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Velvet, ‘Velvet Summer’와 함께 여름으로 돌아오다.

RED VELVET. SM ENTERTAINMENT

K-팝의 감성적 영역을 확장해 온 그룹 레드벨벳. 이들이 새 앨범 ‘Velvet Summer’를 통해 시간과 성장, 그리고 자신들을 상징하는 계절인 여름을 향해 내면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레드벨벳이 2년여 만에 완전체로 돌아왔다. 5인조로 돌아온 이들은 새 미니 앨범 ‘Velvet Summer(벨벳 서머)’를 통해 자신들의 대명사와도 같은 계절 ‘여름’으로 귀환했지만, 이번에는 그 정체성의 또 다른 이면을 조명한다.

조이는 빌보드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예전의 밝고 에너지 넘치는 콘셉트 대신, 한결 부드럽고 여유로운 여름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데뷔 12년 차가 된 만큼, 지금의 레드벨벳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한층 성숙한 여름을 담아낼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총 5곡이 수록된 이번 미니 앨범은 보사노바, 레게, 댄스 팝, 클래식, 어쿠스틱 등의 질감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는 단순한 장르적 시도를 넘어 온도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타이틀곡 ‘Surfin’ Boy’는 세련된 하우스 리듬 위에 보사노바 기타와 여유로운 레게 리듬을 얹었다. ‘빨간 맛’, ‘Power Up’, ‘음파음파’가 쨍한 색채와 즉각적인 청량감으로 여름을 맞이했다면, ‘Surfin’ Boy’는 그 여름의 여운을 오래도록 곁에 머물게 한다.

12년이라는 시간은 K-팝 걸그룹에게 결코 흔치 않은 시간이다. 레드벨벳이 그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해 온 것은 단순한 인기가 아닌, 확고한 정체성이었다. 이들은 ‘레드’의 생기발랄한 에너지와 ‘벨벳’의 부드러운 끌림이라는 양극단 사이에서 자신들만의 스펙트럼을 넓혀왔고, 결국 이 두 콘셉트는 번갈아 등장하는 것을 넘어 자연스럽게 공존하기 시작했다. 걸그룹의 팝이 여전히 ‘밝음’으로만 정의되던 시기에도 레드벨벳은 끊임없이 그 경계를 시험했다. ‘피카부 (Peek-A-Boo)’로 장난기 가득한 겉모습을 서늘하게 비틀었고, ‘Rookie’와 ‘짐살라빔 (Zimzalabim)’으로는 키치를 의도적인 기묘함으로 밀어붙였으며, ‘Dumb Dumb’에서는 인간과 기계 사이의 불안감을 포착해 냈다. 이 곡들은 여성 아이돌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을 한 차원 넓혔으며, 이들은 실패를 무릅쓰고서라도 기꺼이 그 영역으로 다시 뛰어들었다.

이 모든 여정을 지탱해 준 것은 단연 ‘음악’이었다. 국내외 작곡가들을 하나의 트랙에 참여시키는 SM엔터테인먼트의 A&R 시스템은 켄지(Kenzie)와 다국적 팀이 공동 작곡한 2024년 앨범 ‘Cosmic’의 타이틀곡처럼, 레드벨벳 특유의 다층적인 사운드와 완벽한 시너지를 냈다. 멤버들 역시 그 음악과 함께 성장했다. 솔로 활동을 통해 작사가로서의 감각을 갈고닦아 온 조이는 이번 앨범에서 타이틀곡 ‘Surfin’ Boy’와 수록곡 ‘Hawaii’를 단독 작사했다. 그동안 이들은 빌보드 200 차트에 진입했고, 월드 앨범 차트에서는 네 차례나 1위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아이린은 “녹음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멤버 각자의 음색이 얼마나 더 뚜렷해졌는지였다”며, “그 개별적인 색깔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저희 사운드에 훨씬 더 풍성하고 성숙한 느낌을 주었다”고 회상했다.

RED VELVET. SM ENTERTAINMENT

다음은 빌보드코리아가 레드벨벳과 나눈 공백기와 재결합, 그리고 ‘Velvet Summer’ 그 이후에 관한 인터뷰 전문이다.

Q. 다섯 멤버가 완전체 레드벨벳으로 앨범을 발매한 지 거의 2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여러분 각자는 솔로 앨범, 연기, 방송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혔는데요. 그룹의 리더로서 이번에 다섯 명이 함께 작업하는 과정에서 눈에 띄게 달라지거나 더 발전했다고 느낀 점이 있나요?

아이린: 녹음하면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건 각 멤버의 보컬 톤이 정말 뚜렷해졌다는 점이었어요. 그 개별적인 색깔들이 아름답게 하나로 모여서 저희 사운드에 훨씬 더 풍성하고 성숙한 느낌을 더해줬죠. 또, 저희는 서로를 워낙 잘 알다 보니 무언가 결정을 내려야 할 때면 언제나 자연스럽게 의견이 하나로 모이곤 해요.

