어섰습니다. 국내 기획사가 단일 분기에 매출 1조 원과 영업이익 1,000억 원의 벽을 동시에 깬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러한 극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약 3년 9개월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방탄소년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대규모 해외 투어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직접 참여형 수익인 공연 부문에서만 무려 6,477억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음반 부문 역시 미국 피지컬 앨범 시장 1위를 휩쓴 방탄소년단의 신보 ‘아리랑(ARIRANG)’을 필두로 호황을 누렸습니다.

여기에 시너지 효과가 더해지며 기획상품(MD) 및 라이선스 관련 수익이 3,106억 원을 돌파했고, 자체 팬덤 플랫폼 위버스(Weverse)의 활성 이용자 수(MAU)가 1,443만 명에 도달하는 등 다방면에서 역대 최고 지표가 쏟아졌습니다. 코르티스(Cortis)를 비롯한 차세대 라인업의 밀리언셀러 달성도 견고한 뒷받침이 되었습니다.

■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탔다… 마진율 악화·피크아웃 우려에 주가 ‘털썩’

하지만 화려한 재무제표와 달리 주식 시장의 온도는 차가웠습니다. 실적 공개 당일 하이브 주가는 단숨에 16% 넘게 곤두박질쳤고, 다음 날 장중 외국인 매도세가 쏟아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수익성 악화 우려’입니다. 외형 자체는 거대해졌으나, 무대 연출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고 고연차 아티스트 특유의 높은 정산 배분율이 적용되다 보니 실속은 떨어졌다는 평가입니다. 실제로 매출에서 원가를 제외한 이익 비중을 뜻하는 매출총이익률(GPM)은 직전 분기 43%에서 이번 2분기 32%로 11%포인트 주저앉았습니다.

여기에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실적이 고점을 찍고 향후 하강 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와, 코스피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이익을 먼저 챙기려는 차익 실현 매물이 겹치며 주가 하락 폭을 키웠습니다.

■ 뼈 깎는 체질 개선 돌입… ‘500억 신사업’ 수퍼톤 청산하고 본업 집중

이처럼 짙어지는 시장의 마진율 방어 우려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하이브는 최근 뼈를 깎는 경영 효율화에 돌입한 모양새입니다. 막대한 운영 자금이 들어가는 비효율 자회사를 과감히 덜어내는 작업이 시작된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인공지능(AI) 오디오 기술 자회사 ‘수퍼톤’의 전격 청산입니다. 하이브는 과거 AI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2021년부터 약 490억 원가량을 투입해 수퍼톤을 인수했습니다. 이후 가상 걸그룹 ‘신디에잇’ 제작 및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에 기술을 공급하는 등 기술력을 과시했습니다.

그러나 상업적 성과 창출에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수퍼톤의 누적 영업손실은 2023년 89억 원, 2024년 122억 원에 이어 2025년 154억 원 등 최근 3년간 365억 원까지 불어나며 모회사의 연결 실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결국 하이브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 이달 15일 해산을 결의하고 법인 정리에 착수했습니다.

엔터 업계는 이번 수퍼톤 청산을 두고, 하이브가 실적 대비 저조한 주가 흐름과 수익성 하락이라는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던진 강력한 ‘승부수’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불확실한 신기술 투자에서 손을 떼는 대신, 가장 확실한 캐시카우인 K-팝 본업과 아티스트 IP 비즈니스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방탄소년단의 화려한 복귀와 함께 엔터 업계 최초 ‘1조 클럽’ 시대를 개막한 하이브는, 역대급 외형 성장 이면에 자리한 수익성 악화라는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과감한 신사업 정리와 뼈아픈 군살 빼기를 통해 시장의 깐깐한 잣대를 넘어 주가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듣는 음악’을 넘어 ‘공유하는 현실’로…K엔터의 넥스트는 ‘경험 공유’

