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EZ’ 챌린지가 보여준 AI 음악의 진화… 팬덤을 묶는 힘은 결국 ‘라이브’와 ‘서사’

NCT WISH. BTS. RIIZE

최근 K팝 씬을 강타한 댄스 챌린지 곡 ‘GG EZ’의 흥행은 국내 음악 산업에 기묘하고도 서늘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방탄소년단(BTS) 정국을 비롯해 엔시티 위시, 라이즈, 투어스, 있지, 엔하이픈 등 K팝 아티스트들이 대거 동참하며 SNS를 휩쓴 이 노래가 사실은 AI 툴을 활용해 제작된 곡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과거 실제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복제하던 ‘AI 커버’ 시대를 지나, 이제는 AI 음원에 실제 아티스트가 퍼포먼스를 입혀 바이럴을 만들어내는 역전 현상이 현실화되었습니다. 대중이 노래와 안무를 모두 즐긴 뒤에야 AI 활용 사실을 깨달을 정도로 AI 음악의 대중적 완성도는 이미 상향 평준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처럼 ‘듣기 좋은 음악’의 희소성이 점차 사라지는 시대는 창작자들에게 정면 질문을 던집니다. 글로벌 음원 플랫폼 디저(Deezer)에 유입되는 신규 음원의 44%(하루 약 7만 5천 곡)가 AI 생성 곡이고, 대중의 97%가 실제 아티스트의 음악과 AI의 음악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대중적이고 잘 만든 멜로디”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음악적 고유성이나 경쟁력을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클릭 몇 번으로 평균 이상의 완성도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환경에서, 오디오 파일 그 자체의 상업적 희소가치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음원 스트리밍 시장 자체의 양적 성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세계 최대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의 지표를 보면, 유료 구독자 수가 2억 9,300만 명에 달하지만 분기 신규 유입은 300만 명으로 분기 성장률이 약 1%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과거 20~30%를 넘나들던 연간 스트리밍 시장 성장률 역시 주요 선진국의 점유율이 80~85%에 육박함에 따라 한 자릿수대로 완만해졌습니다. 최근 플랫폼들의 매출 상승 또한 신규 유저 확장보다는, 미국 구독료를 $11.99에서 $12.99로 인상하는 등 구독 단가 조정(ARPU 개선)을 통한 실적 방어 성격이 짙습니다.

음원 스트리밍의 성장이 정체되고 그 자리를 AI 음원이 빠르게 메우기 시작하자, 글로벌 3대 메이저 음악 기업(소니, 유니버설, 워너)은 단순 저작권 관리사를 넘어 공연, 굿즈, 매니지먼트를 아우르는 ‘풀 서비스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 기준 메이저 3사가 음원 스트리밍 밖에서 벌어들인 돈은 합쳐서 5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소니 뮤직의 경우 굿즈와 티케팅 등을 합친 매출이 전년 대비 16.8% 증가한 5억 2,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물리적 음반 판매액의 3배에 달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워너 뮤직의 CEO 로버트 카인클 역시 메이저 레이블이 5년 안에 라이브 프로모션과 매니지먼트를 전면 흡수할 것임을 공언했습니다. 오디오 파일의 가치가 하락할수록 복제 불가능한 오프라인 ‘실물 자산’의 가치가 역설적으로 폭등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AI가 음악 제작의 ‘평균치’를 끌어올리고 스트리밍 시장이 정체된 시대에 국내 음악 산업이 가져가야 할 생존 방정식은 ‘라이브’와 ‘아티스트의 서사’라는 본질로 귀결됩니다. 15초짜리 숏폼 AI 바이럴은 일시적인 주목을 끌 수는 있어도 기꺼이 지갑을 열고 팬덤을 형성하는 코어 팬층의 ‘록인(Lock-in)’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팬들이 아티스트에 매료되는 본질은 매끄러운 멜로디 라인을 넘어 그 음악을 부르고 만드는 주체의 인간적인 서사와 고뇌, 그리고 감정적 교감에 있기 때문입니다.

AI는 완벽한 음원 파일은 만들어낼 수 있지만, 무대 위 아티스트의 땀방울과 호흡,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오프라인 현장의 압도적인 감동까지 복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음원은 라이브 무대로 팬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초청장 역할을 하고, 실제 팬덤의 형성과 단단한 수익화는 현장감 넘치는 라이브 경험에서 완성됩니다. 기술이 음악의 기교를 상향 평준화할수록, 시대를 관통하는 아티스트의 오리지널 서사와 무대 위에서의 생생한 라이브가 K팝과 창작자들을 지켜낼 가장 확실한 마지노선이 될 것입니다.