Q. 레드벨벳은 항상 ‘레드’와 ‘벨벳’이라는 정체성의 양면을 오가면서도, 어느 한쪽에 딱 들어맞지 않는 음악을 만들어 왔습니다. 이 두 가지 콘셉트가 오늘날에도 그룹을 정의하는 유효한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이제는 그런 구분을 넘어선, 레드벨벳만의 독자적인 음악적 언어를 구축했다고 느끼시나요?

슬기: 저는 여전히 ‘레드’와 ‘벨벳’이 저희의 본질이자 음악의 가장 중요한 토대라고 생각해요. 데뷔 초반에는 두 콘셉트가 확연히 구분되는 느낌이 강했다면, 지금은 그 두 가지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 자체가 레드벨벳만의 독특한 음악적 정체성으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Q. 가장 밝고 직관적인 곡들에서조차 레드벨벳은 예상치 못한 화음과 정교한 보컬 레이어링으로 유명합니다. 이번 앨범에서는 다섯 명의 목소리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어떻게 새롭게 다듬고 싶었으며, 리스너들이 어떤 새로운 보컬 색깔을 발견해 주길 바랐나요?

웬디: 각자의 솔로 활동이 멤버 모두에게 더 확고한 보컬 정체성을 길러주었다고 생각해요. 완전체로 녹음하는 것이 오랜만이었기 때문에, 저는 다른 멤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각 곡에 맞는 최적의 밸런스를 찾는 데 집중했어요. 겹겹이 화음을 쌓을 때는 메인 싱어의 톤과 호흡에 맞추면서도, 각 레이어 사이에 미묘한 차이를 두어 사운드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 앨범이 여름 앨범인 만큼 보컬이 가볍고 맑으면서도 힘들이지 않은 것처럼 편안하게 들리기를 바랐어요. 동시에 레드벨벳 특유의 청량한 에너지를 놓치지 않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Q. 앨범의 두 곡에 가사를 직접 쓰셨습니다. 레드벨벳이 확립해 온 음악적 세계관에 본인만의 언어와 감정을 불어넣을 때 어떤 균형을 찾으려 하셨나요? 개인적으로 유독 와닿거나 본인의 시선을 가장 잘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가사가 있다면요?

조이: 제가 ‘Surfin’ Boy’와 ‘Hawaii’를 작사했는데요. ‘Surfin’ Boy’는 타이틀곡이기 때문에 레드벨벳 고유의 사운드에 충실하면서도 그룹의 멤버로서 제가 가진 바람을 함께 담아내고 싶었어요. 2년 2개월 만에 다시 뭉친 만큼 팬분들께 보답하고 싶었고, 앞으로도 매년 여름마다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Hawaii’는 지극히 개인적인 곡이지만, 동시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어릴 적에는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만한 어른이 되겠다는 굳은 다짐으로 두려움 없이 모든 도전에 맞섰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한때 꿈꾸던 그런 어른이 되었나?’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어요. 이 노래를 통해, 우리가 어릴 적 꿈을 잊지 않고 간직하는 한 우리의 삶은 여전히 의미 있을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 더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을 하와이의 아름다운 풍경에 빗대어 표현했어요.

‘Surfin’ Boy’ 가사 중: “나와 함께여서 / 사랑으로 가득했던 / 그 여름날의 우리들” 이 구절은 레드벨벳과 레베럽(ReVeluv)이 함께 보낸 수많은 여름 동안 나누었던 사랑을 떠올리게 해요.

“거친 파도가 덮쳐도 / 결국엔 난 널 찾아” 이 가사는 비록 우리가 잠시 떨어져 있을지라도, 결국엔 다시 서로의 곁으로 돌아오게 될 거라는 굳은 믿음을 표현한 거예요.

“다시 만난 너와 / 눈부시게 빛낼 / 이 여름날의 설렘들” 이 부분은 앞으로 우리가 계속해서 함께 만들어갈 눈부신 추억들을 기대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Hawaii’ 가사 중: “내 어릴적 작은 소망 / 멋진 어른이 되는 것 / 눈 깜짝할 새 키만 자란 / 별난 어른 돼버렸지” 아마 이 곡에서 가장 사적이고 자전적인 대목일 거예요.

“푸르던 네 꿈들을 / 기억해 줄래 / No more blues” 이 구절은 제가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 즉 우리가 어릴 적 품었던 꿈을 놓지 말자는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Q. 솔로 앨범을 통해 레드벨벳 안에서 보여주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결의 목소리를 들려주셨습니다. 솔로 아티스트로서 앞으로 어떤 장르, 감정, 이야기들을 더 깊이 탐구하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그 작업을 통해 얻은 발견들이 궁극적으로 레드벨벳의 음악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예리: 솔로 아티스트로서 시도해 보고 싶은 사운드가 아직 너무나도 많아요. 제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게 뭔지, 가장 ‘나다운’ 게 뭔지 고민하는 데 꽤 긴 시간을 보냈고, 이제야 제가 들려드리고 싶은 사운드를 찾은 것 같아요. 앞으로 나올 제 솔로 앨범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릴 테니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항상 제 솔로 음악과 레드벨벳의 음악이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왔어요. 실제로 다음 솔로 앨범에 수록될 예정인 곡 중 하나는 레드벨벳을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를 담고 있기도 해요.