BTS. BIGHIT MUSIC

K팝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음악 산업의 기저에서는 거대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는 중입니다. 삼일PwC가 발간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전망 2026-2030’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E&M)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3% 성장하며 글로벌 평균인 3.4%를 소폭 밑돌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이는 세계 9위 규모로 훌쩍 커버린 한국 시장이 이제 단순한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인 고도화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이 중요한 변곡점에서 우리 음악 산업이 새롭게 주목해야 할 돌파구는 바로 ‘라이브 산업’과 ‘공유 현실’에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이 매일같이 새로운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터테인먼트의 본질은 결국 ‘사람의 경험’과 맞닿아 있습니다. 대중은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끝없는 콘텐츠를 소비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콘서트장이나 페스티벌처럼 타인과 현장에서 감정을 나누고 호흡할 수 있는 현실 기반의 콘텐츠를 더욱 갈망하는 추세입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대중의 심리를 ‘공유 현실(Shared Reality)’ 트렌드로 정의하며, 향후 산업을 견인할 가장 강력한 핵심 동력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삼일PWC

음악 산업에서 이러한 변화는 폭발적인 라이브 시장의 성장으로 고스란히 증명되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Spotify)나 타이달(Tidal) 같은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제 음악 소비의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팬들의 디지털 청취를 오프라인 콘서트 참여로 이끄는 훌륭한 관문 역할을 수행합니다. 실제로 전 세계 라이브 음악 시장은 연평균 2.3%씩 꾸준히 성장해 2030년에는 415억 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라스베이거스의 초대형 몰입형 공연장 ‘스피어(Sphere)’가 2025년에만 7억 8,100만 달러라는 엄청난 매출을 기록한 것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밀도 높은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과 공유되는 일종의 ‘사회적 화폐(Social Currency)’로 작용하면서, 라이브 산업의 비즈니스 잠재력이 폭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엔터테인먼트들은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관객이 수동적으로 노래를 듣고 가는 평면적인 공연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합니다. 고사양 시청각 기술이나 차별화된 식음료(F&B) 서비스 등을 결합해, 디지털 화면으로는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짙은 몰입감을 현장에서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여기에 AI와 데이터를 접목한다면 오프라인의 감동은 더욱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팬덤의 스트리밍 기록과 굿즈 구매 이력, 소셜 행동 패턴 등을 AI로 정교하게 분석해 최적의 투어 지역을 선정하고 맞춤형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치밀한 데이터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삼일PwC의 이범탁 파트너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은 데이터, AI, IP를 강력한 도구로 활용하되, 궁극적으로는 이를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가치로 연결할 수 있는 창의성과 실행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이제 K팝은 듣는 음악과 보는 음악을 지나 팬들과 함께 땀 흘리며 공유하는 현실로 진화하는 중입니다. 차별화된 IP와 데이터를 독창적인 오프라인 경험으로 연결해 내는 창의성, 그리고 라이브 산업의 본질적 가치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갖춘 기업만이 다음 세대의 글로벌 음악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입니다.

‘GG EZ’ 챌린지가 보여준 AI 음악의 진화… 팬덤을 묶는 힘은 결국 ‘라이브’와 ‘서사’