K-팝의 글로벌 파급력…한국, 세계 3위 음악 수출국 등극

BTS. BIGHIT MUSIC

K-팝의 압도적인 글로벌 영향력에 힘입어 한국이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3위 음악 수출국으로 전격 등극했습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데이터 분석 기업 루미네이트(Luminate)가 최근 발표한 ‘2026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5집 ‘ARIRANG’을 필두로 한 K-팝 아티스트들의 대대적인 흥행이 한국의 글로벌 음악 시장 지위를 끌어올린 핵심 동력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 지난 2025년 음악 수출국 순위에서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4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캐나다를 제치고 한 단계 도약하며 톱 3(Top 3) 반열에 올랐습니다.

루미네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절대적인 우위를 지켜온 영어권 트랙의 영향력이 점차 낮아지는 변곡점에서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글로벌 아이콘들이 미국 대중음악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ARIRANG’은 지난 3월 20일 발매 후 약 3개월 치의 집계 데이터만으로 ‘미국 톱 10 CD 앨범 세일즈’와 ‘톱 10 바이닐 앨범’ 랭킹 1위를 동시에 석권했습니다. 타이틀곡 ‘SWIM’ 역시 온디맨드 오디오 기준 9억 8,700만 회 이상의 스트리밍을 기록하며 ‘글로벌 톱 10 송’ 차트 6위에 안착했습니다.

특히 K-팝 아티스트들의 전방위적 활약은 글로벌 실물(피지컬) 음반 시장의 부활을 이끄는 결정적 트리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국 내 CD 세일즈 ‘톱 10’ 차트 중 무려 5개 앨범이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 아티스트들의 몫이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ARIRANG’(1위)을 비롯해 엔하이픈의 ‘THE SIN : VANISH’(2위), 코르티스의 ‘GREENGREEN’(5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7위), 캣츠아이의 ‘SIS’(10위)가 차트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성과의 배경으로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전략’과 슈퍼팬 플랫폼 위버스(Weverse)의 견고한 성장세를 짚었습니다. 각 레이블의 독립된 창작 자율성과 팬덤 커머스 플랫폼이 강력한 시너지를 내며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슈퍼 IP’ 체인을 구축해 낸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방탄소년단이 2026 북미 월드컵 하프타임쇼 무대에 오르며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계속해서 입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음악 산업의 다음 과제도 분명해졌습니다. 한국이 세계 3위를 넘어 전 세계 1위 음악 수출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하이브 레이블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한 국내 기획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다각도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K-팝 생태계 전반의 저변 확대와 수많은 엔터테인먼트사의 동반 성장이 이뤄질 때 한국 음악의 글로벌 지배력은 더욱 강해질 전망입니다.

월드컵과 NBA가 K팝에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

BTS. BIGHIT MUSIC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하프타임 쇼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주인공은 방탄소년단(BTS)이었습니다. FIFA 역사상 최초로 기획된 이 무대 외에도 개막식에서는 헌트릭스(HUNTR/X)의 이재(EJAE)가 거장 안드레아 보첼리와 함께 한국어 주제가를 불렀고,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블랙핑크 리사가 사운드트랙 무대를 꾸몄습니다. 축구뿐만 아니라 미국프로농구(NBA) 역시 K팝 스타들과의 파트너십을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BTS SUGA. NBA

BTS 슈가를 글로벌 앰버서더로 위촉하고 제이홉을 초청해 경기 직관 행사를 진행한 데 이어, 르세라핌에 이어 최근에는 신인 그룹 코르티스(CORTIS)를 올스타전 하프타임 쇼 무대에 세우며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글로벌 스포츠 업계가 이토록 K팝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팬덤의 고령화’라는 생존 고민 때문입니다. 최근 숏폼 콘텐츠와 게임 등 대체 즐길 거리가 풍부해지면서 스포츠 시장의 신규 유입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실제로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젊은 세대는 경기가 너무 길어 지루해한다”며 스포츠의 위기를 경고했고, 아담 실버 NBA 커미셔너(CEO) 역시 프로농구를 “하이라이트 중심의 스포츠”라 부르며 달라진 팬들의 소비 방식을 짚었습니다.

이처럼 긴 경기 시간과 전통적인 TV 중계를 기피하는 젊은 세대를 붙잡기 위해, 스포츠 업계는 전 세계 Z·알파 세대와 여성층을 즉각적으로 움직이는 K팝의 디지털 파급력에 주목했습니다. K팝 스타를 매개로 젊은 층이 머무는 스마트폰 화면과 숏폼 피드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포츠 콘텐츠를 침투시키려는 전략입니다.