Q. 호평받은 첫 솔로 정규 앨범을 통해 본인만의 목소리와 예술적 취향을 훨씬 더 폭넓게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건 온전한 앨범을 완성한 후, 그룹 내에서 본인의 역할과 보컬에 대해 달라진 이해를 안고 레드벨벳으로 돌아오게 되었나요?

아이린: 레드벨벳 음악 안에서는 항상 제 목소리가 제 앞뒤로 노래하는 멤버들과 어떻게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을지 주의 깊게 고민해 왔어요. 솔로 앨범을 작업하면서 제 목소리와 그 장점을 한층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그 강점들을 어떻게 레드벨벳의 음악 안으로 스며들게 할 수 있을지 더 많이 연구하게 되었죠. 이 경험을 통해 아티스트로서 훌쩍 성장했다고 느끼고, 이 모든 성장은 온전히 우리 레베럽 여러분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변함없는 응원이 제가 계속해서 배우고 나아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Q. 솔로 음악, 퍼포먼스, 패션, 그리고 비주얼 콘텐츠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본인만의 확고한 예술적 언어를 구축해 오셨습니다. 이번 앨범에서는 비주얼 세계관이 리스너들의 음악 감상을 어떻게 더 깊게 만들거나 새롭게 재구성하기를 바라셨나요?

슬기: 저희는 음악과 비주얼이 하나의 완전한 경험으로 다가가서 많은 분들이 앨범에 온전히 몰입하실 수 있기를 바랐어요. 처음 데모를 들었을 때는 기분 좋은 바람이 살랑이는 듯한 여유로운 분위기였거든요. 그런데 이걸 레드벨벳의 목소리로 입히고 나니 훨씬 신비롭고 묘한 매력이 더해지더라고요. ‘인어(Mermaid)’ 콘셉트가 이 곡 특유의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완벽하게 시각화해 준 것 같아요.

Q. 솔로 아티스트, 레드벨벳의 메인 보컬, 그리고 라디오 DJ로서 목소리를 아주 다채롭게 사용하고 계십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와 감정에 귀 기울이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녹음실에서 가사를 해석하거나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웬디: 제가 세상 모든 종류의 삶이나 감정을 직접 겪어볼 수는 없지만, 라디오를 진행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사연들을 접하게 됩니다. 깊이 공감되는 사연도 있고, 세상을 보는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안겨주는 사연도 있죠. 그렇게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니 훨씬 더 넓은 스펙트럼의 감정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새로운 곡을 작업할 때는 먼저 가사를 찬찬히 읽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감정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요. 그런 다음 멜로디를 들으며 제 나름의 해석을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하죠. 개인적인 경험도 물론 중요하지만, 타인의 이야기와 깊이 교감하는 과정 또한 제가 더 풍부한 감정을 표현하는 보컬로 성장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Q. 레드벨벳의 예전 여름 앨범들이 대부분 쨍한 색채와 즉각적인 에너지로 정의되었다면, 이번 앨범은 여름에 대한 한층 더 성숙하고 몽환적인 시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레드벨벳’만이 표현할 수 있는 여름의 감성은 과연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조이: 이번에는 예전에 저희가 주로 선보였던 톡톡 튀고 에너지 넘치는 콘셉트 대신, 여름의 좀 더 부드럽고 여유로운 이면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저희가 데뷔 12년 차가 된 만큼, 오늘날의 레드벨벳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한층 성숙한 여름을 담아낼 준비가 충분히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Q. 이렇게 긴 커리어를 탄탄하게 이어온 그룹에게 새 앨범은 단순히 예전의 성공 공식을 답습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룹이 왜 계속해서 나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이정표 역할도 하죠. 이번 앨범이 궁극적으로 레드벨벳의 디스코그래피 안에서 어떤 의미로 남기를 바라시나요?

예리: 다섯 멤버가 다 함께 모여 저희가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저희에겐 믿을 수 없을 만큼 벅차고 소중한 일이에요. 많은 분들이 이 앨범을 따뜻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본 인터뷰는 Billboard.com에서 최초 게재됐으며, 영문 원문은 해당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SM, 2분기 영업익 529억(11%↑)… 해외 투어·MD 성장이 이끈 실적

SM ENTERTAINMENT

SM엔터테인먼트가 다채로운 아티스트 라인업의 활약에 힘입어 2분기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올해 2분기 SM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4% 뛰어오른 3496억 원, 영업이익은 11.0% 상승한 529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외형 성장과 내실을 동시에 다지는 데 성공한 셈입니다.

자체적인 별도 매출 역시 2406억 원을 기록하며 9.2%의 준수한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아티스트들의 방송 및 행사 수익을 뜻하는 출연 매출(27.9%↑)을 필두로, 콘서트(23.6%↑)와 MD·라이선싱(22.0%↑) 부문이 고르게 우상향 곡선을 그렸습니다. 다만, 적극적인 투자 등으로 인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438억 원)과 당기순이익(241억 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하락했습니다.