NCT WISH. BTS. RIIZE

최근 K팝 씬을 강타한 댄스 챌린지 곡 ‘GG EZ’의 흥행은 국내 음악 산업에 기묘하고도 서늘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방탄소년단(BTS) 정국을 비롯해 엔시티 위시, 라이즈, 투어스, 있지, 엔하이픈 등 K팝 아티스트들이 대거 동참하며 SNS를 휩쓴 이 노래가 사실은 AI 툴을 활용해 제작된 곡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과거 실제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복제하던 ‘AI 커버’ 시대를 지나, 이제는 AI 음원에 실제 아티스트가 퍼포먼스를 입혀 바이럴을 만들어내는 역전 현상이 현실화되었습니다. 대중이 노래와 안무를 모두 즐긴 뒤에야 AI 활용 사실을 깨달을 정도로 AI 음악의 대중적 완성도는 이미 상향 평준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처럼 ‘듣기 좋은 음악’의 희소성이 점차 사라지는 시대는 창작자들에게 정면 질문을 던집니다. 글로벌 음원 플랫폼 디저(Deezer)에 유입되는 신규 음원의 44%(하루 약 7만 5천 곡)가 AI 생성 곡이고, 대중의 97%가 실제 아티스트의 음악과 AI의 음악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대중적이고 잘 만든 멜로디”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음악적 고유성이나 경쟁력을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클릭 몇 번으로 평균 이상의 완성도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환경에서, 오디오 파일 그 자체의 상업적 희소가치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음원 스트리밍 시장 자체의 양적 성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세계 최대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의 지표를 보면, 유료 구독자 수가 2억 9,300만 명에 달하지만 분기 신규 유입은 300만 명으로 분기 성장률이 약 1%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과거 20~30%를 넘나들던 연간 스트리밍 시장 성장률 역시 주요 선진국의 점유율이 80~85%에 육박함에 따라 한 자릿수대로 완만해졌습니다. 최근 플랫폼들의 매출 상승 또한 신규 유저 확장보다는, 미국 구독료를 $11.99에서 $12.99로 인상하는 등 구독 단가 조정(ARPU 개선)을 통한 실적 방어 성격이 짙습니다.

음원 스트리밍의 성장이 정체되고 그 자리를 AI 음원이 빠르게 메우기 시작하자, 글로벌 3대 메이저 음악 기업(소니, 유니버설, 워너)은 단순 저작권 관리사를 넘어 공연, 굿즈, 매니지먼트를 아우르는 ‘풀 서비스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 기준 메이저 3사가 음원 스트리밍 밖에서 벌어들인 돈은 합쳐서 5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소니 뮤직의 경우 굿즈와 티케팅 등을 합친 매출이 전년 대비 16.8% 증가한 5억 2,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물리적 음반 판매액의 3배에 달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워너 뮤직의 CEO 로버트 카인클 역시 메이저 레이블이 5년 안에 라이브 프로모션과 매니지먼트를 전면 흡수할 것임을 공언했습니다. 오디오 파일의 가치가 하락할수록 복제 불가능한 오프라인 ‘실물 자산’의 가치가 역설적으로 폭등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AI가 음악 제작의 ‘평균치’를 끌어올리고 스트리밍 시장이 정체된 시대에 국내 음악 산업이 가져가야 할 생존 방정식은 ‘라이브’와 ‘아티스트의 서사’라는 본질로 귀결됩니다. 15초짜리 숏폼 AI 바이럴은 일시적인 주목을 끌 수는 있어도 기꺼이 지갑을 열고 팬덤을 형성하는 코어 팬층의 ‘록인(Lock-in)’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팬들이 아티스트에 매료되는 본질은 매끄러운 멜로디 라인을 넘어 그 음악을 부르고 만드는 주체의 인간적인 서사와 고뇌, 그리고 감정적 교감에 있기 때문입니다.

AI는 완벽한 음원 파일은 만들어낼 수 있지만, 무대 위 아티스트의 땀방울과 호흡,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오프라인 현장의 압도적인 감동까지 복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음원은 라이브 무대로 팬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초청장 역할을 하고, 실제 팬덤의 형성과 단단한 수익화는 현장감 넘치는 라이브 경험에서 완성됩니다. 기술이 음악의 기교를 상향 평준화할수록, 시대를 관통하는 아티스트의 오리지널 서사와 무대 위에서의 생생한 라이브가 K팝과 창작자들을 지켜낼 가장 확실한 마지노선이 될 것입니다.