이는 각 분야를 대표하는 두 ‘메가 IP(지식재산권)’가 만나 서로의 파이를 키우는 영리한 크로스오버 파트너십이기도 합니다. FIFA가 미국 슈퍼볼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NBA가 뉴욕이나 LA처럼 인구가 많고 시장 규모가 큰 대도시 구단들을 중심으로 K팝 스타들을 홍보대사로 발탁하는 흐름이 이를 증명합니다. 스포츠 업계는 K팝 팬들이 몰고 오는 엄청난 인터넷 방문자 수를 중계권 값 상승과 유니폼·굿즈 판매 수익으로 연결하고 있으며, K팝 역시 전 세계적인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고히 다지고 있습니다. 결국 K팝은 단순한 음악을 넘어, 거대한 글로벌 자본과 손잡고 서로의 성장을 돕는 대체 불가능한 비즈니스 파트너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제 K팝은 단순한 음악 장르나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패션, 게임, 스포츠 등 다양한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글로벌 문화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탄탄한 자생적 팬덤 생태계를 무기로 삼은 만큼, 앞으로도 글로벌 메인스트림 시장에서 플랫폼과 국경의 경계를 허물며 전 세계 대중문화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코르티스 콘서트 혹평에도 음반 흥행으로 하이브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전망

CORTIS. BIGHIT MUSIC

하이브 소속 신인 그룹 코르티스(CORTIS)가 최근 개최한 첫 단독 콘서트에서 불성실한 무대 구성으로 팬들의 거센 혹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코르티스의 음반이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면서, 하이브의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코르티스는 지난 18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데뷔 후 첫 단독 투어 콘서트 ‘풋 유어 폰 다운’을 개최했습니다. 일찌감치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공연 이후 팬들의 강한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14만 3000원이라는 티켓 가격에도 불구하고, 공연 시간은 약 100분에 불과했으며 무대 의상 환복조차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특히 발표곡이 총 12곡으로 부족한 탓에 ‘YOUNG CREATOR CREW'(영크크)와 ‘레드레드(RED RED)’를 각각 5번, 4번이나 반복해서 부르는 등 무성의한 셋리스트가 불만을 샀습니다. 앙코르 무대나 팬들과의 단체 사진 촬영도 생략되어 팬들 사이에서는 “역대 최악의 콘서트”라는 날 선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콘서트를 둘러싼 잡음과 별개로 코르티스의 음반 흥행 기세는 매섭습니다. 키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코르티스는 초동 판매량 240만 장, 누적 판매량 300만 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데뷔 1년 차 그룹이라고는 믿기 힘든 이례적인 폭발적 성장세입니다.

BTS. BIGHIT MUSIC

이러한 코르티스의 괄목할 만한 앨범 판매 호조는 방탄소년단(BTS)의 대규모 월드투어 재개와 맞물려 하이브의 2분기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브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2.5% 증가한 1조 2879억 원, 영업이익은 127.6% 증가한 149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사상 최대 실적입니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코르티스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하이브의 중장기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이번 공연에 쏟아진 혹평으로 인해 핵심 팬덤의 이탈과 음반 판매량 감소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하이브가 3분기에도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는 8월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개최될 서울 콘서트와 향후 월드투어에서 무대 완성도를 높이고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4월 11일 빌보드 차트 내 K-팝 한눈에 보기

Billboard Korea Hot 100

Billboard Korea HOT 100 차트 1위는 방탄소년단이 차지했다. 15주 연속 1위를 기록하던 플레이브의 “BBUU!”를 제치고 지난주 정상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SWIM”은 2주 연속 1위를 유지했다. 또한 지난주 3위로 진입했던 “Body to Body”는 이번 주 4위를 기록하며, 두 곡을 10위권에 올렸다. 플레이브와 임영웅 역시 차트 상위권에 다수의 곡을 올리며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Billboard Korea Global K-Songs

Billboard Korea Global K-Songs 차트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SWIM”, “Body to Body”, “Hooligan”을 비롯해 “FYA”, “NORMAL”, “2.0”, “Like Animals”, “Aliens”, “they don’t know ’bout us”까지 다수의 트랙이 차트 전반에 걸쳐 포진했다. 특히 1위부터 10위까지 대부분의 구간에 이름을 올리며 사실상 상위권을 장악한 흐름을 보였다.

한편,헌트릭스의 “Golden”은 지난주 11위에서 이번 주 3위로 상승하며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10위권에 안착했다.

Billboard 200

Billboard 200 차트에서는 방탄소년단의 ‘ARIRANG’이 지난주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2주 연속 정상에 오르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강력한 음반 파워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사운드트랙은 16위를 기록하며 꾸준한 차트 흐름을 보였고, 캣츠아이의 ‘Beautiful Chaos’는 116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지난주 차트에 이름을 올렸던 블랙핑크의 ‘DEADLINE’, 피원하모니의 ‘UNIQUE’, 엔하이의 ‘THE SIN : VANISH’는 이번 주 차트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