글로벌 투어와 팝업스토어가 만든 시너지

이번 호실적의 핵심 동력은 세대를 아우르는 ‘막강한 IP 파워’와 ‘영리한 오프라인 전략’에 있습니다.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 엑소 등 탄탄한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고연차 아티스트들은 물론, 에스파와 NCT 위시(NCT WISH) 등 대세 그룹들이 전 세계를 누비며 막대한 티켓 파워를 과시했습니다.

팬들의 지갑을 열게 한 것은 단순한 공연 관람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콘서트 규모가 커지면서 관련 굿즈(MD) 판매량이 급증했고, 이를 앨범 프로모션과 결합한 전략이 주효했습니다. 에스파, 라이즈(RIIZE), NCT 위시의 컴백 일정에 맞춘 팝업 이벤트와 ‘NCT 데뷔 10주년’ 기념 팝업스토어는 팬덤의 발길을 사로잡으며 알짜 수익원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여기에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한 자회사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공연 기획사인 드림메이커는 본사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흑자 폭을 키웠고, 팬 소통 플랫폼 디어유는 과금 체계 개편(구독료 인상 및 웹 결제 도입)을 통해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반기 쏟아지는 신보… 에스파·NCT 등 총출동

상반기의 기세를 몰아 SM은 남은 하반기에도 탄탄한 라인업을 가동합니다.

  • 3분기 컴백 러쉬 : 레드벨벳과 NCT 127을 필두로, 샤이니 민호, WayV가 새 앨범을 선보인다. 또한 새로운 조합인 소녀시대-효리수의 출격도 예고되어 있다.
  • 4분기 컴백 라인업: 태연, 예성, 재현, NCT 드림이 정규 앨범으로 무게감을 더하며, 최강창민, 샤오쥔, NCT 위시, 그리고 신인 그룹 하츠투하츠가 앨범을 발매해 라인업을 꽉 채운다.

투어 열기 또한 식지 않습니다. 에스파는 8월 서울 고척돔 입성을 시작으로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을 관통하는 대규모 월드투어에 돌입합니다. 유노윤호, 슈퍼주니어-83z, 예성, 려욱, NCT 127, WayV 등도 각자의 콘서트 타이틀을 걸고 글로벌 팬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빅4’ 실적 엇갈린 2분기, SM ‘단단한 2위’ 증명

이번 2분기 실적 시즌은 국내 대형 기획사 4곳(하이브·SM·JYP·YG)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린 시기라는 점에서 SM의 11% 이익 성장은 더욱 큰 의미를 지닙니다.

선두인 하이브가 약 170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무려 159.3% 폭증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경쟁사들은 부진의 늪에 빠졌습니다. JYP와 YG엔터테인먼트는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주력 아티스트들의 활동 공백이 길어지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약 32.5%(357억 원 예상), 24.0%(64억 원 예상) 급감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K팝 시장의 성장 둔화 우려 속에서 주요 기획사들이 역성장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SM엔터테인먼트는 풍부한 아티스트 풀(Pool)을 십분 활용해 나홀로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이는 특정 그룹에만 의존하지 않는 SM 특유의 견고한 비즈니스 펀더멘털을 다시 한번 시장에 입증하며 업계 2위 자리를 확고히 다진 결과로 풀이됩니다.

미국 경제 움직이는 ‘BTS노믹스’… 월드컵과 맞먹는 경제 효과

BTS. BIGHIT MUSIC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북미 대륙을 휩쓸며 막대한 경제적 파급력을 일으키고 있다. 단순한 공연 관람을 넘어 도시 전체를 거대한 테마파크로 탈바꿈시키는 하이브(HYBE)의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가 이른바 ‘BTS노믹스(BTSnomics)’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는 개최되는 도시마다 유례없는 경제적 호황을 이끌어왔다. 지난 2022년 4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4회 연속 매진 공연에서는 대형 호텔부터 인근 소규모 상권에 이르기까지 도시 전역이 특수를 누렸다. 당시 창출된 경제 효과만 약 3억 4,000만 달러(한화 약 4,5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폭발적인 투어 열기의 파급력은 앞선 2019년 5월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공연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양일간 약 11만 명 이상의 공식 관객을 끌어모은 이 공연을 기점으로 인근 맨해튼 코리아타운 일대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글로벌 팬덤 ‘아미(ARMY)’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마리아노(Michael Mariano) 경제 개발 부문 책임자는 “방탄소년단 팬들의 평균 지출액인 티켓 외 숙박, 식음료, 항공 등 연계 지출만 놓고 보아도 그 파급력은 FIFA 월드컵과 맞먹거나 그 이상일 것”이라며 방탄소년단이 창출하는 거대한 경제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이러한 압도적인 글로벌 투어 성과는 소속사 하이브의 경이로운 실적으로도 직결됐다. 투어와 다방면의 지식재산권(IP) 사업이 시너지를 내면서 하이브는 2023년 2분기 기준 약 6,210억 원이라는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나아가 같은 해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최초로 연간 총매출 2조 원(약 2조 1,781억 원) 시대를 열며 K-팝 산업의 새 역사를 썼다.