스포티파이, 뮤직비디오 차트 신설… K팝 아티스트 글로벌 상위권 대거 점령

Spotify

국내 음악 팬들과 K팝 기획사들이 주목해야 할 글로벌 플랫폼의 지각변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가 뮤직비디오 전용 글로벌 차트와 아티스트 직간접 피칭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습니다. 그간 유튜브에 집중되어 있던 음악 영상 소비 생태계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차트 개설과 동시에 K팝이 전체 순위의 3분의 1을 싹쓸이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비주얼 파워를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이번에 신설된 ‘뮤직비디오 차트 – 글로벌(Music Video Charts – Global)’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단연 한국 아티스트들의 압도적인 성과입니다. 일일 스트리밍 수를 기준으로 집계된 상위 50개 순위 중 약 3분의 1을 K팝 아티스트의 영상이 차지했습니다. 특히 방탄소년단(BTS)은 글로벌 팬덤 ‘아미(ARMY)’의 폭발적인 지지 속에 Top 10 순위 중 무려 6개 자리를 독식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화려한 퍼포먼스 중심의 K팝 비주얼 스토리텔링이 오디오 중심이었던 스포티파이에서도 즉각적인 폭발력을 발휘한 것입니다.

국내 음악 산업계 입장에서 이번 스포티파이의 비디오 생태계 구축은 단순한 차트 신설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동안 K팝 기획사들에게 뮤직비디오는 주로 유튜브를 통한 조회수 확보용 콘텐츠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스포티파이는 ‘영상 시청이 곧 음원 청취 및 팬덤 유입으로 직결된다’는 명확한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플랫폼 내에서 뮤직비디오를 시청한 리스너는 이후 3주 동안 해당 음원을 64% 더 많이 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아가 아티스트의 다른 수록곡까지 찾아 들을 확률이 57% 증가했으며, K팝의 핵심 동력인 ‘슈퍼 리스너(열성 팬)’의 경우 영상 시청 후 해당 아티스트의 음악을 듣는 시간이 평균 1시간 40분 이상 대폭 늘어났습니다. 이는 음악 영상이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글로벌 리스너를 강력한 팬덤으로 변모시키는 결정적 계기임을 보여줍니다.

국내 아티스트와 제작사들에게 새로운 글로벌 홍보 길도 열렸습니다. 함께 도입된 ‘피칭 툴(Pitching Tool)’을 통해 국내 기획사나 독립 아티스트들은 신곡 뮤직비디오나 라이브 세션 영상을 스포티파이 에디토리얼 팀에 직접 제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피칭에 성공할 경우 ‘Today’s Top Videos’, ‘Best New Videos’ 등 전 세계 100여 개 이상의 주요 비디오 플레이리스트에 노출되어 해외 리스너들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오랜 시간 뮤직비디오 시장을 독점해 온 유튜브에 대한 스포티파이의 도전은, K팝 기획사들에게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거대 플랫폼이 추가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아울러 실제 아티스트의 고품질 퍼포먼스 영상은 최근 스트리밍 시장에 무분별하게 유입되는 AI 생성 음원(AI Slop)과 차별화되는 가장 확실한 방어선이 될 전망입니다.

전 세계 7억 6,100만 명의 월간 사용자를 보유한 스포티파이의 이번 행보는, ‘듣는 K팝’을 넘어 ‘보는 K팝’의 글로벌 확장성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서울을 만나고 싶었다, 나토리와 한국 팬들이 함께 완성한 90분

Photo Courtesy of LIVET, Renzo Masuda
Photo Courtesy of LIVET, Renzo Masuda

온라인에서 시작된 나토리(natori)의 음악은 빠르게 국경을 넘었다. 짧은 데모 영상과 유튜브를 통해 이름을 알린 일본의 신예 싱어송라이터는 이제 서울 올림픽홀을 채우고, 객석의 떼창을 이끄는 라이브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나토리는 지난 7월 18일과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natori ONE-MAN LIVE TOUR ‘Koshin (March)’ in Seoul을 개최했다. 지난해 11월 첫 단독 내한 공연 이후 약 8개월 만의 재회다. 당초 예정됐던 첫 회차가 매진되면서 추가 공연이 편성됐고, 나토리는 이틀간 서울 관객과 다시 만났다.

공연은 “EAT”으로 문을 열었다. 무거운 전자음과 밴드 사운드가 공연장을 채운 뒤 “Serenade”, “Eureka”, “Catherine”, “金木犀”가 이어졌다. 차갑고 몽환적인 전자음부터 거친 기타 연주와 유연한 보컬까지, 서로 다른 질감의 곡들이 나토리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펼쳐 보였다.