단순한 수치적 성과를 넘어, 지역 상권 및 문화 시설과 협업하는 하이브의 ‘더 시티’ 프로젝트는 문화적 확장성까지 보여주고 있다. 투어가 열리는 도시 곳곳에는 대형 팝업스토어와 사진전이 마련되고,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분수 쇼가 방탄소년단의 음악에 맞춰 진행되는 등 도시 전체가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모한다. 특히 현지에 마련된 테마 식당에서는 멤버들이 평소 즐겨 먹는 떡볶이, 김밥, 삼겹살 등을 활용한 특별 코스 메뉴를 선보여 현지인과 관광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며 K-푸드의 세계화에도 기여했다.

뉴욕 한국문화원의 윤보라 비주얼 아트 담당관은 “K-팝이 한국어 학습은 물론 한국의 뷰티, 음식, 기술, 관광 등 문화 전반을 발견하게 하는 거대한 관문(gateway)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팝 시장에서 도시와 문화를 연결하는 음악의 힘을 보여준 방탄소년단. 이들의 행보는 대중음악계를 넘어 글로벌 산업 전체를 움직이는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BTS 의상 30만 달러·저스틴비버 신발 3만 달러… 크리스티 ‘원 골’ 경매 수익, FIFA 교육 기금 기부

BTS. BIGHIT MUSIC

음악 산업이 가진 글로벌 파급력이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한 대형 기부 활동으로 발현되었습니다. 세계적인 경매 명가 크리스티(Christie’s)가 주관한 ‘원 골(One Goal)’ 자선 경매가 성황리에 막을 내리며, 모집된 수익금 전액이 전 세계 아동 교육 및 스포츠 기회 확대를 위한 ‘FIFA 글로벌 시민 교육 기금’으로 환원됩니다.

이번 자선 경매의 열기를 최전선에서 견인한 주인공은 방탄소년단(BTS)이었습니다. 2026 FIFA 월드컵 결승전 하프타임 쇼 무대를 수놓았던 멤버들의 ‘Dynamite’ 착용 의상과 소품들은 이번 경매 전체를 통틀어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BTS 관련 품목의 총 낙찰액은 30만 300달러(약 4억 1,440만 원)로, 전체 경매 기부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멤버 지민이 착용한 화이트&레드 유니폼 저지는 단일 출품작 중 최고가인 11만 달러(약 1억 5,180만 원)에 낙찰되어 독보적인 존재감을 증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정국의 모토크로스 재킷과 뷔의 커스텀 스카프가 각각 4만 6,200달러(약 6,370만 원)에 주인을 찾았으며, 슈가의 레더 팬츠 3만 3,000달러(약 4,550만 원), 제이홉의 글러브 2만 8,600달러(약 3,940만 원), RM의 부츠 1만 9,800달러(약 2,730만 원), 진의 벨트 1만 6,500달러(약 2,270만 원) 등 전 품목이 고가에 낙찰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K-팝 아티스트들이 보여준 문화적 화제성에 발맞추어, 팝 시장의 상징적인 스타들도 힘을 보탰습니다. 결승전 무대에서 어쿠스틱 연주를 선보였던 저스틴 비버의 ‘마터 대디’ 스니커즈는 추정가를 10배 이상 뛰어넘는 2만 6,400달러(약 3,640만 원)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비버의 브랜드 SKYLRK 측이 동일한 금액을 추가 출연하는 매칭 기부를 결정하면서 단 한 겨레의 신발로 총 5만 2,000달러(약 7,170만 원)에 달하는 후원금이 기탁되었습니다. 더불어 오프닝을 열었던 마돈나의 핑크 글러브가 4만 1,800달러(약 5,760만 원), 콜드플레이 크리스 마틴의 친필 가사지와 세트리스트가 1만 5,400달러(약 2,120만 원), 샤키라의 스테이지 코스튬이 8,250달러(약 1,130만 원)에 낙찰되며 자선 경매의 의미를 한층 더했습니다.

총 1억 달러(약 1,380억 원) 모금을 목표로 펼쳐지는 이번 FIFA 기금 프로젝트는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상징적인 무대 소장품이 문화적 가치를 넘어 전 세계 어린이들의 미래를 밝히는 실질적인 사회적 가치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래미 CEO, BTS 그래미 어워즈 불참 소식에 입장 발표