나토리는 공연 내내 가능한 한 직접 한국어를 사용해 인사하고 곡을 소개했다. 특히 “Propose”에서는 원곡의 첫 구절인 “そこに愛、集った” 대신 “ソウルに会いたかった”로 바꿔 불렀다. 비슷한 발음을 활용해 “서울을 만나고 싶었다”는 의미를 담은 재치 있는 개사에 객석에서는 즉각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 준비된 인사를 넘어 노래 자체로 한국 관객에게 다가간 순간이었다.

Photo Courtesy of LIVET, Renzo Masuda

후반부에는 “Puppet”, “リビングデッド”, “Sleepwalk”, “非常口 逃げてみた”이 이어지며 공연의 에너지가 한층 거칠어졌다. 전자음과 일렉트릭 기타, 밴드 세션의 존재감이 커지자 관객들도 자리에서 몸을 흔들고 뛰어오르며 무대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열기가 정점에 오른 순간은 대표곡 “Overdose”였다. 2022년 발표된 이 곡은 Billboard JAPAN 종합 송 차트 JAPAN Hot 100에 26위로 진입한 뒤 다음 주 10위까지 상승했고, 2023년 연간 차트에서는 9위를 기록했다.

전주가 흘러나오자 객석에서는 곧바로 함성이 터졌고, 관객들은 첫 소절부터 후렴까지 노래를 함께 불렀다. 차트의 숫자로 먼저 증명됐던 “Overdose”의 영향력이 서울 공연장에서는 나토리와 한국 관객이 함께 만든 거대한 코러스로 재현됐다.

이후 “IN_MY_HEAD”, “ヘルプミーテイクミー”, “ポルターガイスト”, “絶対零度”까지 관객의 에너지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대표곡뿐 아니라 최근 발표한 곡에도 자연스러운 떼창과 호응이 이어진 것은 한국 팬들이 나토리의 음악과 활동을 꾸준히 따라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총 20곡으로 구성된 약 90분의 공연은 나토리의 출발점과 현재를 고르게 비췄다. SNS와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알려진 초기 대표곡부터 정규 2집 ‘深海(The Abyss)’ 이후 깊고 거칠어진 사운드까지, 한 명의 젊은 음악가가 라이브 아티스트로 영역을 확장해 온 과정이 무대 위에 압축됐다.

나토리는 지난해보다 공연장과 연출의 규모를 키운 데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예상을 넘어선 한국 팬들의 열정에 놀랐다고 밝혔다. 첫 회차 매진과 추가 공연 편성, 스무 곡을 함께 따라가는 관객은 그의 음악이 한국에서도 독자적인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Photo Courtesy of LIVET, Renzo Masuda

“서울을 만나고 싶었다”는 짧은 개사는 이날 공연을 가장 선명하게 요약한다. 나토리는 한국어와 음악으로 먼저 관객에게 다가갔고, 팬들은 떼창과 함성으로 응답했다. 이번 투어의 제목처럼 나토리의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그 행진에서 서울은 잠시 거쳐 가는 도시가 아니라, 다음 만남을 기대하게 만드는 중요한 무대로 자리 잡았다.

K-팝의 글로벌 파급력…한국, 세계 3위 음악 수출국 등극

BTS. BIGHIT MUSIC

K-팝의 압도적인 글로벌 영향력에 힘입어 한국이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3위 음악 수출국으로 전격 등극했습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데이터 분석 기업 루미네이트(Luminate)가 최근 발표한 ‘2026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5집 ‘ARIRANG’을 필두로 한 K-팝 아티스트들의 대대적인 흥행이 한국의 글로벌 음악 시장 지위를 끌어올린 핵심 동력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 지난 2025년 음악 수출국 순위에서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4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캐나다를 제치고 한 단계 도약하며 톱 3(Top 3) 반열에 올랐습니다.