BTS. BIGHIT MUSIC

방탄소년단(BTS)이 2027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 새 앨범 ‘아리랑(ARIRANG)’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그래미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의 하비 메이슨 주니어(Harvey Mason jr.) CEO가 공식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앞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에 의해 나뉘기보다는 그 자체로 온전히 들려지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며 그래미 어워드 후보 제출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이에 하비 메이슨 주니어 CEO는 성명을 내고 “방탄소년단이 올해 그래미 과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음악 창작자로서 이들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방탄소년단이 언급한 ‘지역과 언어에 의한 분리’ 지적에 대해 명확한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아시안 팝 부문은 아시아에서 탄생하는 팝 예술성의 깊이와 다양성, 놀라운 성장을 기념하고 아티스트들에게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기 위해 신설된 것”이라며, 해당 부문이 차별이나 분리의 목적이 아닌 아시아 음악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한 취지임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메인 시상 부문 진출 차단에 대한 우려도 일축했습니다. 그는 “아시안 팝, 재즈, 컨트리 등 특정 장르 부문에 음원을 출품한다고 해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등 제너럴 필드(본상) 후보 자격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장르 부문과 본상 부문의 인정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으며, 아티스트는 두 영역 모두를 충분히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그래미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중과 음악 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이미 독보적인 성과를 거둔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K팝 아티스트들을 별도의 카테고리에 격리하려 한다는 시각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본상 노미네이트가 제도적으로 가능하다고는 하나, 단 하나의 퍼포먼스 부문에만 출품을 허용하는 규정상 주요 팝 퍼포먼스 부문에서의 정면 승부를 피하게 만드는 ‘유리천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방탄소년단의 소신 있는 행보와 이에 대한 그래미 측의 입장 발표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K팝을 포함한 비서구권 음악을 바라보는 그래미의 시선과 변화에 대한 글로벌 음악계의 관심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방탄소년단, 2027 그래미 어워드 출품 안 한다

BTS, BIGHIT MUSIC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내년 열리는 2027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 최신 앨범 ‘아리랑(ARIRANG)’을 비롯한 음악을 제출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번 결정은 주최 측인 레코딩 아카데미(The Recording Academy)가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Best Asian Pop Music Performance)’라는 새로운 부문을 도입한 지 한 달여 만에 전해졌습니다.

29일(현지시간)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 등 일곱 멤버는 각자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같은 내용의 영문 입장문을 게재했습니다. 이들은 “올해 그래미에는 후보 등록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며, “음악이 특정한 언어나 지역을 기준으로 나뉘기보다는, 음악 그 자체의 가치로 온전히 청취 되고 사랑받기를 희망한다”고 전했습니다. 더불어 늘 곁을 지켜주는 팬덤 아미(ARMY)에게 감사의 인사도 덧붙였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이러한 행보는 최근 레코딩 아카데미가 신설한 아시안 팝 부문의 기준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해당 부문은 곡에 아시아권 언어가 ‘의미 있는 수준(meaningful use)’으로 쓰여야 한다는 자격 요건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에 올랐던 방탄소년단의 메가 히트곡 ‘스윔(Swim)’의 경우 전곡이 영어로 이루어져 있어 애당초 이 아시안 팝 부문에는 지원조차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군 복무를 모두 마치고 지난 2026년 3월 발매한 정규 5집 ‘아리랑’은 방탄소년단에게 매우 성공적인 복귀작이었습니다. 발매 첫 주에만 64만 1,000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으며, 이는 최근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룹 단위 앨범 중 가장 높은 첫 주 성적입니다.

미국 음악계 일부에서는 새롭게 마련된 아시안 팝 부문이 오히려 아시아 출신 음악가들을 주류 팝 퍼포먼스 경쟁에서 배제하고 특정 카테고리에만 묶어둘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비록 ‘올해의 앨범’ 같은 주요 4개 부문(제너럴 필드)에는 장르 제약 없이 오를 수 있지만, 퍼포먼스 부문은 단 한 곳에만 출품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입니다. 결국 아시안 팝 부문을 선택하면, 기존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에는 나설 수 없게 됩니다. 그래미의 이 같은 운영 방식에 반발하여 과거 드레이크, 위켄드, 모건 월렌 등의 대형 아티스트들도 후보 등록을 거부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간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그리고 콜드플레이와의 합작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3년 연속 노미네이트되는 등 그래미에서 총 5번 후보에 올랐습니다. 특히 2021년 서울 마천루에서의 원격 무대와 2022년 라스베이거스에서의 첩보 콘셉트 무대를 선보이며 그래미 시청률을 견인하는 핵심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올해 초 열린 시상식에서는 넷플릭스 작품 ‘KPop Demon Hunters’에 수록된 ‘Golden’이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을 수상하며 K팝 최초의 그래미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바 있습니다.

레코딩 아카데미 측은 방탄소년단의 이번 출품 포기 선언과 관련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듣는 음악’을 넘어 ‘공유하는 현실’로…K엔터의 넥스트는 ‘경험 공유’

BTS. BIGHIT MUSIC

K팝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음악 산업의 기저에서는 거대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는 중입니다. 삼일PwC가 발간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전망 2026-2030’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E&M)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3% 성장하며 글로벌 평균인 3.4%를 소폭 밑돌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이는 세계 9위 규모로 훌쩍 커버린 한국 시장이 이제 단순한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인 고도화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이 중요한 변곡점에서 우리 음악 산업이 새롭게 주목해야 할 돌파구는 바로 ‘라이브 산업’과 ‘공유 현실’에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이 매일같이 새로운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터테인먼트의 본질은 결국 ‘사람의 경험’과 맞닿아 있습니다. 대중은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끝없는 콘텐츠를 소비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콘서트장이나 페스티벌처럼 타인과 현장에서 감정을 나누고 호흡할 수 있는 현실 기반의 콘텐츠를 더욱 갈망하는 추세입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대중의 심리를 ‘공유 현실(Shared Reality)’ 트렌드로 정의하며, 향후 산업을 견인할 가장 강력한 핵심 동력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삼일PWC