루미네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절대적인 우위를 지켜온 영어권 트랙의 영향력이 점차 낮아지는 변곡점에서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글로벌 아이콘들이 미국 대중음악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ARIRANG’은 지난 3월 20일 발매 후 약 3개월 치의 집계 데이터만으로 ‘미국 톱 10 CD 앨범 세일즈’와 ‘톱 10 바이닐 앨범’ 랭킹 1위를 동시에 석권했습니다. 타이틀곡 ‘SWIM’ 역시 온디맨드 오디오 기준 9억 8,700만 회 이상의 스트리밍을 기록하며 ‘글로벌 톱 10 송’ 차트 6위에 안착했습니다.

특히 K-팝 아티스트들의 전방위적 활약은 글로벌 실물(피지컬) 음반 시장의 부활을 이끄는 결정적 트리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국 내 CD 세일즈 ‘톱 10’ 차트 중 무려 5개 앨범이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 아티스트들의 몫이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ARIRANG’(1위)을 비롯해 엔하이픈의 ‘THE SIN : VANISH’(2위), 코르티스의 ‘GREENGREEN’(5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7위), 캣츠아이의 ‘SIS’(10위)가 차트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성과의 배경으로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전략’과 슈퍼팬 플랫폼 위버스(Weverse)의 견고한 성장세를 짚었습니다. 각 레이블의 독립된 창작 자율성과 팬덤 커머스 플랫폼이 강력한 시너지를 내며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슈퍼 IP’ 체인을 구축해 낸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방탄소년단이 2026 북미 월드컵 하프타임쇼 무대에 오르며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계속해서 입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음악 산업의 다음 과제도 분명해졌습니다. 한국이 세계 3위를 넘어 전 세계 1위 음악 수출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하이브 레이블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한 국내 기획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다각도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K-팝 생태계 전반의 저변 확대와 수많은 엔터테인먼트사의 동반 성장이 이뤄질 때 한국 음악의 글로벌 지배력은 더욱 강해질 전망입니다.

“K팝 창작 위축 우려”…문화계 강력 반발에 ‘음악산업진흥법’ 개정안 전격 철회

ESENS. HIPHOPPLAYA

대중문화 사전 검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음악산업진흥법)’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아티스트와 문화예술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발의 2주 만에 전격 철회됐습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두 개정안은 지난 7월 20일 자로 철회 의결됐습니다.

해당 개정안은 청소년 유해 음원의 유통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발의됐습니다. 음반 유통업자가 음원 유통 전 청소년 유해 여부를 자체 검사하도록 의무화하고, 관계 중앙행정기관장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정식 심의 전이라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유해 음원의 유통 정지나 제한을 플랫폼에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법안 발의 소식이 알려지자 음악 현장의 아티스트들부터 직접적인 목소리를 냈습니다. 래퍼 이센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검열을 부활시키면 안 된다. 기준을 누가 정하고 누가 결정할 수 있느냐”라며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그는 “노래가 듣기 불편하면 개인이 소비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라며 “총 게임을 하면 사람을 쏘니까 총 쏘는 게임을 금지하자는 말과 같다”고 법안의 자의성과 부당함을 꼬집었습니다.

음악계 단체들의 반발도 거셌습니다. 뮤지션유니온, 공연예술인노조 등 10개 단체로 구성된 문화예술노동연대는 “수십 년간의 투쟁으로 몰아낸 사전 검열을 다시 불러들이는 자폭 행위이자 저항의 역사를 모욕하는 법안”이라며 전격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문화연대를 비롯한 주요 시민사회단체 역시 “정식 심의 이전 표현물의 유통을 제한하는 것은 사실상 사전 검열을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창작 활동을 위축시키고 K-팝을 비롯한 대중문화 전반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음악 산업은 올해 세계 3위 음악 수출국으로 등극하며 계속해서 진보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낡은 검열 방식을 현시대에 다시 불러와 창작을 제한하려는 행위는 현재 국내 음악 산업이 세계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산업의 성장까지 막는 처사입니다. 음악 산업과 그 안의 종사자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발전하고 있으나, 법과 제도는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법으로 창작을 제한하는 규제가 아니라,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지속 가능하게, 더 멀리 뻗어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제도적 지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