음악 산업에서 이러한 변화는 폭발적인 라이브 시장의 성장으로 고스란히 증명되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Spotify)나 타이달(Tidal) 같은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제 음악 소비의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팬들의 디지털 청취를 오프라인 콘서트 참여로 이끄는 훌륭한 관문 역할을 수행합니다. 실제로 전 세계 라이브 음악 시장은 연평균 2.3%씩 꾸준히 성장해 2030년에는 415억 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라스베이거스의 초대형 몰입형 공연장 ‘스피어(Sphere)’가 2025년에만 7억 8,100만 달러라는 엄청난 매출을 기록한 것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밀도 높은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과 공유되는 일종의 ‘사회적 화폐(Social Currency)’로 작용하면서, 라이브 산업의 비즈니스 잠재력이 폭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엔터테인먼트들은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관객이 수동적으로 노래를 듣고 가는 평면적인 공연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합니다. 고사양 시청각 기술이나 차별화된 식음료(F&B) 서비스 등을 결합해, 디지털 화면으로는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짙은 몰입감을 현장에서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여기에 AI와 데이터를 접목한다면 오프라인의 감동은 더욱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팬덤의 스트리밍 기록과 굿즈 구매 이력, 소셜 행동 패턴 등을 AI로 정교하게 분석해 최적의 투어 지역을 선정하고 맞춤형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치밀한 데이터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삼일PwC의 이범탁 파트너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은 데이터, AI, IP를 강력한 도구로 활용하되, 궁극적으로는 이를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가치로 연결할 수 있는 창의성과 실행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이제 K팝은 듣는 음악과 보는 음악을 지나 팬들과 함께 땀 흘리며 공유하는 현실로 진화하는 중입니다. 차별화된 IP와 데이터를 독창적인 오프라인 경험으로 연결해 내는 창의성, 그리고 라이브 산업의 본질적 가치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갖춘 기업만이 다음 세대의 글로벌 음악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입니다.

버추얼 아이돌 가창자 음실련 회원 등록… 서브컬처를 넘어 K팝의 ‘핵심 축’으로

PLAVE. VLAST

버추얼 아이돌이 더 이상 하위문화(Subculture)나 일회성 기획에 머물지 않고, K팝 산업의 지형도를 바꾸는 명확한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이하 음실련)는 지난 5월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딘 5인조 버추얼 남성 그룹 비던(B:DAWN)의 실제 가창 실연자들이 최근 회원으로 전격 가입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버추얼 가요계의 선두 주자인 플레이브(PLAVE)와 이세계아이돌은 물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그룹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의 목소리를 담당한 실제 가창자들에 이어 비던까지 음실련에 잇달아 합류하면서 버추얼 음악 생태계의 제도권 편입이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가창자들의 연쇄적인 제도권 가입은 버추얼 아이돌 산업이 맞이한 거대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과거 버추얼 캐릭터의 음원이나 공연은 비하인드 콘텐츠 혹은 부가적 시도 정도로 인식되었으나, 최근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과 OTT 서비스의 확산에 힘입어 완전히 독립적인 음악 콘텐츠 산업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음원 차트 상위권 진입과 높은 재생 수 기록은 물론, 오프라인 및 가상 콘서트를 개최하며 기존 K팝 그룹에 견줄 만한 강력한 팬덤과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합니다.

이번 행보가 음악 비즈니스 측면에서 갖는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캐릭터 IP는 가상이지만, 음악을 구현하고 감정을 전달하는 주체는 현실의 사람”이라는 명확한 원칙의 확립입니다. 버추얼 콘텐츠는 화려한 디지털 아바타와 3D 그래픽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그 이면에서 음악의 영혼을 불어넣는 것은 결국 현실의 가창자와 연주자입니다. 콘텐츠 산업이 캐릭터 IP 중심으로 가파르게 확장될수록, 역설적으로 그 무대 뒤 창작자와 실연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고 투명한 보상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과제로 떠오른 셈입니다.

음실련 김승민 전무이사는 “버추얼 콘텐츠가 성장할수록 캐릭터보다 그 뒤에서 음악을 구현하는 실연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콘텐츠의 형태가 변하더라도 실연자의 권리는 동일하게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인공지능(AI)과 버추얼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는 시대 속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가아가야 할 정당한 법적·제도적 안전망의 기준점을 제시합니다.

결국 버추얼 K팝의 확장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가상 캐릭터와 실제 창작자가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옴니채널 팬덤 비즈니스’의 완성을 의미합니다. 가상 무대로 IP의 외연을 무한히 확장하는 동시에 무대 뒤 실연자의 권리를 촘촘히 보장하는 엔터테인먼트사의 선제적 대응이야말로, 버추얼 K팝이 서브컬처를 넘어 글로벌 음악 시장의 지속 가능한 메인스트림으로 뿌리내리게 할 가장 확실한 동력이 될 것입니다.

K-팝의 글로벌 파급력…한국, 세계 3위 음악 수출국 등극

BTS. BIGHIT MUSIC

K-팝의 압도적인 글로벌 영향력에 힘입어 한국이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3위 음악 수출국으로 전격 등극했습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데이터 분석 기업 루미네이트(Luminate)가 최근 발표한 ‘2026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5집 ‘ARIRANG’을 필두로 한 K-팝 아티스트들의 대대적인 흥행이 한국의 글로벌 음악 시장 지위를 끌어올린 핵심 동력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 지난 2025년 음악 수출국 순위에서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4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캐나다를 제치고 한 단계 도약하며 톱 3(Top 3) 반열에 올랐습니다.

루미네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절대적인 우위를 지켜온 영어권 트랙의 영향력이 점차 낮아지는 변곡점에서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글로벌 아이콘들이 미국 대중음악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ARIRANG’은 지난 3월 20일 발매 후 약 3개월 치의 집계 데이터만으로 ‘미국 톱 10 CD 앨범 세일즈’와 ‘톱 10 바이닐 앨범’ 랭킹 1위를 동시에 석권했습니다. 타이틀곡 ‘SWIM’ 역시 온디맨드 오디오 기준 9억 8,700만 회 이상의 스트리밍을 기록하며 ‘글로벌 톱 10 송’ 차트 6위에 안착했습니다.

특히 K-팝 아티스트들의 전방위적 활약은 글로벌 실물(피지컬) 음반 시장의 부활을 이끄는 결정적 트리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국 내 CD 세일즈 ‘톱 10’ 차트 중 무려 5개 앨범이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 아티스트들의 몫이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ARIRANG’(1위)을 비롯해 엔하이픈의 ‘THE SIN : VANISH’(2위), 코르티스의 ‘GREENGREEN’(5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7위), 캣츠아이의 ‘SIS’(10위)가 차트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성과의 배경으로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전략’과 슈퍼팬 플랫폼 위버스(Weverse)의 견고한 성장세를 짚었습니다. 각 레이블의 독립된 창작 자율성과 팬덤 커머스 플랫폼이 강력한 시너지를 내며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슈퍼 IP’ 체인을 구축해 낸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방탄소년단이 2026 북미 월드컵 하프타임쇼 무대에 오르며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계속해서 입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음악 산업의 다음 과제도 분명해졌습니다. 한국이 세계 3위를 넘어 전 세계 1위 음악 수출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하이브 레이블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한 국내 기획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다각도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K-팝 생태계 전반의 저변 확대와 수많은 엔터테인먼트사의 동반 성장이 이뤄질 때 한국 음악의 글로벌 지배력은 더욱 강해질 전망입니다.

“K팝 창작 위축 우려”…문화계 강력 반발에 ‘음악산업진흥법’ 개정안 전격 철회

ESENS. HIPHOPPLAYA

대중문화 사전 검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음악산업진흥법)’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아티스트와 문화예술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발의 2주 만에 전격 철회됐습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두 개정안은 지난 7월 20일 자로 철회 의결됐습니다.

해당 개정안은 청소년 유해 음원의 유통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발의됐습니다. 음반 유통업자가 음원 유통 전 청소년 유해 여부를 자체 검사하도록 의무화하고, 관계 중앙행정기관장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정식 심의 전이라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유해 음원의 유통 정지나 제한을 플랫폼에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법안 발의 소식이 알려지자 음악 현장의 아티스트들부터 직접적인 목소리를 냈습니다. 래퍼 이센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검열을 부활시키면 안 된다. 기준을 누가 정하고 누가 결정할 수 있느냐”라며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그는 “노래가 듣기 불편하면 개인이 소비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라며 “총 게임을 하면 사람을 쏘니까 총 쏘는 게임을 금지하자는 말과 같다”고 법안의 자의성과 부당함을 꼬집었습니다.

음악계 단체들의 반발도 거셌습니다. 뮤지션유니온, 공연예술인노조 등 10개 단체로 구성된 문화예술노동연대는 “수십 년간의 투쟁으로 몰아낸 사전 검열을 다시 불러들이는 자폭 행위이자 저항의 역사를 모욕하는 법안”이라며 전격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문화연대를 비롯한 주요 시민사회단체 역시 “정식 심의 이전 표현물의 유통을 제한하는 것은 사실상 사전 검열을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창작 활동을 위축시키고 K-팝을 비롯한 대중문화 전반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음악 산업은 올해 세계 3위 음악 수출국으로 등극하며 계속해서 진보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낡은 검열 방식을 현시대에 다시 불러와 창작을 제한하려는 행위는 현재 국내 음악 산업이 세계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산업의 성장까지 막는 처사입니다. 음악 산업과 그 안의 종사자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발전하고 있으나, 법과 제도는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법으로 창작을 제한하는 규제가 아니라,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지속 가능하게, 더 멀리 뻗어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제도적 지원입니다.